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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에어 스포일러의 디자인은 멋을 위한 것일까?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8-12-23 20:44:12

본문

1738년 스위스의 물리학자 베르누이(Daniel Bernoulli; 1700~1782)는 유체(流體)의 흐름을 관찰하던 중, 속도가 증가하면 유체의 압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발견하였다. 공기는 물체가 멈추어 있는 상태의 압력인 정압(靜壓; static pressure)과 그것이 움직일 때의 압력인 동압(動壓; dynamic pressure)이 있고, 이 둘을 합쳐 전체압력(全體壓力; the total pressure)이라고 한다.


그런데 물체가 멈추어 있거나 움직이고 있거나 간에 언제나 이 전체압력은 일정하다고 한다. 실험을 통해서 베르누이는 이러한 정압과 동압의 차이가 물체의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그 속도의 제곱만큼 증가하는 것을 알았다. 이것은 속도가 두 배로 되면 두 압력의 차이가 제곱 배로 커져 동압이 네 배로 감소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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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비행기의 날개에 적용시켜 본다면, 날개 면의 상하로 흐르는 서로 다른 속도의 기류에서 날개 아래의 직선적인 면 쪽의 기류보다는 위쪽의 굽은 면, 즉 공기가 움직이는 거리가 상대적으로 긴 쪽의 기류가 빨라져서 압력이 낮아지게 되므로, 날개는 압력이 낮은 위쪽으로 떠오르게 된다. 이 힘을 양력(揚力; lifting force)이라고 한다.


이러한 공기 중에서의 속도에 의해 차체와 공기흐름의 상호작용이 바로 공기역학이라는 개념이고, 그러한 개념을 응용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비행기의 날개이다. 비행기가 떠오르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림 중에서 위쪽의 것은 비행기에서의 윙 이고, 아래쪽의 그림이 포뮬러 레이싱 머신 차량에 설치되어 있는 윙의 개념이다. 보통은 포뮬러 레이싱 머신의 앞과 뒤의 커다란 날개의 모양으로 설치되어 있는데, 대개 포뮬러 레이싱 머신의 전체 무게는 운전자가 탑승하고 연료를 가득 채우면 약 680㎏정도라고 하는데, 앞․ 뒤 윙의 면적과 시속 300㎞에 육박하는 속도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지면을 향하는 양력 - 이것을 다운 포스(down force)라고 한다 - 은 무게로 따지면 약 1,400kg 가량으로, 경주용 차 무게의 두 배 가량 되므로, 이론적으로 레이싱 머신이 쉬지 않고 시속 300㎞로 달릴 수만 있다면 천장에 거꾸로 붙어서도 달릴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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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원리를 가진 윙(wing)과 스포일러(spoiler)는 혼동되어 이해되기도 한다. 윙은 그야말로 날개의 역학적 원리를 그대로 이용한 것이지만, 스포일러는 전혀 그렇지 않다. 스포일러는 문자 그대로 공기의 흐름을 흐트러뜨리는(spoil) 구조물이다. 일반적인 승용차의 차체 형태를 보면 전반적으로 바닥은 평평하지만(실제로 굴곡은 많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평평하다는 의미이다), 위쪽은 불룩한 형태를 하고 있다. 이것은 아래위의 기압 차를 일으키는 베르누이의 원리를 성립시켜서 고속에서는 차체가 떠오르게 만든다.


따라서 위쪽으로 흐르는 공기의 흐름을 흐트러뜨려서(spoil) 공기의 속도를 늦추어 차체의 아래위의 기압 차를 줄이거나 다운 포스를 얻는 것이 에어 스포일러(air spoiler)의 역할이다. 그러므로 에어 스포일러를 달면 차량 전체의 공기저항은 오히려 증가하지만 베르누이의 정리가 성립하지 않아 고속에서의 양력은 줄어든다. 그렇기 때문에 경주용 차량의 윙과 승용차의 스포일러는 전혀 다른 원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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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현실 속에서 시속 300km로 달릴 기회는 전혀 없는데, 그런 스포일러나 윙을 다는 것이 무슨 필요냐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것은 마치 올림픽에서 100미터 달리기 기록 0.01초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무런 가치도 없다고 단정 짓는 것과 같을 지도 모른다. 자동차경주에 도전하는 것이 기술의 발전을 이루는 유일한 목표는 아닐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중요하지만, 그것 자체가 목적은 아닐지도 모른다. 100미터 달리기가 단지 달리기 실력이 얼마만큼 인지를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능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에 도전하는 것이 듯, 자동차 경주와 경주용 자동차의 디자인은 자동차라는 대상을 통해 사람이 추구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 얼마만큼 인가에 도전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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