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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픽업' 트럭과 '그냥' 트럭의 차이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8-08-29 11:56:02

본문

미국은 픽업의 나라 라고 할 법하다. 픽업 트럭들이 정말로 대중적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의 모든 가정이 픽업 트럭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대도시가 아닌 곳에 사는 사람들, 특히 농촌에 사는 사람들은 세컨드 카(second car)나 서드 카(third car) 정도로 픽업을 한 대씩은 가지고 있다. 심지어 출퇴근용으로 픽업 트럭을 몰고 다니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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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픽업이 대중적인 이유는 픽업의 실용성 때문이다. 요즘은 문이 넷 달린 이른바 쿼드라 캡(Quadra cab) 이라고 이름 붙은 4인승 픽업도 많이 나오지만, 적재함에 짐을 실을 수 있다는 장점은 어떤 종류의 차량과도 비교되기 어려운 픽업 만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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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미국 사람들은 픽업의 이러한 실용성을 이리도 좋아하는 걸까? 짐 실을 일이 그렇게 많단 말인가? 그런데 그에 대답은 사실 ‘그렇다’ 이다. 미국에서는 짐 실을 일이 의외로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가구를 사거나 가전제품을 사면 배달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 배달하는 요금을 따로 내라고 한다면 ‘야박한 상술’이라고 결코 좋은 인상을 줄 수 없을뿐더러, 그 다음부터는 ‘그 가게’에는 가지 않는다. 어찌 보면 배달은 물건 판매의 일부인 것이 우리의 자연스러운 ‘문화’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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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 아무리 고가의 냉장고를 샀더라도 배달은 별개의 문제이다. 가게에서는 물건을 진열하고 판매를 할 뿐이지 그 물건을 가져가는 것은 전적으로 물건을 산 사람이 알아서 할 일이다. 만약 배달을 원한다면 별도의 배달 요금을 내야 한다. 이런 문화적 차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대도시가 아닌 지역에서 픽업은 거의 생활의 필수품과도 같이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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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픽업 트럭들은 대체로 엔진이 6기통에서 8기통에 배기량은 3,000cc에서 8,000cc에 이르는 엄청난 크기이다. 그것도 가솔린 엔진이다. 미국에서는 경유의 가격에 환경부담금이 포함된 이유로 가솔린보다 비싸서, 정말로 대형 트럭이나 버스가 아니라면 웬만해서는 가솔린 엔진을 쓴다. 그러다 보니 픽업 트럭들은 대부분 가솔린 엔진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고성능 픽업들도 있어서 10기통 8,000cc라는, 우리 기준으로는 상상이 안 되는 크기의 가솔린 픽업들도 있다. 물론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고 유가의 영향으로 디젤이나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픽업들도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덩치 큰 픽업트럭들의 적재량은 1톤이 채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1톤 트럭이 대개 2,500cc의 디젤 엔진을 탑재하는 것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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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픽업 트럭이 나왔었고, 지금도 나오고 있다. 1975년에 브리사(Brisa) 승용차의 픽업 모델이 나왔었고, 최초의 고유모델 승용차였던 포니(Pony) 역시 픽업으로 개발되어 시판됐었다. 이들 두 차종은 그 당시에 상당히 대중적으로 쓰였는데, 픽업이라는 이름 대신 ‘용달차’라고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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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980년대 초에 오늘날의 1톤 트럭의 시초가 됐던 ‘봉고’ 트럭이 나왔었다. 봉고 트럭은 ‘픽업’ 트럭이 아닌 ‘그냥’ 트럭이다. ‘픽업’ 트럭과 ‘그냥’ 트럭의 차이점은 바로 적재함의 구조이다. 픽업 트럭 역시 프레임 위에 캐빈과 적재함을 얹은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적재함과 캐빈이 일체감 있게 디자인되어 있고 적재함 뒷면에만 게이트(gate)가 있다. 그렇지만 1톤 트럭은 적재함의 양 옆과 뒤 모두 세 방향으로 게이트가 열리는 구조이면서 차체와 별개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픽업 트럭은 적재함 뒷면에만 게이트가 있고, 측면은 차체와 일체감을 가진 형태로 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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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국산 픽업 트럭은 렉스턴 스포츠가 유일하다. 물론 차체와 일체감 있게 디자인 된 적재함을 가지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픽업 트럭은 단순한 화물차로 보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날에 우리가 만나보는 픽업 트럭은 보다 다양한 목적에 쓸 수 있는 실용적인 차량이라는 의미에 좀 더 다가선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구상 (국민대학교 자동차 운송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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