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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획일성과 통일성의 차이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8-10-10 10:58:14

본문

자동차의 여러 속성 중에서 최근에는 디자인 아이덴티티(design identity)가 메이커나 소비자 모두에게 큰 관심거리이다. 요즈음의 차들은 성능이나 연비 같은 기술적 차별성이 중요한 특징이지만, 소비자들에게는 디자인의 차별화 또한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그것은 내 감각과 이미지에 맞는, 또는 내 개성을 강조할 수 있는 감성과 스타일을 가진 차를 골라서 선택해야 한다는 것으로 사람들의 판단 기준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글 / 구상 (국민대학교 자동차 운송디자인학과 교수)


그런 의미에서 각 메이커나 브랜드 별로 고유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가지는 게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또한 많은 자동차 메이커들이 디자인을 통일성 있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모든 자동차 메이커들이 통일성 있는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가령 미국의 포드나 일본의 토요타는 전반적으로 각 차종의 개성을 강조하지만, 전체적인 통일성을 추구하지는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은 다양성 속에서도 각 메이커 별로 어느 정도 구분되는 인상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결국 이것은 통일성을 어떤 방법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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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획일과 통일 이라는 구분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가령 군인들의 군복은 획일성(劃一性, uniformity)이 강하다. 개인 별 신체에 맞추어 옷의 크기는 다르게 고쳐 입더라도 옷의 형태와 구성요소는 모두가 다 똑같은 것을 입기 때문에, 개인보다는 집단이 강조된다.


그러나 통일성(統一性, unity)은 각 개인의 개성을 살리면서 전체적으로는 집단의 이미지를 가지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붉은 악마’ 응원단들은 사람들마다 서로 다른 옷을 입더라도 색은 모두 빨간색으로 통일한다. 이것이 바로 통일성의 사례이다. 영어로 표현한다면 Unity in Variety, 즉 다양성 속의 통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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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서도 브랜드의 성격에 따라 차종 별로 다양한 기능과 특징을 가진 디자인을 추구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통일성을 추구하되, 개성을 최대한 살리는 사례를 볼 수 있다. 고급 브랜드는 차종과 상관 없이 고급승용차라는 집단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령 ‘벤츠’라고 하면 세부적으로는 C클래스와 S클래스의 구분은 되지만, 집합적으로 ‘벤츠’ 이다. 소비자들에게는 어떤 모델을 타든 고급 브랜드로서 ‘벤츠’의 동질성이 더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또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전체적인 이미지는 통일성을 추구하더라도 최소한 그 차량의 등급에 맞는 이미지 구분은 되도록 하면서 고급 브랜드의 모델 라인업을 정리한다. 사진에서 보듯이 벤츠의 C, E, S 클래스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거의 같은 디자인이지만, 헤드램프의 크기와 디자인은 서로 다르게 디자인해서 구분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물론 최근의 벤츠 모델들은 구분이 어려울 때도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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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대중 브랜드 폭스바겐은 시로코(Sirocco)나 아르테온(Arteon), 티구안(Tiguan) 등의 모델은 모두 같은 폭스바겐 브랜드이지만, 서로 구분되는 이미지이고 전혀 다른 특성을 지닌 소비자를 지향한다. 그래서 폭스바겐 브랜드보다는 각 모델별 개성을 더 강조한다. 실제로 시로코와 아르테온은 지향하는 스타일의 방향이 크게 다르다.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계층이기 때문이다. 시로코는 역동적이면서 개성 있는 차를 원하는 계층을 지향하지만, 아르테온은 그렇지 않다. 만약 이러한 두 계층에게 폭스바겐 브랜드의 공통적 통일성을 추구한 상품을 제시한다면, 둘 중 어느 한 차종은 실패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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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차별화의 예는 다른 대중 브랜드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포드의 머스탱(Mustang)은 라디에이터 그릴에 포드 배지조차도 붙이지 않는다. 미국인들에게 머스탱은 포드차이기 이전에 그저 머스탱 이라는 모델일 뿐이다. 어쩌면 이것이 대중을 지향하는 브랜드의 방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대중적인 자동차는 브랜드보다는 각각의 모델들의 특징과 실용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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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를 절충한 경우도 있다. BMW는 자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둘로 나누어진 사각형으로 구성된 이른바 키드니(kidney)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통일된 기호, 혹은 아이콘으로 가지지만, 차종 별로 그 형태의 적용 방법이 다르다. 그릴의 테두리의 두께가 다르고, 무엇보다도 그릴의 가로와 세로의 비율이 달라서, 가령 대형 고급승용차 7시리즈는 그릴의 높이가 높은 반면,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i8는 날렵한 비례의 형태이다. 또한 소형 하이브리드 차량 i3는 각진 형태로 만들어 소형이면서 디지털적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같은 브랜드 BMW인 것은 알 수 있지만, 차량의 성격과 이미지는 서로 다르다. 통일은 했지만 획일적이지 않다.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한 개의 답을 찾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각 브랜드의 역사와 기술철학, 지향하는 소비자의 특성, 그리고 상품 개발 목표와 가치관 등에 따라 다양한 해결 방법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어떤 방법이든지 간에 공통적인 것이 있다면, 소비자가 원하는 자동차로서의 가치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사람들이 원하는 아이덴티티 중심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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