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맞춘 감각의 디자인,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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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구상(koosang@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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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07 09:02: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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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어코드는 실용적이고 가격 대비 가치가 높은 차량으로 미국에서 토요타 캠리 등과 라이벌을 다투던 모델이었고, 물론 현재도 그러하다. 그러한 어코드는 차체 디자인에서 사실 최신 유행을 보여주지는 않는 대신 한발 반 정도 앞서가는 감각을 지향하는 것이 그 동안의 대체적인 특징이었다. 그런데 사실 그것은 대중성을 지향하는 승용차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토요타의 캠리 역시 그러한 성격을 유지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코드의 이러한 특징은 많은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데에 일조했다. 그리고 그런 디자인 특징은 2003년에 등장했던 7세대 모델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2007년에 등장한 8세대, 그리고 2012년에 등장한 9세대 모델부터는 앞서가는 것이 아닌, 딱 그 시대에 맞춘 듯한 감각, 물론 이게 더 어려울지 모르지만, 아무튼 그런 느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요즘의 어코드는 첨단의 감각보다는 그냥 ‘요즘 차’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정말로 눈에 잘 띄지 않을뿐더러, 차량들 사이에 섞여 있으면 국산인지 수입인지는 고사하고, 단지 여러 대중의 한 대 정도로 보일 정도의 감각이다.
그렇지만 사실 8세대부터 이런 ‘보통 차 같은’ 느낌이 시작됐기에 7세대 모델까지만 해도 새로운 이미지를 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감각을 ‘조금씩’ 이끌어가는 역할을 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어코드는 ‘우리 시대의 보통 차’를 지향하고 있는 인상이다.
그런데 9세대 모델의 페이스 리프트에서는 이미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앞 모습에서 눈에 띄는 것은 두툼한 크롬 막대가 둘러진 라디에이터 그릴인데, 일견 어큐라 브랜드 차량들의 그릴과도 비슷해 보인다. 물론 국내에는 어큐라 브랜드가 판매되고 있지 않고, 그대신 위급의 레전드가 한 때 시판되기도 했지만, 눈에 많이 띄지는 않았었다. 레전드의 어큐라 그릴 역시 굵은 크롬 몰드를 썼었다.
실내의 분위기도 개성을 나타내기보다는 실용적이고 무난한 형태를 바탕으로 질감을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조합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센터 페이시아(center fascia)에는 아래 위로 모두 LCD 디스플레이가 쓰인 것은 물론이고 터치 방식에 의한 인터페이스가 도입돼 있어서 최신의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모델의 앞 모습에서 크롬 그릴 이외에 가장 눈에 띄는 건 LED를 쓴 헤드 램프이다. 그리고 범퍼에 자리잡은 LED를 사용한 주간주행등(Daytime Running Lamp)도 또 한 몫을 하고 있다. 이런 구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첨단의 인상을 주는 마스크 이미지 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차가운 인상이라는 생각도 든다. 뒷모습은 이전의 테일 램프가 마치 구형 제네시스의 램프처럼 보이던 디자인에서 조금 변경이 돼서 이제 그런 인상은 들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어딘가 모르게 평범하다는 인상이 얼핏 든다.
사실 어코드는 럭셔리 콘셉트로 개발된 차량은 아니기에 ‘수입차’ 라는 국내 소비자의 시각에서 고급감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다소 불리한 디자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그 동안 어코드가 추구해왔던 ‘가치 높은 중형 세단’ 이라는 특징은 어코드의 강점이 될 것은 분명하다.
물론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효율성과 높은 연비는 분명한 장점이겠지만, 여기에 더해서 차체 내,외장 디자인이 한걸음 반 정도 앞선 새로운 가치를 보여줬더라면 그것이 꼭 럭셔리가 아니더라도 수입차 어코드의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