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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국민대학교 자동차 운송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테일 파이프도 디자인한다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kookmin.ac.kr)
승인 2018-04-16 04:46:38

본문

대부분의 자동차에 달려있는 소음기(消音器) 덕분에 우리는 자동차의 엔진 소리가 그다지 시끄럽다고 느껴지지 않는 게 보통이다. 게다가 최근에 나오는 승용차들은 고급승용차가 아니더라도 실내에서는 거의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을 만큼 엔진이나 차체의 설계가 훌륭하다. 물론 대형 트럭이나 버스는 소음기로 조용하게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시끄러운 소리를 들려주기는 한다. 그렇다면 소음기가 달려 있지 않은 엔진의 배기음(排氣音)은 어느 정도 일까? 물론 그 소리를 일상 생활에서 직접 들어볼 기회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간혹 소음기가 부식되어 파이프가 터진 자동차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어보면 거의 ‘폭발음’에 가까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런데 그 소리도 사실은 소음기가 완전히 제거된 소리는 아니다. 대개의 자동차들은 엔진과 테일 파이프 사이에 두 개의 소음기가 장착되는데, 두 개가 동시에 터지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글 / 구상 (국민대학교 자동차 운송디자인학과 교수)


대부분의 소음기는 강철로 만들어져 있고, 항상 섭씨 600도 내외의 뜨거운 배기가스가 통과하고 있으므로, 철의 산화작용이 촉진되는 조건이 만들어지므로 매우 쉽게 녹이 슬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튜닝용 부품으로 개발되는 머플러들은 녹이 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스틸(stainless steel)로 제작되고 있으며, 고급승용차를 비롯해서 고성능으로 설계된 차량들은 처음부터 스테인리스 재질의 소음기를 장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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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소음기를 정비업소에서는 흔히 ‘마후라’ 라고 부른다. 이것은 영어 단어 머플러(muffler)를 일본어에서 읽는 발음 ‘マフラ’ 를 그대로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그런데 겨울에 목에 두르는 목도리를 우리는 종종 습관적으로 ‘마후라’ 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편으로 ‘빨간 마후라’ 라는 공군 조종사들이 두르는 빨간색의 머플러를 주제로 하는 노래도 있듯이, 목도리 역시 틀림없는 머플러이다. 영어 단어의 뜻을 찾아보면 ‘머플러’는 동사 “muffle” 의 명사형 단어인데, “muffle” 의 뜻은 “wrap or cover something for warmth of protection” 또는 “something make the sound of something quieter by wrapping it, covering it in cloth” 등 이라고 설명되어있다. 여기에 설명된 의미로 보면 자동차에 장착되는 ‘소음기’ 와 ‘빨간 마후라’ 는 모두 틀림없는 머플러이다. 그러나 두 대상은 적어도 시각적으로는 판이하게 다르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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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 머신은 엔진 출력을 높이기 위해 소음기를 설치하지 않고 배기 매니폴드(exhaust manifold)에서 직접 배기 파이프로 연결시키는데, 이렇게 소음기를 전혀 쓰지 않는 레이싱 머신들의 배기음은 그야말로 ‘천둥’ 소리이다. 소음기를 제거해서 배기 속도가 빨라지면 그만큼 출력은 높아지지만 소리는 당연히 커진다. 결국 ‘소리’와 ‘출력’은 두 마리의 토끼와도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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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고성능 엔진은 그렇지 않은 엔진에 비해 굵은 배기음을 가지는데, 그런 측면에서 배기음은 성능을 나타내는 일종의 기호(記號; sign)로 다루어지고, 조율이 잘 된 머플러를 써서 경쾌한 소리를 내도록 해서 성능을 강조한다. 그런 맥락에서 머플러를 악기에 비유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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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들은 ‘머플러’ 라고 하면 대개는 ‘소음기’ 보다는 배기가스가 나오는 배출구(tail pipe)를 떠올리게 된다. 배출구는 물론 소음기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머플러와는 구분되는 별개의 부품이다. 한편으로 테일 파이프는 엔진의 연소가스를 배출한다는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런 기능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부품이기도 하다.


엔진 출력을 떨어뜨리지 않고 소음을 줄이는 방법의 하나가 배기 파이프를 여러 갈래로 나누는 것인데, 나누어지는 수만큼 배출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전체의 배기 속도는 사실상 느려지지 않는다. 그런 이유에서 고성능 차량들 대부분이 다수의 테일 파이프를 가지고 있으며, 페라리 역시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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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의 창업자 엔초 페라리(Enzo Ferrari)는 8기통 엔진을 가지지 않은 차는 페라리가 아니라는 고집으로 인해 대부분 8기통 엔진으로 개발되고 있고, 테일 파이프는 네 개인 경우가 많다. 게다가 각 파이프의 직경도 크다. 따라서 네 개의 테일 파이프는 단지 ‘멋’ 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페라리 특유의 배기음 또한 페라리만의 상징이다. 우렁찬 소리이면서 약간의 금속성 고음이 섞인 페라리의 배기음은 스포츠카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피를 끓게 하는’ 마력(魔力)이 있다.


그런데 전기자동차에는 테일 파이프가 없을 것이다. 아니 전혀 필요치 않다. 그렇지만 다행히(?) 하이브리드(hybrid) 차량에는 테일 파이프가 있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설계한다. 뒤 범퍼의 안쪽 깊숙한 곳에서 지면을 향해 구부러진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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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 파이프를 이렇게 ‘숨겨서’ 만드는 이유는 바로 ‘공해’의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서 이다. 배기가스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이유로 테일 파이프는 공해를 배출하는 부품 이라는 ‘악역’ 소리를 듣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 없이는 자동차는 조금도 움직일 수 없다. 그래서 한편으로 은백색으로 반짝이는 정교하고 섬세한 디자인의 테일 파이프는 고성능 자동차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한 디자이너들에게는 멋진 모양의 테일 파이프를 디자인하는 것 역시 흥미로운 일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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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금속성 광택으로 하이라이트를 반짝이며 빛나는 테일 파이프는 자동차가 가진 다양한 매력 중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가진 요소임은 틀림 없다. 그렇지만 저공해의 상징인 하이브리드 혹은 미래의 전기동력 자동차들에게서는 아날로그적 감성 충만한 힘의 상징이었던 테일 파이프는 아예 사라지거나 혹은 보이지 않는 안쪽으로 숨겨지게 될 것이며, 이미 그렇게 만들어 지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사람들이 갖고 싶어하는 드림 카는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구조로 배기음이 전혀 들려오지 않는 자동차와는 다른 성격을 가진 자동차 일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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