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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크로스오버(crossover) 디자인이란?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6-30 08:12:58

본문

자동차의 역할이 단지 이동수단이라는 의미에서 확대되어 일상의 한 부분을 공유하는 도구로 자리 잡게 된 것은 거의 자동차의 역사 초기에서부터라고 하여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자동차라는 대상이 단지 ‘기계’로써의 의미보다는 생활의 도구로써의 역할이 더 큰 이유이기 때문이다.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생활’의 외양은 고정 불변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시간이 흐르고 산업활동과 경제의 구조가 변화됨에 따라 사회 구성의 가장 기초적인 단위인 가정과 가족의 모습 또한 변화되어가고, 이것은 그 사회의 평균적인 생활양식을 바꾸어 놓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정과 가족의 변화는 다시 그 사회를 구성하는 세부 요소들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31078_3_1.jpg이러한 이유 때문에 어느 국가나 사회에서든지 그 사회의 구성원들의 생활 양식을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도구들을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그들 중 자동차는 주택이나 의복 등의 물건들이 가진 시간적 역사에 비해 매우 짧은 연륜을 가지고 있지만, 오늘날의 이동 지향적 생활패턴에서 가장 대표적인 생활 도구로써 자리잡고 있다 하겠다.

재래적인 개념에서 제품을 비롯한 자동차와 같은 상품의 마케팅에서는 특정 제품을 ‘누가’ 사용할 것인가가 중요한 요소였다. 그것은 사용자와 구매자가 일치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일 때의 최우선적인 고려사항이기 때문이다. 경제 활동의 근본이 가장에게 있는 전통적인 가정의 형태에서는 가족들의 생활은 가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맞벌이 가정의 증가와 아울러 가족 구성원들 각자가 모두 크고 작은 사회 활동에 관계를 가진 오늘날의 가정에서는 가장이 모든 가족 구성원의 활동을 결정하고 통제하는 시스템은 오히려 가족 구성원의 결속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가족의 구성원의 주중과 주말의 생활 패턴을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화시켰으며, 이에 따라 운송수단으로써의 자동차 역시 변화를 요구받기에 이르게 된 것이다.

가족을 위한 자동차의 개념에서 실내공간은 더없이 큰 비중을 가지는 요소이다.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적절한 공간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의 크기는 차체의 형태와 상관없이 가족용 차량의 공통적인 조건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실내공간의 개념 역시 가족간의 생활 패턴 변화와 함께 이제까지와는 다른 관점에서 고찰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종래의 ‘가족용 차량’의 개념에서는 운전자는 대부분 가장이며, 그 나머지 가족 구성원들은 단순 탑승자가 되는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서는 물리적 공간의 크기가 거주성(居住性)의 최우선적 요소가 되며, 정(停)적인 개념의 공간 확보가 중심 개념이 된다. 그 대표적 사례가 중형급(일반적으로 축간 거리[Wheelbase] 2700mm내외)의 가족용 세단(sedan)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이 승용차에서 가족의 개념을 가장 높이 배려한 유형으로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의 생활에서의 활용은 그렇지 않다. 가장의 출퇴근 시에는 가족용 차는 거의 가장 한 사람만을 위한 차량이 되며, 주말이 되어 가족 구성원 모두가 모이는 때에만이 ‘가족용’으로 쓰이게 된다.

맞벌이 가정의 증가에 의한 경제 활동 인구 증가와 가구 당 수입의 증가로 세컨드 카(second car)의 개념이 일반화되자 차량의 구매 유형이 ‘누가 쓰는가’에서 ‘어떻게 쓰는가’로 변화되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 그것이다. 이에 따라 가족용 차량의 개념이 단지 '함께 타는 것'에서 '함께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장소'로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차량에 장착된 장비의 변화로도 나타난다. 이미 레저활동의 대중화로 서구에서는 보편화된 RV(Recreational Vehicle)차량의 개념은 실제로는 거의 버스(bus)정도의 커다란 차체를 가지고, 숙박이 가능한 침구와 주방을 갖춘 일종의 캠핑(camping) 차량이었다. 이러한 차량의 개념이 소형화되면서 이미 다른 특성을 가지고 발전한 미니 밴 이나 SUV(Sports Utility Vehicle) 형태의 차량에 복합되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RV차량의 공간개념이 소형화 된 차량에 적용된 차량에서는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앞․뒤 좌석에서 각각 다른 방송을 청취할 수 있도록 설치된 별도의 라디오 카세트 플레이어와, 최근에는 별도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1대 이상의 TV의 설치가 그것이다. 또한 대가족 제도에서 가족용 차량은 다수의 구성원을 모두 수용해야하는 구조였으나, 가족 구성원이 보다 소단위 화 된 4~5인으로 변화됨에 따라 5인 정도의 승차 정원으로도 모든 가족 구성원의 탑승을 만족시키게 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사례와 같이 경계를 가지지 않고 성격이 복합된 차량의 유형을 가리켜 ‘넘나듦’ 이나 ‘경계의 모호’의 의미로 크로스오버(crossover)라는 용어로 부르게 되었다.

거주성의 개념 역시 변화되어 절대적인 수치상의 크기가 우선되는 공간 확보에서, 공간의 활용과 그에 따른 상대적 공간 확보 중심의 개념으로 변화되었다. 이것은 차체의 외형 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쳐서 절대 공간 확보 지향의 상자형 미니 밴(mini van)이나 미니 버스(mini bus)형태의 스타일에서 벗어나 보다 개성적이고 부피감을 줄인 형태, 즉 승용차와 미니밴의 절충적인 크로스오버의 경향으로 연결되었다.

31078_4_1.jpg차량의 기능성에서도 7~9인의 다수의 인원수용 기능을 강조하던 것에서 4~5인 이하의 가족들이 넉넉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음을 강조하는 추세이다. 좌석의 구조와 배치가 탑승 인원을 늘리기 쉬운 단순한 벤치(bench)형 시트를 가변성이 비교적 적은 형태로 배치했던 미니 밴의 레이아웃(layout)과 스테이션 웨곤(station wagon)에서 뒷좌석 이후의 화물실에 뒤를 보고 앉을 수 있는 별도의 3열 시트(third seat)를 설치하여 승차 정원을 7명까지 늘린 것 등이 90년대 중반까지의 대가족 단위의 유형을 반영한 차량의 형태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좌석 배치는 단순한 탑승에만 중점을 둔 자리에 앉기만 할 뿐의 것으로, 정적인 개념의 거주이다. 이것은 탑승자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시킬 여지가 없는 소극적인 개념의 것이다.

차량 보유가 증가하고 아울러 세컨드 카의 개념이 보편화됨에 따라 차량의 구매 목적이 과거와 같이 단순한 이동수단으로서가 아니라, 비록 적은 인원이지만 가족 구성원 모두가 타는 차량을 가족들 간의 공유시간을 가지기 위한 것임에 자동차 메이커들이 주목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개념의 차량의 개발이 증가함에 따라 많은 수의 핵가족 가정이 주말에 자동차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자연스러운 유대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크로스오버의 유형은 이미 우리나라의 자동차에서도 다양하게 나타나 있다. 이미 1993년도에 발표된 스포티지(Sportage)는 그 당시에 전 세계적으로도 유사한 성격을 찾아보기 어려운 개척자적인 성격의 차량이었다. 지프(Jeep)로 대표되는 SUV는 주로 비포장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으로만 인식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격에 도시형 승용차의 성격을 동시에 포함시켜 새로운 개념의 차량이 나오게 된 것이었다. 그 뒤로 여러 메이커들이 그와 유사한 성격의 소형 SUV를 내놓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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