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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재활용과 자동차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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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8-18 08:29:42

본문

재활용이라는 말은 요즈음 가장 ‘유행’하는 단어들 중의 하나이다. 제품의 종류를 막론하고 재활용의 개념이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이 없는데, 작게는 우유팩에서부터 크게는 냉장고나 TV, 심지어는 자동차까지도 이 개념이 들어가게 된다. 제품의 기능이 전문화되고 형태 또한 다양화되고 고급화됨에 따라 사용되는 재료는 각 부품의 기능이나 구조에 따라 여러 가지의 것이 사용되고 있다.

표면재료의 사용에 있어서도 재료의 표면에 다양하고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표면처리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한 예로 과거에는 금속만이 가질 수 있었던 차가운 은백색의 질감은 이제 더 이상 금속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경량화와 원가절감이라는 이유 등으로 금속을 모방한 질감의 합성수지의 사용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합성수지는 오늘날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재료중의 하나이다.

경량화와 염가라는 이유 이외에도 합성수지는 그 가공성과 활용 가능성으로 거의 모든 제품들의 구조재와 부품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것은 또한 합성수지의 활용을 더욱 더 늘리는 이유가 되고 있다. 그런데 합성수지는 그 ‘편리함’ 만큼의 반대급부가 있기도 하다. 쉽게 쓸 수 있는 만큼 ‘버리기’는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 보편적인 지식이 되어버렸지만 합성수지는 자연분해가 상당히 곤란하다. 즉 ‘썩지 않는 다’는 것이다.

실제적으로 합성수지가 영구불변인 것은 아니지만 그 분해 속도가 인간의 시간 척도에서 볼 때 상당히 길고 느리다. 종류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완전분해가 되려면 50~100년 내외의 시간이 요구된다. 이것은 폐 부품들을 ‘그냥’ 땅속에 묻었을 때의 이야기이고, 만약 이 폐 부품들 다시 녹여서 쓴다면 횟수에 관계없이 거의 ‘무한정’으로 쓸 수 있다. 그런데 녹여 쓸 때 여러 종류의 수지들을 함께 섞어서 쓸 수는 없다. 수지의 종류별 물리적 특성도 다를뿐더러 용융(熔融) 온도도 서로 달라서 함께 가공이 곤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합성수지를 종류별로 나누어서 다시 가공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이 종류별로 구분해서 나눈다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31193_6.jpg한 대의 자동차를 구성하는 부품의 수는 차종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겠지만 대략 25,000여 개 정도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25,000 이라는 수치는 단위별로 뗄 수 있는 부품들을 위주로 계산한 수치이며, 배선용 전선이라든가 절연용 테이프, 또는 도료 등과 같이 숫자로 세기 어려운 재료들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폐기된 차량을 분해할 때 재료별로 구분해 종류를 나누는 작업은 자동화시킬 수가 없다. 로봇 같은 것이 대신 해줄 수도 없다. 분해한 부품을 구분해서 분류하는 작업은 사람이 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또다시 부딪히는 문제는 어떤 종류의 합성수지로 만들어졌는지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합성수지의 전문가가 아닌 이상 제품의 표면 상태와 질감 등으로 정확히 재질을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더구나 제품의 표면에 도장이나 도금 등과 같은 처리가 되어있는 경우는 더욱이 그러하다. 따라서 각 부품단위별로 재질의 표시를 하도록 국제적 협약이 만들어져 거의 대부분의 부품의 뒷면에는 재질에 대한 표기를 해 놓는 것이 요즈음의 추세이다.

그러나 합성수지를 이용하여 만든 제품들 중에는 재질의 특성상 재활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른바 열경화성 수지로 만들어진 제품은 제품이 성형되면서 열에 의하여 화학적 변화를 거치게 되므로, 다시 열을 가하여도 연화되지 않아 결국은 불에 태우거나 분쇄하여 전혀 다른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 차량용 부품 중에는 재떨이와 같은 실내 부품이 열경화성 수지로 만들어져 있으며, 전자제어 유닛의 기판, 전극 고정 기구, 그리고 합성수지는 아니지만, 그 부피가 상당한 차량용 타이어가 재활용이 불가능한 부품들이다.

사실상 타이어는 차량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점점 더 소비와 폐기가 늘어나며, 단순히 쌓아 놓기만 하여도 ‘산더미’가 되어버린다. 소각시킨다고 하여도 타이어 제조과정에서 고무를 강화시키기 위하여 첨가한 각종 화학성분들 때문에 유독가스가 발생하게 되므로 대체 연료로 쓰는 것에는 또 다른 공해를 유발시키게 되는 문제가 있다. 현재까지 나온 타이어의 재활용 방법 중 하나의 방법은 타이어를 폭 20㎜정도로 길게 잘라서 고무 로프(rope)를 만들어 화물 차량의 적재함에 화물을 고정시키는 부재로 쓰는 것이 가장 적은 추가 비용으로, 그리고 추가적 공해의 발생 없이 쓸 수 있는 것이다.

31193_7.jpg한편 현재는 거의 쓰이지 않는 재질중 하나인 림(RIM; Reaction Injection Molding) 범퍼 역시 재활용이 불가능한 재질이다. 한때 림 수지가 가지는 높은 탄력성 때문에 미국에서 충격 흡수용 범퍼로 널리 장착되기도 하였으나, 이제는 전혀 쓰이지 않는다. 국내에도 르망 승용차에 림 범퍼가 한때 장착되어 소개되기도 했었다. 림 재질은 성형 시 두 종류의 액체가 혼합되면서 경화되기 때문에 금형 내부에서 액체의 흐름이 원활해야 하므로 제품의 형상에서 ‘흐름’을 좋게 하려는 목적으로 줄무늬(groove) 형태를 많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보여주게 된다. 국내에 소개되었던 르망 승용차의 림 범퍼 역시 줄무늬가 많은 형태였으며, 림 범퍼의 사용이 절정이었던 1980년 초에서 중반까지의 GM의 승용차들에서도 ‘줄무늬’의 디자인을 많이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재질의 고유한 특성에 의하여 재활용이 불가능한 경우는 설계 시 사전에 고려하여 재 성형이 가능한 소재를 쓰도록 하면 폐기 이후 체계적으로 분류될 수만 있다면 재활용 비율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사용된 재료가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라고 하더라도 표면처리를 실시할 경우 재활용을 위한 추가 비용이 요구된다. 표면처리의 대표적 유형은 도장과 도금을 예로 들 수 있는데, 금속종류인 경우 용융(鎔融) 온도가 고온이므로 도료나 기타 도금 금속이 연소되거나 정제될 수 있지만. 합성수지에서 도료를 분리하기란 쉽지가 않다. 도료 역시 일종의 합성수지이므로 거의 동일한 재질로 보아야 하므로 분리는 어려우며, 이 경우 재활용되는 수지는 색채의 채도가 낮아지거나 약간의 강도 저하가 발생되기도 한다. 따라서 차량의 디자인 시 도장된 플라스틱 범퍼나 크롬도금 된 장식은 되도록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함에도 불구하고 차량의 상품성을 높이고 외관의 향상을 위하여 이러한 표면처리작업은 일상적이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한번은 다시 생각해 보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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