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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디지털 시대, 자동차 디자이너의 스케치와 렌더링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9-05-30 10:36:06

본문

디지털과 스마트 기술이 전통적으로 기계로 여겨져 왔던 자동차를 바꾸는 것이 요즘과 앞으로의 모습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런 디지털 기술은 자동차의 모습을 바꾸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디자이너들의 작업 모습도 바꾸고 있다. 이미 몇 년 전에 필자가 실무 디자이너들의 신틱(Cintiq) 이라는 이름의 펜 형태의 디지털 입력 도구를 이용한다는 것에 대해 설명한 일이 있지만, 이제는 학교에서도 실무를 위한 실기교육을 위해 이런 디지털 도구를 이용하는 교육을 하게 된다.

 

글 / 구상 (자동차디자이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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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구해 그것을 시각 이미지로 표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고, 그 방법은 대체로 그림이라는 형식을 통해 나타난다. 그래서 디자이너들은 기본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며, 다양한 종류의 미술재료를 사용해왔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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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자동차 메이커에 입사한 것이 1988년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컴퓨터는 차체 설계 분야에서만 쓰이고 있었고, 디자이너들은 마커(marker)와 파스텔(pastel) 같은 전통적(?) 미술도구들을 사용했다. 필자 이전 세대의 분들은 마커 대신 수채 물감이나 포스터 컬러를 썼었다. 게다가 깔끔한 선을 긋기 위해서는 쉽 커브(ship curve)라고 불리는 수학적 곡선의 형태로 제작된 보조 도구를 사용하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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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는 대학의 실기실에서도 스케치나 렌더링 같은 작업들이 디지털 도구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 마커나 파스텔 같은 전통적 도구는 기초 교육단계에서만 쓰이는 정도이고, 고학년이 되면 그러한 도구들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디지털 도구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디지털 도구를 더 편리하게 쓰게 된 것은 펜 형태의 입력도구가 개발된 때문이다. 이전의 마우스 형태의 입력 도구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스케치 작업도 이제는 마치 펜으로 그리듯 화면에 직접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신틱(Cintiq) 이라는 도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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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스케치(sketch)는 문자 그대로 개략적인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활동을 가리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기법의 그림은 조금은 거칠어도 디자이너들이 형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반면에, 렌더링(rendering) 이라는 작업은 매우 사실적인 그림을 지칭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디자인 작업이 거의 끝나 있어야만이 정교한 작업이 가능하다. 그래서 스케치와 렌더링은 서로 다른 성격의 그림이지만, 최근에 와서는 두 가지가 공존하는 그림이 등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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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스케치이든 렌더링 이든 간에 손으로 그린 그림은 그것을 그린 사람의 숨결이 녹아 있는 특징이 있다. 그렇지만 디지털 작업의 비중이 높아지면 그림의 감성은 조금은 차가워(?) 진다. 물론 디지털 방식이라고 해도 신틱 펜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전통적인 손 그림 방법과 행위상으로 같은, 손으로 직접 그린다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 같다. 그러나 손 그림의 비중을 얼마나 두느냐에 따라 디지털 그림에서의 이미지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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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틱 펜을 쓰더라도 모니터 화면에 스케치하듯 차체의 형태를 그릴 때 필자는 여러 개의 선을 긋고 그 선들의 선택을 통해 형태를 결정해 나가는 방법을 쓴다. 그래서 신틱을 썼을지라도 여기 제시한 첫 번째의 빨간색의 트럭 캐빈 그림은 손 그림의 느낌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방법은 디자인 형태를 생각해가면서 그릴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사진 같은 정교함을 얻기는 어렵다.


먼저 차체 색이 될 부분을 칠해주고 유리창과 타이어 부분을 칠하는 등의 작업을 한다. 물론 여기에서 도어 분할 선 같은 부분은 디지털 소프트웨어 포토샵의 도구들 중에 선이나 테두리를 만드는 기능의 ‘path’ 도구를 이용해 그리게 된다. 이런 작업 순서는 전적으로 필자의 습관에 의한 것이며, 디자이너마다, 혹은 디자인하려는 대상의 성격이나 기능에 따라 실제 작업 순서는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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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두 번째로 제시한 트럭 캐빈의 그림은 손 스케치의 비중을 최소로 줄이고 거의 ‘path’ 도구를 이용해 그려진 것으로, 시간이 훨씬 더 걸리기는 하지만, 선이 깔끔하고 휠을 비롯한 세부 부품의 형태가 매우 정교하게 그려진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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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자동차의 차체는 매우 광택이 나는 물체이므로, 차체의 이미지 표현에는 빛의 반사, 이른바 리플렉션(reflection)의 표현이 매우 중요하다. 필자가 작년에 7월 30일을 전후해서 이 칼럼에서 언급했던 7월 30일 오후 7시 30분 무렵의 석양에서 본 자동차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게 느껴지기에, 대체로 석양의 색상으로 이미지를 표현하곤 한다. 그렇지만 이런 기법은 차체 색을 중간 명도보다 어두운 색으로 그릴 때는 효과적이지만, 노란색 같은 고명도에 고채도의 색으로 그릴 때는 그 자체의 색상을 강조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이러한 리플렉션을 활용하면 차체의 양감과 색감이 풍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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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중요한 것이 배경의 처리이다. 차량의 성격이나 그림의 구도, 혹은 전체 색상과의 균형을 이루는 배경을 잘 활용하면 차량의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뒤 배경을 흰 바탕으로 깔끔하게 남겨두고 지면에 비친 그림자 효과를 표현하는 것으로 차량의 존재감을 강조하기도 한다.


미래에는 디지털 기술에 의한 소위 스마트 모빌리티 라는 이름으로 자율주행차량과 공유 차량이 보급될 것이라고 해도, 사람들이 정말로 갖고 싶어하는 가슴을 뛰게 할 정도로 아름다움을 가진 자동차에 대한 꿈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 틀림 없다. 그림을 그리면서도 가슴 뛰도록 아름다운 자동차를 꿈꾸는 것은 비단 디자이너들뿐 아니라, 어쩌면 우리들 모두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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