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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국민대학교 자동차 운송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개성을 강조한 소형 해치백 클리오의 등장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kookmin.ac.kr)
승인 2018-07-04 09:37:34

본문

르노의 소형 해치백 승용차 클리오(Clio)가 5월부터 시판되고 있다. 판매 댓수로만 보면 6월까지 두달 간 1300여대가 팔렸다. 국내에 판매되는 모델은 2013년에 등장한 4세대를 부분변경 한 모델로, 르노삼성자동차의 태풍 엠블럼 대신 프랑스 르노의 다이아몬드 형상의 배지, 이른바 로장주(Losange) 엠블럼을 달고 공식적인 르노 모델로 도입된다. 로장주는 마름모꼴 형상이나 다이아몬드 형태를 의미하는 불어인데, 영어로는 lozenge라고 표기된다. 현재의 르노 엠블럼 디자인은 1992년부터 쓰였고, 르노의 역사 120년동안 일곱 번째로 바뀐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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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는 르노의 대표적인 앞 바퀴 굴림 방식의 소형 해치백 승용차인데, 1세대 모델은 1990년에 처음 등장했다. 그 당시의 유행에 따라 약간 직선적인 형태에 간결하고 단단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해치백 승용차가 보편적인 유럽 시장에 맞추어 당연히 3도어와 5도어 모델 엔진도 1.1리터부터 1.3, 1.5, 1.6, 1.7, 1.8리터 가솔린, 그리고 디젤 1.7과 1.9 등 정말로 다양한 모델 구성을 가지고 있었다. 1세대 모델은 약간의 변경을 거치면서 1998년까지 시판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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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에 나온 2세대 모델 클리오 II는 프랑스에서는 2005년까지 시판됐는데, 좀 더 둥글둥글한 차체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고, 역시 3도어와 5도어 모델에 다양한 엔진 구성을 가지고 있었다. 2세대 모델은 얼핏 현대자동차가 유럽 수출전략모델로 2002년부터 시판했던 클릭(Click)을 떠올리게 한다. 클릭은 클리오와 차체 디자인 이미지와 이름의 어감도 비슷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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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II는 2001년에 좀 더 강렬한 인상의 얼굴을 가진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 나오는데, 이건 1998년에 르노가 발표했던 매우 전위적 디자인의 콘셉트 카 벨 사티스(Vel Satis)의 디자인과 비슷했다. 이후 르노는 전면에서 로장주 엠블럼을 강조하는 디자인을 유지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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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는 3세대 모델 클리오 III가 나온다. 클리오 III는 르노와 닛산의 합병 이후 닛산 B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된다. 이 플랫폼은 닛산의 큐브, 블루버드 실피, 쥬크 등에도 사용된 플랫폼이다. 클리오 III 역시 좀 더 강렬한 얼굴로 2009년에 바뀐다. 이 디자인은 고성능 RS 모델을 위한 것이지만 전반적으로 강한 인상을 추구하는 디자인 경향에 따른 것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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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13년에 4세대 모델이 나온다. 4세대 모델 역시 전면에서 로장쥬 엠블렘을 크게 강조한 디자인으로 나왔는데, 이 디자인 역시 콘셉트 카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르노는 다른 양산 메이커들과는 달리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는 디자인을 추구해왔는데, 2010년에 내놓은 콘셉트카 DeZir에서는 특히 강렬한 인상을 내세웠다. 이런 디자인 특징은 프랑스의 예술적 감성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다른 유럽이나 미국의 대중 브랜드, 가령 폭스바겐 이나 포드 등에서는 브랜드의 통일성보다는 각 차종의 개성을 강조하는 디자인 전략과는 약간 다른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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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출시되는 르노삼성의 클리오는 처음으로 로장쥬 배지를 달고 출시되는 첫 르노의 차라는 점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감성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클리오의 차체 측면 디자인 이미지는 역동성을 강조해서 해치백 소형차의 감성보다는 르노라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더 강조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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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국내 시장은 해치백의 무덤이라고 까지 불릴 정도로 해치백이 안 팔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잘 팔리는 해치백 승용차 골프는 해치백이 아니라 ‘골프’ 이기 때문에 잘 팔린다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해치백이어서 안 팔리는 게 아니라, 매력적인 해치백이 없기 때문에 잘 팔리지 않는다는 말이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그런 국내 소형차 시장에서 르노 클리오는 해치백 소형차이기보다는 ‘개성있는 클리오’ 로 어필되고 싶은 지도 모른다. 적어도 로장쥬 엠블렘을 전면에 크게 붙인 클리오의 이미지는 단지 소형 해치백 승용차로 보이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에서 클리오가 골프에 이은 또 다른 해치백이 아닌 해치백(?)의 주인공이 될지를 기다려보자.

 

글 / 구상 (국민대학교 자동차 운송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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