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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차의 디자인 리뷰가 필요한 이유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7-28 08:12:22

본문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량은 세계 5위이다. 이제는 누가 뭐래도 적어도 생산량에 있어서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고, 품질이나 디자인의 수준도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마다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작금의 국내의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얼마나 독창적이고 소비자들이 선호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해 내느냐이다. 사실 이러한 분위기는 최근에 와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지만 필자가 국내 자동차 메이커의 실무 디자이너로 근무하던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메이커의 분위기는 전혀 이렇지 않았었다.

그 때는 설계부서에 근무하는 엔지니어들은 물론이고, 경영진들조차도 디자인을 ‘추가의 비용이 들어가는 장식품 개발’ 정도로 여겼다. 디자인에 대한 생각이 이런 수준이었으니, 체계적인 디자인의 개발과 반영이 이루어질리 만무했고, 디자인의 결정도 경영자의 취향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다반사였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주먹구구로 결정된 디자인의 차가 잘 팔려 나가면 경영자의 안목이 뛰어난 것이었고, 반대로 시장에서 호응을 얻지 못하면 디자이너들은 ‘죽일 놈(?)’으로 매도되곤 했다. 게다가 경영진들 중에는 ‘차는 엔진만 좋으면 그만이지 디자인이 무슨 필요냐?’는 식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의외로 많았었다.

그 시절에는 정말로 ‘못생긴 차’가 나와도 팔렸다. 만드는 사람들도 어떤 게 ‘잘생긴 차’ 인지 정확히 몰랐고, 소비자들도 차가 못생긴 게 무엇인지 몰랐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의 안목은 자동차 메이커의 경영자들보다 한 수, 아니 한 열 수 쯤 위에 있고, 시장에는 ‘잘생긴’ 수입차들이 넘쳐나고 있다. 아니, 국내 수입 여부와 상관없이 잠깐만 인터넷을 뒤져도 다른 나라의 차들이 어떤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회장님 맘에 드는 디자인’으로 차를 개발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서는 ‘자살행위’인 시대가 되었다. 세상이 달라진 것이다.

필자는 ‘회장님들의 안목’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 메이커의 경영진들은 물론 자동차의 전문가들이다. 그런데 사실은 메이커를 ‘경영’하는 분야의 전문가들이지 자동차디자인의 전문가는 아니다. 반대로 실무 디자이너를 데려다 놓고 자동차메이커의 해외공장건설투자에 대한 결정을 하라는 것은 누가 봐도 어리석은 일이다. 같은 이치로 경영자가 디자이너들에게 감 놔라 배 놔라 하면 자동차는 이상한 모양이 되기 시작한다. 경영자는 디자이너들이 만든 결과물이 메이커가 장기적으로 지향해야 할 경영전략에 입각해서 합리적인 과정을 거치고 있는지를 살펴서 그것의 진행여부를 결정하면 그만인 것이다. 경영자에게 스케치 평가를 해달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자동차 디자인은 창의성이 크게 요구되는 고도의 전문적인 활동이다. 오늘날 세계 자동차 디자인을 이끌어가는 이탈리아의 코치빌더나 슈퍼스타 디자이너들은 누구도 따라 오지 못할 독창성을 가장 큰 무기로 삼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슈퍼스타 디자이너들은 물론 뛰어난 직관(直觀)과 일필휘지(一筆揮之)의 독창성으로 세계인들이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 내지만, 한편으로 수만 개의 부품과 첨단기술이 요구되는 자동차는 그 어느 종류의 제품보다도 객관적이고 논리적이며,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의해 가장 아름다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하는 제품이다.

최근에 와서 급격한 성장을 했고, 이미 자동차산업의 규모 면에서 우리나라를 앞서버린 중국의 자동차산업은 아직까지는 갈 길이 멀다. 그것은 중국의 자동차메이커들이 만들어 내는 차들의 디자인이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최근의 중국산 자동차의 디자인을 보면 필자가 언급했던 1980년대의 우리나라 자동차 메이커의 주먹구구식 디자인 개발을 다시금 보고 있는 느낌이다. 중국이 기술적으로나 양적으로 많은 성장은 했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닌 것이 바로 자동차디자인이다. 그래서 자동차산업과 자동차디자인이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비단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에게도 더 절실한 문제일지도 모른다.

이제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도약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과 자동차디자인이 넘어야 할 과제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지금의 중국산 자동차들을 보면서 20년 전의 우리를 떠올리듯,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우리의 차들을 보면서 그들의 1960년대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필자의 말은 우리나라의 차들의 디자인이 선진 자동차공업국가들보다 감각적으로 뒤져있다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1960년대를 이야기 한 것은 자동차의 차체 스타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디자인의 발전 단계를 말하고자 한 것이다.

오늘날의 우리에게 자동차디자인을 바라보는 시각과 체계적인 평가에서 아직은 해야 할 일이 많다. 요즈음에 나오는 우리나라의 신형 차들은 매우 훌륭하다. 스타일의 세련됨이나 완성도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했고, 해외에서도 상당부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멋들어진 국산 신형 차들을 보면서 세련되고 잘 만들어졌지만, 어딘지 모르게 ‘2%’ 부족한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외국 메이커의 차들이 완벽하다는 뜻은 아니다. 모두가 나름의 한계가 있고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그것을 가능한 한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완성된 디자인에 대해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비평(批評)과 그에 대한 대안(代案)의 제시가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 어려운 것이 바로 이런 비평이다. 어느 차의 디자인에 대한 비평을 한다면 ‘감히 네가 내 디자인을 평가 하냐?’ 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 우리의 정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비평은 사실상 무조건적인 비판과는 명확히 구분되어야 하고, 또한 대안의 제시가 없는 막무가내의 깎아내리기 식 비판 역시 지양(止揚)되어야 한다. 합리적인 비평과 그에 대한 대안의 논의가 있어야만 창조적인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우리가 중국의 차들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되는 것은 그들의 디자인이 객관성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딘가 모르게 편향적(偏向的)이고 주관적(主觀的)이며, 촌스러운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눈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그 단계는 넘어선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우리의 차들을 구미의 메이커들이 보면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바로 그것이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비평이 필요한 이유인 것이다.

지금의 우리는 중국보다는 세련된 디자인을 하고 있지만, 여기서 한 단계 더 올라서야 할 것이다. 필자가 그것을 위한 작은 초석을 놓고자 한다. 물론 필자의 비평이 필자의 주관에 불과한 것이라고 비난을 받을 수도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특정 메이커나 차량을 필자의 마음 내키는 대로 평가하려는 것이 아니다.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자동차디자인에 대한 관찰과 분석을 통해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이끌어 내고, 그것이 보다 나은 단계로의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필자는 9년여를 실무 디자이너로써 일을 했고, 메이커를 떠나 야인(野人)으로 다시 10년을 일했다. 여기에서 필자가 야인(野人)이란 말을 한 것은 자동차 메이커에 속하지 않은 디자이너라는 의미이다. 자동차 메이커에 속한 인하우스 디자이너(in-house designer)와 아웃사이더 디자이너(outsider designer)는 그 시각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지금도 필자는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의 디자인에 대한 선행연구를 의뢰받아 수행하고 있지만, 인하우스 디자이너일 때보다 보다 객관적(客觀的)이고 거시적(巨視的) 입장에 서서 바라보게 된다.

지금까지 진행해 왔던 주간 단위의 담론 연재와 아울러, 한달에 한번 정도 국산 자동차의 디자인에 대한 리뷰를 통해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생각들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그것을 통해 우리나라의 자동차디자인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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