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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2세대 K9이 지향하는 디자인은?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8-04-24 19:02:07

본문

K9 세단의 2세대 모델이 등장했다. 지난 2012년에 나왔던 1세대 모델 이후 6년 2개월만에 등장한 풀 모델 체인지 차량이다. 1세대 K9은 기아 브랜드의 플래그 십 모델이었고, 2세대가 등장한 지금도 그 위상은 변하지 않았다. 그것도 초대형 세단이라는 존재감을 가진 플래그 십이다. 그런 존재감의 한편으로는 현대의 에쿠스와 또 다르게 차별화시켜야만 하는 숙제를 가진 차량이기도 하다.

 

글 / 구상 (국민대학교 자동차 운송디자인학과 교수)


그런데 1세대 K9 등장 이후 한편으로 의아했던 것은 에쿠스와 동일한 플랫폼을 쓰는 후륜 구동 방식의 대형 승용차임에도 에쿠스와 동급으로 마케팅을 하지는 않는 듯했었다는 것이다. 기아 브랜드의 최고급 승용차 모델이면서도, 현대 브랜드의 최고급 승용차 에쿠스와는 ‘공식적으로’ 라이벌 관계를 만들지 않는 듯 했었다. 물론 이제 에쿠스는 EQ900으로 별도 브랜드 제네시스의 플래그 십이 됐으니 기아 브랜드와는 또 다른 입장이 됐지만, 2세대 모델이 등장한 지금도 K9의 경쟁 차종에서 EQ900이나 G90 같은 이름은 들려오지 않는 것 같다. 이것은 아마도 현대자동차그룹 내에서 현대, 기아 브랜드의 모델들 간의 교통정리(?)의 결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볼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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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등장한 K9은 초대형 승용차의 인상을 가지고 시장에 나왔다. 6년 전에 나왔던 1세대 K9이 대형 후륜 구동 승용차이면서도 오너 드라이버용 고급차 라는 이미지로 어필하면서 최고급에서는 한걸음 비켜난 듯했었던 것이 사실이었지만, 이제는 그야말로 기아 브랜드의 최고급 대형 승용차의 인상으로 어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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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등장한 K9의 디자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듀플렉스 라는 이름이 붙은 LED 가 들어간 헤드램프와 테일 램프일 것이다. 이처럼 ‘2층’의 이미지로 만들어진 램프의 디자인은 아마도 국산 승용차 중에서는 거의 첫 시도인 것 같다. 그래서 첫 인상은 강렬하게 어필되는 일면이 있다. 전반적으로 강한 주장을 하고 있는 인상이 느껴지는 표정은 바로 이 램프 디자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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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더해서 1세대 K9과는 다르게 전체가 마치 하나의 직사각형 같은 인상으로 구획된 라디에이터 그릴을 보여주고 있다. 1세대 K9의 그릴은 기아 브랜드답게 ‘호랑이 코’ 그릴을 응용한 형태였는데, 이 디자인이 마치 BMW의 그릴을 연상시킨다고 세간에서 회자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새로 등장한 2세대 K9의 그릴은 그런 유사성 논란이 생기지는 않을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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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측면에서의 인상은 차체 전체 길이 비례에서 캐빈, 즉 A-필러에서 C-필러에 이르는 그린하우스(greenhouse)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1세대 K9을 보면 차체 길이 대비 28% 의 매우 긴 후드 비례를 가지고 있다. 즉 다른 보통의(?) 승용차들이 25% 내외의 후드 길이인 걸 감안해 볼 때 캐빈보다 후드 길이를 강조해서 매우 스포티한 인상을 주고 있지만, 2세대 모델은 캐빈의 비중이 더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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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전장이 1세대의 5,090mm 에서 2세대는 30mm 길어진 5,120mm에 축거 역시 3,045mm에서 3,105mm로 70mm 길어진 것이 그것을 나타낸다. 그래서 늘어난 길이와 축거 대부분이 캐빈을 확장하는 데에 쓰인 걸로 보인다. 이처럼 캐빈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후드 길이 비례는 27%로 줄었으나 여전히 역동적인 비례를 보여준다.  아울러 뒤쪽 지붕선을 1세대 모델보다 부풀려서 뒤 좌석의 머리공간이 늘어나 거주성이 향상됐을 것이다.

새로운 K9의 C-필러에는 쿼터 글래스가 쓰이고 있다. 1세대 모델에서는 쿼터 글래스가 없었지만, 고급승용차로서의 거주성 강조의 인상을 위해서는 측면 유리창의 면적을 늘려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쿼터 글래스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신형 K9의 쿼터 글래스와 그 주변의 금속 몰드의 디테일을 보면 마치 현대 브랜드의 IG 그랜저의 쿼터 글래스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다. 물론 두 차량의 쿼터 글래스가 유사한 위치와 크기로 설정돼 있으니, 유사하게 보이는 것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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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 후면의 이미지에서 헤드 램프와 테일 램프의 크기가 차체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데, 이것은 중앙의 라디에이터 그릴이나 트렁크 리드의 번호판 부착면의 비례에서 차폭을 강조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차량의 램프 류에 LED(발광 다이오우드)기술이 도입되면서 과거와 같이 일정한 크기나 면적의 반사경과 렌즈가 요구되지 않기에 오히려 램프를 작게 만들거나 혹은 디자인의 자유도가 높아진 측면이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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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로 들어오면 고급승용차로서의 차별성이 오히려 강하게 느껴진다. 등급 별로 다르긴 하지만, 상위 트림에서는 리얼 우드 패널이 사용되는 것뿐 아니라, 크러시 패드와 도어 트림 패널 등에 가죽 소재가 풍부하게 사용된 것일 바로 높은 품질감을 형성한다. 게다가 센터 페시아에 사용된 아날로그 시계는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라고 알려진 곳의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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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양측에 있는 벤틸레이션 그릴은 중앙과는 다른 높이로 설정돼 있는데, 이로써 중앙의 디자인 이미지를 강조함과 동시에 크러시 패드의 전반적인 이미지가 깔끔해 보이는 효과를 낸다. 좌, 우측의 벤틸레이션 그릴이 크러시 패드 상부에 통합된 이미지로 정돈돼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크러시 패드의 이미지가 좌우로 자연스럽게 도어 트림 패널로 연결되고 있다. 과거에는 도어 트림과 크러시 패드를 연결감을 주기 위해 소위 ‘랩 어라운드 디자인(wrap around design)’ 즉 곡면으로 도어 트림 패널과 크러시 패드를 연결하기도 했지만, 그 경우 오히려 도어 트림 패널의 형상이 부자연스럽게 만들어지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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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K9은 그런 방법 대신 시각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디자인 기법을 썼다. 그로 인해 도어 트림 패널의 디자인이 매우 기능적이면서 적절한 공간을 제공해 주고 있다. 재료로 쓰인 가죽과 금속 부품의 정교한 질감도 세련된 이미지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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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전체로 본다면 새로 등장한 K9의 디자인은 캐빈의 비중 강조와 동시에 스포티한 이미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 같다. 사실 이 두 가지는 공존하기 어려운 특성이기도 하다. 그런데 과거에 국내 시장에서 고급승용차는 큰 캐빈에 보수적 이미지 일색이었다. 즉 성능보다는 권위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이 당연했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고급승용차는 어떤 이미지로 보여주느냐가 바로 차별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이 등장한 K9은 내/외장 디자인에서 글로벌 수준의 품질을 확보함과 동시에, 디자인 성향에서는 보수적 성향과는 확연한 대비를 보이는 스포티함을 부각시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커다란 캐빈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실물로 볼 때는 개성이 드러나지만 사진만으로는 개성이 어필되지는 않은 것 같은 인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에쿠스와 대조를 이루는 차량이 나왔다는 점이 국내의 고급승용차 시장 또한 다양화를 향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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