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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쉐보레 이쿼녹스와 새로운 듀얼 포트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8-08-01 17:15:32

본문

쉐보레 이쿼녹스(Equinox)의 첫인상은 현대 투싼이나 기아 스포티지와 겨룰만한 차급 이라는 느낌이다. 대체로 스포티지가 직선적이라면 투싼은 좀 더 부드러운 인상인데, 쉐보레가 내놓은 이쿼녹스는 차체 측면 이미지는 투싼에 가까운 도시형 차량의 부드러운 선을 쓰면서도 전후면의 인상은 약간은 직선적인 날카로운 인상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투싼과 스포티지를 절충한 것 같은 인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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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달라진 전면의 라디에이터 그릴의 공식이다. 쉐보레 브랜드의 전면부 디자인 공식은 이른바 ‘듀얼 포트(Dual Port) 라고 불리는 아래 위로 나뉘어진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이고, 이런 분리형 디자인을 바탕으로 해서 쉐보레 배지가 붙은 부분으로 차체색 라디에이터 그릴 리브가 굵게 지나가는 것이 쉐보레 브랜드 디자인 아이덴티티 통일의 방법이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쉐보레 차들이 중앙의 수평 막대를 중심으로 상하로 나뉘 그릴을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쿼녹스는 그런 틀을 깨뜨린, 아니 어쩌면 룰을 바꾼 것일지도 모르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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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의 슬림한 그릴, 물론 모양은 그릴처럼 생겼지만 공기흡입구가 만들어져 있지는 않으므로 ‘무늬’만 그릴인 셈이다. 거기에 쉐보레의 나비 넥타이 모양의 엠블렘이 붙고, 그 아래쪽 그릴이 별도의 독립된 형태로 크롬 몰드를 두른 육각형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그런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 좌우로 주간주행등이 들어간 샤프한 이미지의 헤드램프가 자리잡고 있다. 몇 년 전에 나온 모델 말리부에서부터 신형 크루즈나 스파크 역시 이처럼 아래쪽 그릴의 형태가 사각형에서 육각형으로 바뀌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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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현상의 하나는 최근의 여러 자동차 메이커들이 내놓은 새로운 디자인의 라디에이터 그릴의 형태들이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육각형을 쓰기 시작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깝게는 현대차가 그렇고, 미국의 포드 역시 육각형을 여러 차종에서 쓰고 있다. 심지어 머스탱까지…. 최근에는 아우디 마저도 육각형 그릴을 쓰기 시작하고 있다. 물론 이들 브랜드의 육각형은 세부적인 형태나 비례에서는 다르다. 그렇지만 육각형인 점에서는 같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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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쿼녹스는 실내 디자인에서는 최근의 쉐보레 차량들의 인스트루먼트 패널 디자인의 형태를 보여준다. 스타일적인 새로움보다는 실용적이고 무난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신형 크루즈나 스파크에서 보이는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디자인 유형을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어서 브랜드의 통일성을 준다고 설명할 수 있겠다. 결국 전반적으로 도심지용 준중형급 크로스오버 SUV 라고 성격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어마어마한 덩치의 SUV가 많은 미국의 도로 환경에서는 이쿼녹스 정도의 차량은 소형의 중저가로 팔리는 실용적 이미지의 디자인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쿼녹스의 뒷모습은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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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디자인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차량의 앞모습은 운전을 하건 길을 걸어가건 간에 마주 오는 차를 순간적으로 본다는 조건이 대부분이므로, 샤프하고 강렬한 모습이 설득력이 있다. 그래서 이쿼녹스 역시 마치 화살촉을 연상시키듯이 중앙으로 방향성이 모아진 라디에이터 그릴의 리브 형상 등으로 매우 역동적인 인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뒷모습까지 이런 식으로 강렬한 인상을 준 것을 보게 된다. 일반적으로 앞 차의 뒷모습은 앞 차를 따라가면서 어쩔 수 없이 오랫동안 보아야 한다는 조건을 고려한다면, 강렬한 인상보다는 균형적이고 온화한 인상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런데 이쿼녹스는 뒷모습 역시 매우 강한 표정을 보여준다. 만약 이쿼녹스의 구입을 고려하고 있는 소바자가 앞에 있는 이쿼녹스의 뒷모습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사야겠다는 결심을 하도록 하려면, 강한 이미지보다는 ‘매력적이고 균형적’ 이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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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큰 SUV들의 천국인 미국에서는 이쿼녹스 정도의 차량은 조금은 강한 이미지를 하고 있어도 상대적으로 순화돼 보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경쟁사에서 내놓은 세련된(?) 디자인으로 다듬어진 고만고만한 SUV들로 메워진 한국의 거리에서는 이쿼녹스의 강렬한 앞뒤 이미지는 사람들을 망설이게 할지도 모른다. 이쿼녹스는 크지 않은 SUV 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마냥 싼 값의 차는 아니기에, 브랜드를 강하게 내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세련된 디자인이 더 중요하다. 같은 디자인이라도 ‘환경’에 따라 상대적 가치가 달라지는 건 분명한 것 같다. 

 

글 / 구상 (국민대학교 자동차 운송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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