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의 준중형급 SUV 쿠가(Kuga)가 국내에서 판매되기 시작한다. 이 모델은 쿠가(Kuga)라는 이름이 붙기 이전에 포드 이스케이프(Escape)라고 판매되기도 했었다. 이 차량은 유럽 포드에서 2008년에 처음 개발된 것으로, 포드의 소형급 C1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된 차량이다. 이 플랫폼은 앞 바퀴 굴림 방식으로 포드의 준중형급 승용차 포커스(Focus)와 C-Max 같은 차량들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포드에는 쿠가와 비슷한 이름으로 미국 포드의 고급 브랜드 머큐리(Mercury)에서 쿠가(Cougar)는 대형 쿠페가 1967년에 개발돼 1990년대 후반까지 판매되기도 했고, 이후 유럽 포드가 개발한 중형 모델의 쿠페로 바뀌어 2000년대 초 중반까지도 판매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오늘 살펴보는 쿠가(Kuga)는 발음은 비슷하지만 다른 이름의 준중형 급 SUV 이다.

쿠가(Kuga)의 크기는 전장 4525mm에 전고 1690mm, 축거 2690mm로 기아의 카렌스(Carens)가 전장 4525mm에 전고 1610mm, 축거 2750mm인 것과 비교해보면 길이는 같으면서 높이는 80mm나 높지만, 축거는 60mm 정도 짧다. 그런데 사실 전고가 높아지면, 즉 다시 말해 승객들이 허리를 펴고 앉게 되면 체감 공간은 훨씬 넓게 느껴지는 측면이 있다. 그래서 축거가 짧아도 좁다고 느껴지지 않는 측면이 있기는 하다.

쿠가의 측면 이미지는 2012년에 등장했던 2세대 이스케이프와 거의 같고, 앞 모습은 최근의 포드의 디자인 아이덴티티 요소 중 하나인 육각형 그릴을 가지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승용차와 MPV 혹은 소형 미니밴을 절충한 듯한 차체 디자인이지만, 4륜구동방식을 가지고 있어서 SUV라고 구분할 수 있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디젤 엔진으로 출시되므로, 승용이나 미니밴보다는 소형 SUV의 성격이 더 강하게 어필 될 것이다.

요즘은 SUV가 다양한 브랜드는 물론이고 소형에서부터 정말로 큰 차체의 차량에 이르기까지 전 장르에 걸쳐서 개발되는 추세이므로, 사실 SUV의 성격을 과거처럼 비포장 도로용 차량, 혹은 대형 차체를 가진 4륜구동 레저용 차량 등으로 한정지어 정확히 구분하기가 어렵다. 물론 SUV의 붐이라고도 이야기되는 것이 최근의 추세라고 하지만, 그것은 사실 SUV의 붐이라기보다는 실용성을 가진 차량 유형에 대한 선호도 증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새로 등장한 쿠가는 크지 않은 차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SUV의 정의에 부합하는 4륜구동 시스템과 승객용 공간과 화물용 공간의 활용성을 가진, 그러나 기존의 SUV들이 보여준 상자형의 차체 이미지가 아닌, 보다 도시적이면서 승용차에 더 가까운 유연하고 부드러운 디자인 감각을 가지고 있는 가까운 실용적인 차량을 지향하는 다목적 차량이라고 정의해야 할 것이다. 혹은 범용성을 가진 복합형 차량이라는 의미의 APV(All Purpose Vehicle) 이라고 불리는 게 더 적절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