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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국산 고성능 차량의 시작, 기아 엘란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7-09-01 09:26:18

본문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생산된 기아 엘란(Elan)은 국산 고성능 차량의 시초라고 해도 좋을 듯 하다. 작은 차체이면서 고성능 스포츠카였던 엘란(Elan)은 본래 영국의 로터스(Lotus)가 개발한 M100 이라는 코드네임을 가진 소형 로드스터(roadster)였다. 로드스터는 차체를 설계할 때부터 지붕을 고려하지 않는 차량을 이르는 말이다. 실제로 자동차의 지붕, 정확히 말해서 지붕 윗면이 아니라 A-필러에서 C-필러까지 이어지는 측면의 기둥 구조물은 지붕을 떠받치는 것 뿐 아니라, 차체 강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지붕이 없다면 그런 구조물이 없으므로 그것을 보충할 만큼 차체의 기본적인 강성이 높아야 함을 의미한다. 그래서 엘란은 마치 등뼈와도 같은 역할을 하는 백 본 프레임(backbone frame)이 있고, 그런 이유에서 실내의 센터 터널(centre tunnel)이 높았었다. 그 부분에 바로 백 본 프레임이 들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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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의 엘란은 본래 1960년대에 소형 로드스터로 개발된 모델이다. 초대 엘란은 로터스의 설립자 콜린 채프먼(Colin Chapman)의 경량구조를 통해 고성능을 추구한다는 기술 철학에 따라 개발된 것이었다. 그래서 클래식 엘란 역시 백본 프레임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이후 후속 모델의 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하다가 1980년대 중반에 로터스가 미국의 GM에 인수되면서 GM의 개발 자금 지원을 받아 1986년부터 M100 엘란의 개발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물론 클래식 엘란과 동일한 구조이면서 고성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구조로 개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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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점은 백 본 프레임 구조를 가지면서, 동력장치는 GM의 계열사였던 일본 이스즈(ISUZU)의 소형 승용차용 전륜 구동 트랜스미션과 1,600cc DOHC 엔진을 탑재해 개발되었다는 점이다. 스포츠카로써 전륜 구동방식을 채택한 점은 매우 특이한 점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로터스는 차량의 크기와 엔진 성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전륜 구동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차체는 백 본 프레임 위에 합성수지로 만들어진 차체 패널이 조립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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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개발된 엘란은 1990년대 초에 경량 스포츠카 붐을 일으키면서 판매된다. 이후 GM이 로터스를 부가티에 넘기면서 부가티에서는 소형 로드스터가 그들의 브랜드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고, 마침내 1995년에 한국의 기아자동차에게 엔진과 변속기를 제외한 엘란의 차체 권리를 넘기게 된다. 그리고 엘란은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우리나라에서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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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는 차체와 프레임의 생산설비는 영국에서 가져왔지만, 다른 부품들은 국산화시켰다. 엔진은 T8D라는 콩코드 승용차의 1,800CC DOHC엔진을 쓰고, 서스펜션은 국내 도로에 맞게 약간 높이고, 휠과 테일 램프 등의 부품들도 새로 디자인해서 개발했다. 사실 엘란의 테일 램프는 로터스에서 생산할 때도 프랑스 르노의 알피느(ALPINE) 승용차의 것을 가져다 쓰고 있었기 때문에, 기아가 르노의 테일 램프를 쓸 수는 없는 것이기도 했다. 국내에서 다시 디자인 된 엘란의 테일 램프는 스포츠카의 성격에 맞도록 둥근 형태의 램프로 디자인되었다. 이외에도 알루미늄 휠은 독수리 발의 형태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미지로 디자인되는 등 적지 않은 변화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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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이 1,600cc에서 배기량이 조금 더 큰 1,800cc로 바뀌면서 엔진도 약간 커져서 본래의 엘란 보다 후드의 윗부분이 조금 부풀려졌다. 이외에도 많은 부품들이 기아자동차의 다른 차량과 공유되었는데, 예를 들면 속도계 역시 기아의 다른 차량의 것을 바탕으로 그래픽을 손 봐서 만들어졌고,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있는 네모난 스위치들은 그 당시 기아의 최고급 승용차였던 포텐샤 승용차의 것을, 동그란 모양의 빨간색 비상등 스위치는 세피아 승용차의 것이 사용되었다. 운전석 에어백과 스티어링 휠도 세피아 승용차의 것이 쓰였다. 아무튼 이렇게 국산화 된 엘란은 우리나라에서 고성능을 가진 최초의 국산 로드스터가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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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엘란은 아직도 상당수가 국내에서 애호가들에 의해 운행되고 있다. 물론 순정 상태의 차량은 거의 드물고 대부분 튜닝이 된 차량들이다. 튜닝을 하는 이유는 물론 성능을 높이기 위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부품 수급의 어려움도 하나의 이유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엘란과 같은 로드스터를 소비할 만큼의 시장이 존재하기가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시간으로 보아도 20년이 지난 것은 물론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안목도 글로벌 수준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까운 시기에 엘란의 뒤를 잇는 진정한 국산 로드스터 스포츠카가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본다.

 

글 :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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