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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디자인학부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고성능 럭셔리 SUV, 마세라티 르반테 G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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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구상(koosang@kookmin.ac.kr)
승인 2019-04-16 00:03:03

본문

마세라티 브랜드 최초의 SUV로 르반테(Levante)가 나왔다. 물론 국내에서는 신형이지만, 글로벌 프리미어는 지난 2017년이니 사실상 최신형은 아니다. 르반테는 마세라티 브랜드에서 나온 SUV 이기에, 당연히 고성능이 틀림 없다. 더구나 GTS 모델은 더 강력하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고성능 차량 브랜드 마세라티 조차도 이렇게 SUV를 내놓는 것을 보면 그야말로 SUV의 전성시대인 것만은 틀림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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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반테는 마세라티의 고성능 유전자를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 SUV로서는 보기 드물게 긴 후드 비례를 가지고 있다. 차체 길이는 5,005mm에 축거는 3,004mm, 전폭은 1,970mm로 상당히 큰 차체이지만, 둥글둥글한 근육질 디자인 때문인지 치수만큼 큰 느낌은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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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SUV 중 대형이라고 할 수 있는 펠리세이드가 길이 4,980mm에 축거 2,900mm, 폭이 1,975mm 인 걸 감안하면, 그보다 더 긴 차체이면서도 둥글둥글한 근육질 차체 형태 때문인지 전체의 볼륨은 펠리세이드 만큼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르반테의 근육질 이미지를 강조해주는 건 뒤 펜더의 부풀어오른 볼륨, 이른바 코크 보틀(coke-bottle) 이라고 불리는, 마치 코카콜라 병 모양처럼 부풀려진 형태 때문이다. 이러한 뒤 펜더의 볼륨으로 인해 응축된 힘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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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후드 비례에 의해 만들어지는 앞 펜더와 휠 아치의 볼륨, 그리고 세 개의 측면 데코레이션 그릴은 음각 리브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결합되어 마세라티 차량임을 강하게 보여주는 아이덴티티 요소로 작용한다. 그리고 여기에 결합된 슬림한 비례의 헤드램프 디자인은 강렬하고 개성 있는 표정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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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런 강렬한 표정에 비해 뒷모습은 다소 평범한 인상이다. 물론 테일 램프의 형태는 다른 마세라티 세단이나 쿠페의 그것과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전면부의 강렬한 인상에 비해 후면은 상대적으로 이렇다 할 개성요소를 발견하기 어렵다. 물론 일반적으로 앞모습보다 뒷모습이 더 순하고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차량 디자인 원칙(?)은 있지만, 이 말이 개성적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물론 르반테가 가진 네 개의 테일 파이프와 범퍼 아래의 디퓨저 형태는 고성능을 암시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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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마세라티의 고성능 특성은 근육질 차체 디자인으로 시각적으로 나타나겠지만, 사실상 그보다는 ‘소리’를 통해 청각적으로 나타난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같다. 시동을 거는 즉시 마치 잠에서 깨어나 포효하는 듯한 육중한 엔진음이 ‘정신이 번쩍 나게’ 하는 동시에 마세라티 브랜드의 특성이 이것이구나 하는 느낌으로 강렬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페라리와 동일한 8기통 엔진을 쓰는 마세라티는 그야말로 발톱을 감춘 맹수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특징은 마세라티 브랜드를 나타내는 삼지창(trident) 엠블럼에서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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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마세라티 특유의 감각을 보여주는 디자인은 특히 실내에서 두드러진다. 기본적으로 선택의 제한이 없는 가죽의 색상은 물론이고, 품질이 높은 가죽을 수작업 재봉으로 씌운 트림 패널의 질감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양산 브랜드와는 ‘물이 다른’ 고급 브랜드임을 시각과 촉각, 그리고 후각(?)으로도 알 수 있게 해준다. 여기에 정교하게 제작된 금속 재질의 부품들과, 재료의 특성상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소재인 카본으로 만들어진 트림 패널 부품 등은 눈으로 보기만 해도 고급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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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걸면 특유의 엔진 소리가 감각을 일깨운다. 그런데 이렇게 포효하는 듯한 엔진 소리는 음향 전문가에 의해 조화롭게 튜닝 된 소리이어서 가슴을 울리는 힘이 있다. 엔진 소리뿐 아니라, 오디오의 음질 역시 매우 인상적이다. 사실 순수 음향의 관점에서 볼 때 차량의 실내는 음악을 ‘음질’ 로서 즐기기에는 매우 열악한 조건이다. 다양한 소음과 진동의 요인이 존재하는 건 물론이고, 운전을 위해 온전히 음악에만 집중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반테의 오디오 음향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강하고 생동감 있게 귓가를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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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적으로 본다면, 마세라티 브랜드의 특성은 오늘날의 디지털 기술의 최첨단 감각과는 거리가 있다. 그런데 이건 첨단기술을 쓰지 못한 결과가 아니라, 디지털기술을 ‘쓸 곳’ 이 많지 않아서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이런 특성은 어쩌면 마세라티가 계속해서 지향해 나가야 할 방향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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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에 차량 기술이 대부분 전동화와 디지털로 대체될 것이지만, 한편으로 모든 사람이 차량공유를 하거나, 혹은 모두가 자율주행차량만을 타지는 않을 것이다. 대중적 라이프 스타일과는 다른 1%의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이 좋아하는 고급 스포츠카를 소유하고 직접 운전하는 것을 즐길 것이 틀림 없다. 오늘날 말과 마차가 사라진 자동차의 시대에도 독립된 고급 스포츠로서 승마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마지막까지 아날로그(analogue)적 특성, 실존적 존재감과 감성을 이어가는 것이 럭셔리 스포츠카로서의 가장 마세라티 다움을 지키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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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구상 (자동차 디자이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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