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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산업디자인의 꽃, 자동차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8-07-02 11:16:18

본문

자동차는 패션과 건축, IT기술 등 오늘날의 거의 모든 기술이 집약되어 있으며, 그로 인해 오늘날의 감성과, 기술, 그리고 문화를 대표하는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특성을 가진 자동차의 디자인은 어떤 조형적 속성을 가지고 있을까?

 

글 / 구상 (국민대학교 자동차 운송디자인학과 교수)


흔히 자동차를 가리켜 ‘산업디자인의 꽃’ 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것은 자동차의 디자인이야말로 모든 제품들의 디자인 중에서 가장 우리들의 감성에 어필되는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동차 이외의 다른 제품들은 감성에 어필되는 형태를 갖고 있지 못한 것일까? 실제로 자동차 이외의 제품들을 살펴보면, 놀랍게도 그들 대부분이 단순한 상자 형태로 이루어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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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우리가 거의 날마다 들여다보는 TV가 그렇고, 컴퓨터, 냉장고, 세탁기, 오디오 등은 물론이고, 장롱과 책꽂이, 책상 등의 물건들은 일견 복잡한 형태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상자의 모양에서 변형되어 만들어진 것임을 발견할 수 있다. 게다가 우리들 대부분이 일하며 살고 있는 건물과 아파트 역시 상자 모양이다. 이처럼 우리는 상자의 형태 속에서 상자 형태의 물건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우리들이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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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앞서 살펴본 상자형 제품들과 자동차의 가장 큰 차이점은 모든 종류의 자동차는 그 모양이나 크기에 상관없이 ‘움직인다’ 는 공통점을 가진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스스로 움직여 기능을 수행하는 제품의 형태는 그렇지 않은 제품, 이를테면 오디오나 TV 등과 같이 고정된 위치에 놓여서 사용되는 제품들의 상자 형태와는 필연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거기에 다시 속도(速度)가 더해진다면, 이제는 그 효율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유선형(流線型; streamlined shape)이 필요해진다. 즉 ‘움직인다는 것’과 ‘속도’는 형태를 변화시키는 근본적인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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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자동차는 고속주행 시의 저항과 실내공간의 확보라는 두 요소를 절충(折衷)하기 위하여 유선형(流線型)을 가진다. 유선형 디자인은 자동차에서는 스타일 문제이기 이전에, 물리적 저항을 완화시키는 기능적 형태이며, 속도를 가진 존재임을 이야기해주는 은유적(隱喩的) 형태언어(形態言語)이다. 이러한 유선형은 차체 디자인에서의 추상성(抽象性)을 높여주는 요소이다. 그러나 유선형이 사용되지 않은 박스형 차량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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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제품의 기능에서 물리적 기능만을 중심으로 생각하던 종래의 기능주의적 사고방식에서, 스타일(style)에 의한 심리적 효과도 제품이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사고가 자동차 디자인에서 설득력을 가진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명제는 물리적 기능을 전제로 하는 진리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기능이 같다면 형태도 동일한가?’라는 물음은 기능만으로는 제품형태의 다양성에 대해 설명하지 못한다. 이것은 제품의 형태결정요인은 물리적 기능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즉 제품이 주는 만족감은 물리적 기능에 의해서만 얻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리적 기능 이외의 조형요소에 의한 만족감까지 포함된다면, 제품의 형태는 사용자가 가지는 즐거움에 따라 변화된다.(Form follows fun) 기본적으로 같은 기능을 가진 자동차가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제품의 기능이 단지 물리적 기능만을 가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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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어 말하면 기능적으로 잘 달리거나 작동되더라도 조형적 감성이 없다면 생명력을 가지지 못한 제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이라는 입장에서 본다면, 회화나 조각품과 같은 감상용(感想用) 제품(?)에서부터 자동차와 같은 승차용(乘車用) 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조형의 원리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형작업으로써의 디자인의 개념은 단지 차갑고 무거운 기계를 예쁘게 ‘장식’하는 개념의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용적이고 튼튼하며 합리적인 제작방법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가치 있는 제품을 창조하는 종합적 과정이 되는 것이다. 다만 디자인은 회화나 조각과는 달리 공업적인 방법을 통해서 대량생산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오늘날의 자동차는 역설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닌지도 모른다. 그것은 바로 ‘상상력’과 ‘꿈’에 의해 우리들의 자동차에 대한 감성이 더 새로운 것을 찾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21세기 오늘날의 자동차 디자인은 그런 의미에서 단지 눈에 보이는 형태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상상력과 꿈의 세계를 현실화시키는 수단으로써, 자동차 디자인은 가장 조형적인 디자인 영역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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