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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르 필 루즈 콘셉트는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도전일까?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8-04-18 17:40:54

본문

현대자동차가 2018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 카 르 필 루즈(Le Fil Rouge)는 최초의 고유모델 포니 이후에 이어져 온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DNA의 재해석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도 르 필 루즈의 차체 디자인 이미지는 지금까지 우리들이 줄곧 봐 왔던 현대자동차의 콘셉트 카 들과는 다른 감성으로 어필하고 있다.

 

글 / 구상 (국민대학교 자동차 운송디자인학과 교수)


사실 모든 양산 메이커들이 고민하는 것이겠지만, 신형 차를 내놓을 때 소비자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상식적인 수준(?)의 디자인을 내놓는 것이 좋을지, 혹은 도전적이고 전위적인 디자인을 내놓는 것이 좋을지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대중성을 지향하는 양산 브랜드라면 많이 팔리는 차량이어야 한다는 점은 중요하다. 그런 이유에서 글로벌 양산 메이커들, 가령 포드, 폭스바겐, 토요타 등은 급진적 성향의 디자인보다는 한걸음 반 정도 앞서가는 이미지의 차체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에게 위화감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최근의 토요타는 그다지 무난하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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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런 공식(?)에 따라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역시 최초의 고유모델 포니 이후로 개발된 고유모델들의 차체 디자인은 당대의 유행에서 1.5걸음정도 앞선 것 같은 특징으로 발전해 왔다. 물론 각각의 차량들은 당대에는 최신의 유행이었음 에는 틀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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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1976년에 나온 포니는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냈고, 1990년대의 콘셉트카 HCD 시리즈 역시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러한 특징을 이어받아 1996년에 등장한 티뷰론은 근육질의 차체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었다. 그런 과정을 거쳐 2009년에 YF 쏘나타가 나올 때 현대는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 라는 디자인 철학을 내놓으면서 다시 한번 변화를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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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디자인은 상당히 급진적이어서 호불호가 갈리기는 했지만, HCD 콘셉트 카 시리즈 이후 이어진 곡선적 디자인을 이어받아 현대자동차 고유의 조형을 구체화시킨 것이기도 했다. 그리고 2014년에 LF 쏘나타가 나오면서 곡선적 조형을 좀 더 정돈한 인상의 플루이딕 스컬프쳐 2.0을 내놓게 된다. 이런 과정은 밖에서 볼 때는 현대자동차 고유의 디자인 철학의 정착과 발전 과정이었다. 물론 실제로 내부에서는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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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현대자동차가 제시해왔던 디자인은 대체로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도의, 한편으로 급진적이지는 않지만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인상을 주는 요소를 가지고 있는 조형 언어를 사용한 디자인이었다. 즉 대중 소비자들의 기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유행을 이끌어나가는 특징을 가진 디자인이었던 것이다. 이걸 바꾸어 이야기하면 ‘상식적인 디자인’ 이라고도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상식적’ 이라는 것은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어려움 없이 소화할 정도의 보편성을 가진 것을 말한다. 그렇지만 ‘상식적’ 디자인은 한편으로 ‘식상한’ 디자인으로 보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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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새로 등장한 콘셉트 카 르 필 루즈는 그간 현대가 보여준 상식적 디자인의 루틴을 걷어낸 모습으로 나왔다. 그래서 르 필 루즈의 모습을 처음 접했을 때 눈을 의심했었고, 정말로 현대자동차의 콘셉트 카가 이처럼 ‘어려운 디자인(?)’으로 나왔는가 하는 놀라움이 들긴 했었다. 여기에서 ‘어려운 디자인’ 이라는 것은 직관적이지 않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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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조형에 사용된 캐릭터 라인은 유려한 곡선을 쓰고 있지만, 그간의 현대자동차의 디자인이 추구해 온 모두에게 쉽게 받아들여지는 ‘상식적 디자인’ 과는 다른 것이기도 하다. 마치 유럽의 콘셉트 카 같은 인상으로, 국산 승용차에서는 보기 드문 특징이다. 그래서 첫 인상은 직관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일면이 있다. 다른 말로는 강한 인상을 주지 않는 듯 하다. 전반적으로 강한 주장을 하고 있는 그간의 현대 브랜드의 차량들과는 다른 인상이 느껴지는 표정은 바로 이런 디자인 성향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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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실내의 디자인은 매우 전위적이어서 오히려 실내는 매우 미래지향적이고 급진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콘셉트 이니, 양산차와는 다를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BMW나 토요타의 최신 차량들 중 일부는 콘셉트 카와 비슷한 느낌으로 나오고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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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필 루즈는 현대자동차가 플루이딕 스컬프쳐 2.0까지 발전시켜 온 대중성을 지향한 디자인에서 다시 한 단계 더 올라선, 단지 눈으로 보이는 디자인에서 그치지 않고, 문자 그대로 ‘철학’을 반영해 발전시켜 도전하는 새로운 것이기를 바래 본다. 그리고 이런 디자인이 콘셉트 카에서 끝나지 않고 사람들이 거리에서 몰고 다니는 양산차에서도 나타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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