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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미래에 교통 표지판 디자인은 어떻게 변화될까?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7-03-01 23:30:26

본문

건설현장과 같은 작업 현장, 아니 그저 평범해 보이는 일상 생활에서도 우리는 안전불감증에 쉽게 빠지게 된다. 최근의 몇몇 대중교통과 건설 현장에서의 사고들, 사실 잊을 만 하면 생기곤 해서 최근이라고 말하기도 어렵지만…. 그런 사고들 대부분이 ‘설마 나에게 이런 사고가…’ 라는 식의 소홀한 생각이 원인일 것이다. 사실 오늘날의 다양한 교통수단은 편리하지만, 그에 대한 대가로 위험성도 상존한다. 그래서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늘은 안전한 교통 환경과 관련된 요소들 중 교통표지판에 대해 살펴보는 글을 준비했다.


교통표지판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그래서 그 디자인과 색상은 명확해야 하고, 색상도 선명해야 한다. 이런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필요에 따라 만들어지는 교통표지판은 기호(sign, 旗號)에 의한 내용 전달이라는 기능적 특징이 있다. 그러는 한편으로 표지판을 보는 순간 여유와 배려를 떠올리는 디자인도 볼 수 있다. 그런 사례 중 하나가 뉴질랜드의 ‘오리가족 표지판’ 이다. ‘오리가족 표지판’은 문자 그대로 교통 표지판에 오리가족이 걸어가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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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표지판을 도로에 세워놓는 이유는 오리들이 길을 건널 수도 있기 때문에 그 길을 지나가는 운전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이다. 단순히 ‘야생동물 주의’ 라는 사무적 문구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오리가족의 이미지를 통해 사람들에게 자연과 생명, 그리고 가족에 대한 애착을 심어주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실 운전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도로에서 죽은 동물들을 보게 된다. 이른바 로드 킬(road kill) 이라고 하는 것인데, 주로 시가지가 아닌 숲 등을 통과하는 도로에서 발생하지만, 시가지에서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야생동물들뿐 아니라, 반려동물들도 길을 함께 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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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비록 규정 속도를 지켜서 주행하는 중이라고 하더라도 갑자기 출몰하는 동물을 발견하고 급제동을 한다면 자칫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런 맥락에서 로드 킬은 안타깝게도 불가피한 일인지도 모른다. 사실상 모든 사고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로 운전자가 보다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핸들을 잡게 된다면, 과속을 하기보다는 주변을 살피면서 운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오리가족 표지판은 효과가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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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적으로 본다면 교통표지판 디자인은 한눈에 그 내용을 직관적(直觀的)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요구되므로, 단순화 된 추상적 형태가 사용된다. 추상적 형태(抽象的 形態)라는 말은 일견 어려운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가령 우리들이 흔히 보는 비상구표시, 즉 사람이 문 밖으로 달려나가는 흰 바탕에 초록색으로 그려진 그림이 바로 추상적 형태이다. 사람의 모습에서 세부적인 디테일을 모두 생략했지만, 사람임을 알아볼 수 있는 기호화된 그림, 이것을 전문 용어로 픽토그램(pictogram), 즉 그림 기호라고 하는데, 이런 것이 바로 추상적 형태인 것이다. 이런 그림기호의 원리가 컴퓨터 운영체계에 응용된 것이 바로 아이콘(icon)이다. 아이콘의 원래 의미는 도상학(圖像學, iconography), 즉 중세시대 이후의 회화나 조각품 등에 표현된 신(神)의 모습과 그에 연관된 내용을 해석하는 것에서 유래했지만, 오늘날에는 상징적인 기호를 통칭해서 ‘아이콘’ 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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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교통표지판 디자인은 운전자가 운전 중에 시선만을 주어도 한눈에 그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직관적이고 명확한 이미지 전달을 해야 한다. 한편으로 디지털 기술을 응용한 센서를 부착해서 속도 제한을 엄격히 해야 하는 지역, 예를 들면 스쿨 존(school zone)에서 운전자들에게 현재 자신의 속도를 실시간으로 감지해서 보여줌으로써 제한 속도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경우도 있다.


향후에 자율주행차량의 보급이 늘어나면 교통표지판도 변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차량이 ‘보는’ 표지판이 아니라 차량이 ‘인식’ 하는 표지판이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표지판 자체에 센서나 코드가 내재하는 구조가 출현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그런 센서가 부착된다고 해도 사람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교통표지판은 반드시 요구될 것이며,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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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마치 디지털 시대에도 종이가 사라지지 않는 것과 같다. 반대로 그런 정보들을 더 쉽게 접하기 위해 오히려 인쇄에 필요한 종이의 소비량이 늘어나는 현상과 비슷한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결국 모든 물건의 궁극적인 사용자는 바로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이유에서 미래는 현재의 또 다른 모습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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