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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캐빈의 크기를 강조한 스포티 세단 K3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8-03-26 16:31:35

본문

 K3 세단의 2세대 모델이 등장했다. 지난 2012년에 나왔던 1세대 모델 이후 6년만에 등장한 풀 모델 체인지 차량이다. 과거에는 K3가 속한 준중형 세단의 시장이 상당히 큰 볼륨을 가진, 자동차 메이커들에게는 중요한 시장 중 하나였었다. 그것은 대체로 젊은 층들이 구입하는 차급 이면서 이후 같은 브랜드의 중형 승용차 구매로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어서, 메이커의 충성도를 확보하는 중요한 차종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준중형급 모델의 중요도는 매우 컸었다.

 

글 / 구상 (국민대학교 자동차 운송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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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제는 볼륨 모델이 중형에서 준대형으로 바뀌었고, 그 이전 단계로서의 중요도를 가지는 차량이 중형급이 돼 버린 것 같아서인지, 상대적으로 준중형급 승용차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여전히 현대자동차의 아반떼는 준중형 승용차 시장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긴 하다. 그런 맥락에서 기아로서는 과거 세피아 승용차로 맞았던 준중형급 전성기의 영토(?)를 되찾기 위한 차종으로서 K3의 상품성과 디자인은 매우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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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등장한 K3 디자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슬림한 비례의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물론 기아 브랜드의 룰 대로 호랑이 코 그릴을 가지고 있지만, 스포티 콘셉트의 중형 세단 스팅어를 연상시키는 슬림 라디에이터 그릴은 매우 역동적인 인상을 준다. 이런 이미지는 아반떼의 대형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확연히 대비되는 건 물론이고, 바로 전 세대 K3와도 차별화를 확실하게 나타내는 디자인이다. 1세대 K3는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 디자인으로 중형 승용차 K5와도 유사한 구성이었지만, 새로운 2세대 모델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사이를 차체 색으로 구분한 구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러한 그릴과 헤드램프의 구분은 범퍼 아래쪽에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 공기 흡입구와 연결돼 고성능 모델의 에어로 파트 같은 인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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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측면에서의 첫 인상은 차체 전체 길이 비례에서 캐빈의 비례, 즉 A-필러에서 C-필러에 이르는 그린하우스(greenhouse)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사실상 중형 이하의 승용차들에서는 전반적으로 캐빈의 비례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신형 K3는 특히 더 캐빈의 비중이 높아 보인다. 이처럼 캐빈의 비중이 높아 보이는 건 당연히 실내 공간을 크게 확보한 때문이겠지만, 캐빈의 비중을 강조하기 위한 차체 디자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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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의 앞 유리와 뒤 유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표면의 곡면 반경(半徑)이 상대적으로 커서 거의 평면에 가까운 곡면을 가진 유리가 쓰인 것을 볼 수 있다. 앞 유리와 뒤 유리에 이처럼 평면에 가까운 유리를 쓰게 되면 둥근 유리를 쓸 때와 비교해서 A-필러는 앞쪽에 놓이게 되고 C-필러는 뒤쪽에 놓이게 되는, 즉 시각적으로 캐빈이 확대돼 보이는 효과를 내게 된다. 실제로 뒤 트렁크의 비례가 매우 짧은 동시에 굵어진 C-필러에 쿼터 글래스가 적용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측면에서는 캐빈이 커 보이면서 A-필러와 C-필러가 강조돼 차체가 단단한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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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에서 강한 눈매를 가진 헤드램프는 프로젝션 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렌즈 양측으로 마치 잠자리 날개 모양처럼 보이는 네 개의 투명 렌즈가 붙어 있는데, 이것이 DRL 역할을 한다. 테일 램프에는 라디에이터 그릴에 응용된 호랑이 코의 조형요소를 기하학적 패턴으로 재해석한 LED 가 적용돼 있다. 그런데 테일 램프에는 빨간색의 브레이크 등과 미등만 적용돼 있고, 후진등과 방향지시등은 뒤 범퍼의 양측에 만들어져 있는 검은색의 삼각주(三角洲) 안쪽에 각각 배치된 독특한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구성은 물론 새로운 이미지를 주긴 하지만, 뒤 범퍼 모서리를 어딘가에 가볍게 부딪힐 경우 등화장치가 손상돼 수리비가 비싸지거나 등화장치 미작동 같은 부작용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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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로 들어오면 플라스틱 재질이 대부분이지만 시각적인 품질감은 나쁘지 않다. 사실상 준중형급 승용차 세그먼트에서의 원가 한계라는 점에서는 플라스틱 재질이 쓰이는 건 불가피한 일이다. 사실상 이 등급의 승용차 인테리어에 럭셔리급 승용차와 같은 소재를 적용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량의 실내에서의 시각적 질감은 가성비 라는 측면에서 아쉬운 수준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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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양측에는 원형 노즐 형태의 벤틸레이션 그릴이 쓰였다. 마치 제트 전투기의 애프터 버너를 연상시키는 형태에 금속 질감의 베젤(bezel)에 둘러 쌓여있어서 전반적으로 다이내믹한 인상을 준다. 최근 유럽에서는 고급승용차에도 이러한 원형 노즐을 벤틸레이션 그릴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디자인 아이덴티티 요소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원형의 모티브는 속도계와 엔진 회전계, 그리고 스티어링 휠의 원형 에어백 커버 등에 반복 사용되면서 경쾌하고 스포티한 인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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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페시아와 앞쪽 콘솔의 디자인 구성도 무난하다. 내비게이션 모니터와 그 아래쪽의 조작 버튼 류, 빨간 삼각형의 비상경고등 버튼 양측의 수평형 환기구, 그리고 아래쪽의 공조장치 조작 패널과 콘솔 부위의 기어 레버 노브 부분의 금속 질감과 유/무광 질감의 배치 등등은 준중형 승용차로서는 할 만큼 다 한(?)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런 정도의 구성은 준대형 이상의 승용차에 가서도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완전히 동일하다고 할 수는 없을 지라도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는 구성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신형 K3의 실내 전체적인 품질감은 크게 흠잡을 데 없이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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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전체로 본다면 새로 등장한 K3의 디자인은 캐빈의 비중 강조와 스포티한 이미지 강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 같다. 과거에 국내 시장에서 준중형급 승용차는 대중적인 승용차의 역할을 하는 세그먼트였다. 즉 소형 승용차의 경제성과 중형 승용차의 안락함을 가진 실속 있는 승용차가 바로 준중형 승용차였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국내 승용차 시장은 실질적으로 경승용차와 중형 승용차 이상 급으로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므로 준중형급 승용차의 입지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아반떼는 확실한 시장을 구축하고 있고, 다른 메이커나 브랜드의 준중형 승용차들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그 원인은 아반떼의 디자인과 상품성이 막강한 이유도 있겠지만, 한편으로 다른 동급 차량들의 경쟁력이 충분치 못했던 이유 또한 사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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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이 등장한 K3는 적어도 내/외장 디자인에서 아반떼 수준의 품질과 동시에, 디자인 성향에서는 확연한 대비를 보이면서 커다란 캐빈 이라는 강점도 갖고 있다. 물론 이러한 K3의 특징이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어필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아반떼와 같은 등급에서 확연한 대조를 이루는 성격을 차량이 나왔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비슷한 하드웨어 비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소프트웨어적으로 자신에게 더 적합한 차량이 무엇인지를 판단해 볼 수 있는 여지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이런 현상이 바로 시장의 성숙과 다양화를 향하는 과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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