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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G4 렉스턴에 존재하는 1%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7-05-03 22:23:10

본문

최근에 레저와 캠핑 붐으로 대형 SUV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특이한(?) 경향과는 다르게, 국산 대형 SUV에 최신형 모델이 없었던 가운데 G4렉스턴이 등장했다. 다른 국산 대형 SUV 모하비도 출시된 지 이미 7년이 넘은데다가, 최근에 적극적인 신형 차량 출시를 통해 SUV 전문 메이커로의 부활 움직임을 보여주는 쌍용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겹쳐지면서 G4 렉스턴에 대한 기대가 크게 높아진 걸로 보인다. 현재의 렉스턴은 지난 2001년에 등장했기에 디자인의 완성도가 매우 높은 모델이었지만, 16년 이라는 시간의 흔적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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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5도어 웨건형 SUV는 지난 1984년에 처음 등장한 ‘코란도 패밀리’로 시작되어 1993년의 무쏘로 이어지고, 다시 그 후속 모델로 2001년에 등장했던 렉스턴으로 이어져 왔기에, 렉스턴의 계보는 공간 활용성을 가진 우리나라 SUV모델의 역사와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본래의 4륜구동차량은 공간활용의 개념이 없는 소형 차체의 모델 지프(Jeep)로부터 시작됐지만, 1960년대 미국에서 5도어 웨건 형태의 긴 차체를 가진 웨거니어(Wagoneer)와 체로키(Cherokee) 모델이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1980년대에 와서 오프로드 주행성능과 공간 활용성을 겸비한 차량이라는 의미의 ‘Sports Utility Vehicle’ 이라는 명칭과 차량 유형이 비로소 정착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4륜구동 차량은 당연히 그러한 특성을 가지는 차량으로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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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맥락에서 국산 최초의 SUV 코란도 패밀리와 그 후속 모델 무쏘의 등장 이후로, 렉스턴은 단지 SUV가 아니라, 국산 SUV 중에서 최상위 모델로써의 위치를 유지해 왔다. 더구나 렉스턴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자동차 디자이너 중 한 사람인 쥬지아로(Giorgetto Giugiaro; 1938~)의 디자인으로 내/외장의 완성도 역시 견줄 차량이 없을 정도의 막강했다. 또한 ‘대한민국 1%를 지향한다’ 는 렉스턴의 광고카피가 말해주듯이 유일한 국산 대형 SUV 의 위상과 자신감을 보여주는 차종이기도 했었다. 실제로 4천만 인구 중 1%, 즉 40만명에게 판매돼도 큰 성공인 건 틀림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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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렉스턴의 명성을 잇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차량이 바로 새로 등장한 G4 렉스턴 이다. 플래그 십 SUV 로서 실내에서도 가죽에 누비 패턴이 적용되는 등 ‘고급진 감성’에 신경을 쓴 것을 볼 수 있다. G4 렉스턴의 차체는 국산 SUV 중에서는 가장 클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크기의 G4 렉스턴 차체 측면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무려 20인치에 이르는 휠 이다. 물론 옵션이긴 하지만, 순정 휠로서는 국산차 최대의 크기일 것이다.  실제로 20인치 휠의 위용은 대단하다. 휠만 보면 휠이 정말로 이런 크기까지도 나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2001년에 나왔던 렉스턴의 휠이 14인치였으니, 20인치는 정말로 큰 휠 임에 틀림 없다. 아니 현행 국산 최대 크기의 SUV 모하비조차도 18인치 휠-물론 이것도 정말 큰 휠이다-임을 감안하면, 20인치 크기의 휠은 과거에는 매우 과격한 튜닝 차량에서도 보기 드문 크기의 휠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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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가지 아쉬움은 그토록 큰 휠을 장착했음에도 차체 측면에서의 건장한 느낌이 휠의 크기만큼의 인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느낌이 드는 건 바퀴와 차체와의 관계를 잘 살려서 휠 아치를 알맞게 활용하는 디자인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휠이 크더라도 휠 주변을 감싸주는 휠 아치에 의해 바퀴의 크기를 적절하게 강조해주지 않으면, 건장한 인상이 들기 어렵다. 물론 실제로는 큰 휠이 눈에 들어오지만, 조금 뒤로 물러서서 차체 전체의 이미지를 보면 큰 휠을 쓴 만큼의 건장한 인상보다는 펜더 능선이 높아 보여서 차체 부피에 바퀴가 오히려 압도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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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의 기능적 디자인 요소는 휠 아치를 보호하는 휠 아치 프로텍터이고, 대개 어두운 톤의 플라스틱 몰드로 만들어지는 이 부품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차체의 휠 아치 라인을 알맞게 반복시켜준다면 육중함과 건장함을 살릴 수 있다. 이전의 렉스턴은 훨씬 작은 15인치 휠로도 휠 아치와 펜더 능선, 그리고 차체 부피가 균형을 이룬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새로운 G4 렉스턴은 휠 아치 안쪽의 검은색 플라스틱 몰드가 너무 좁게 설정돼 있는데다가, 그 바깥쪽에 강조 라인이 유효하지 않아서 오히려 차체의 부피가 커 보이면서 휠을 압도하고 있다. 이와 동일한 현상은 전작 티볼리에서도 역시 똑같았다. 필자는 그 때도 똑같이 그 점을 지적했었다. 2년이 지난 지금 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이유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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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분의 비례를 치밀하게 적용했더라면, G4 렉스턴에 파르테논 신전의 비례와 균형을 참고로 했다는 말에 수긍이 갈진대, 파르테논의 비례를 차체 측면의 비례와 스탠스 어느 부분에 적용한 건지 궁금해진다. 게다가 렉스턴에 왜 고대 서양의 ‘파르테논’이 적용된 것인가에 대한 ‘명분(?)’의 문제도 궁금해지는 부분이긴 하다. 물론 원리를 빌어온 것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휠 아치 이외에도 굵은 D-필러의 굵기와 너무 왜소한 쿼터 글래스 크기 비례, 그리고 전면의 라디에이터 그릴의 여러 디테일의 크기 비례 조절을 비롯해서 세부를 놓친 부분은 의외로 많이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육중한 자세를 잘 잡아놓고 세부적인 비례에서 의외로 여러 부분을 소홀히 한 인상이 들어 안타깝기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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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이런 것은 자동차 디자인의 여러 요소 중에서 매우, 정말로 매우 매우 지엽적인 일이다. 그러나 ‘명품’은 전체적으로 아주 잘 만들면서도 이런 세세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다. 명품에서의 디테일이란 요란하고 복잡한 디자인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이런 작은 요소들이 전체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의미이다. 즉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명품의 디자인이고, 이제 우리나라의 차들도 그런 것에 더 철저해져야 한다. 이것은 디자인을 숙성시키는 안목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쌍용의 차들이 ‘숙성’ 이라는 관점에서 의문을 가지게 하는 측면을 가지고 있다. 그건 알고도 다른 이유 때문에 못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정말 몰라서 못하는 걸 수도 있다. 진정 이유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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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가치관에서 소소한 것에 집착하는 것은 대인배가 아니라는 유교적 관점도 있기는 하지만,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는 제품을 개발하면서 1%의 디테일을 지나치는 것을 대인배의 성향 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치밀함이 내재하는 숙성된 디자인을 완성해가는 것이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는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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