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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디자인학부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일본의 기술과 토요타 수프라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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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구상(koosang@kookmin.ac.kr)
승인 2019-07-07 11:07:29

본문

하필 이런 시기에 일본 차 리뷰 칼럼을? 이렇게 생각하실지 모른다. 그렇지만 일본의 소재와 부품 수입 의존도가 낮지 않은 게 사실인 우리나라 산업을 생각해보면 일본에 대한 감정은 그대로 염두에 둔다 해도 저들에 대해 알아야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현재 토요타 브랜드를 대표하는 스포츠카는 수프라(Supra)를 꼽을 수 있다. 물론 렉서스 브랜드까지 포함하면 자동차 메이커로서 토요타에는 다양한 스포티 모델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들 중 긴 역사를 가진 모델은 수프라 정도일 것이다. 그 수프라의 5세대 모델이 2020년형으로 나왔다. 물론 국내에 도입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요즈음은 쿠페형 모델, 혹은 로드스터 등등의 스포츠 카 들이 그다지 인기가 높지 않은 시기이다 보니, 그런 유형의 신형 차량 등장이 드물다. 그런 이유에서 지난 2006년에 4세대 모델 단종 이후 후속 모델이 없다가 다시 수프라가 나오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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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수프라는 토요타와 BMW가 공동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행성능기술이라면 최고임을 자부하는 독일의 BMW가 스포츠카를 일본 토요타와 공동개발 했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필자는 놀라움도 컸지만, 정말로 과거보다 안 팔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BMW조차도 자존심보다 개발비 절감이라는 실리를 위해 위해 타사, 그것도 일본 토요타와 공동개발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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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수프라와 BMW의 3세대 Z4의 측면 뷰를 비교해보면 기본적인 비례와 프로파일이 거의 같다. 물론 수프라는 철제 지붕이 있고, Z4는 로드스터 형태이기는 하다. 수프라가 근육질 인상의 형태인 반면 Z4는 팽팽하게 당긴 조형이다. 차체 디자인은 이렇게 다르기는 하지만 상당 수의 부품을 공용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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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토요타 수프라는 렉서스 브랜드의 스포티 럭셔리 쿠페LC와 수퍼카 급의 LFA를 제외한다면 토요타 브랜드에서는 가장 성능이 좋은 쿠페 모델일 것이다. 이로서 수프라의 역사는 초대 모델이 등장한 1978년 이래 5세대 41년의 역사를 가지게 됐다. 도중에 쿠페형 차량의 인기가 식으면서2002년에 나온 4세대 모델이 2006년에 단종됐다가 이번에 다시 2020년형으로 5세대 모델이 나온 것이니, 사실 온전히 41년이 아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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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프라의 시작은 토요타의 준중형 쿠페 셀리카의 2세대 모델을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 토요타의 미국 디자인 연구소 캘티(Calty)에서 패스트백의 해치백 하드 탑 모델을 개발해 셀리카에 수프라라는 이름을 붙여 셀리카 수프라(Celica Supra)라는 차종을 내놓으면서부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셀리카의 변형 차종으로 시작됐다.
사진과 같이 도어 섀시(door sash)가 없는 하드 탑 구조이면서 상당히 긴 후드를 가지고 있는 후륜 구동 모델로 개발돼 그 시기의 미국에서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서구식 쿠페 이미지로 어필했던 것 같다. 엔진은 그 당시 토요타의 최고급 승용차였던 크라운 세단의 직렬 6기통 엔진을 손본 것을 탑재하는 등 미국 시장용 모델로서의 면모를 갖고 있기는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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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 쇼크 이전의 1970년대 초까지 미국에서는 8기통 7,000cc급 차량들이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제의 2,400cc 쿠페는 단지 싼 값에 타는 소형차 정도로 인식되었다. 그렇지만 오일쇼크 이후 유가 폭등으로 일본제 승용차들은 가성비 면에서 가장 유리한 차량이었다. 여기에 감각적인 디자인까지 곁들여진 덕에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걸쳐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에서 일본제 자동차는 급격한 성장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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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와 3세대 수프라 모델은 개폐식 헤드램프를 가진 날렵한 디자인으로 미국에서 일본제 승용차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이 시기의 일본 차들은 마치 수학 문제에서의 단 하나의 정답처럼 여겨지는 시기였다. 상대적으로 투박하고 연비가 낮은 미국 차들은 일본 차들과 경쟁이 되지 않았고, 이른바 ‘간판방식’ 이라고 불린 토요타의 생산방식으로 만들어져 실용적인 가격이면서 높은 품질의 일본 승용차들은 미국과 유럽의 승용차들이 거의 경쟁이 불가능한 강력한 상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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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에 나온 4세대 수프라는 유기적 조형의 근육질 차체 디자인에 고성능을 표방하는 강렬한 이미지로 일본차의 자신감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이전까지의 수프라는 성능을 강조하기보다는 가격 대비 좋은 품질의 느낌을 더 내세웠지만,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FR 방식의 4세대 수프라의 디자인요소 중에서 의아한 것 하나는 사소한 것이기는 하지만 마치 마치 미드십 방식의 차량처럼 보이는 차체 측면 공기 흡입구는 의문점이다. 물론 브레이크 냉각용 덕트라는 설명은 있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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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1990년대 중반부터 전반적으로 SUV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쿠페가 사양길로 접어들게 된다. 이후 수프라는 물론이고, 닛산 300Z등 일본제 쿠페들이 미국에서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줄줄이 단종된다. 그런데 이건 일본제 쿠페만의 일도 아니었다. 쉐보레의 카마로 역시 1990년대 후반에 단종됐기 때문이다. 이후 2010년에 소위 ‘범블비 카마로’가 나오면서 다시 빛을 받기 시작했지만….


새로운 2020 수프라는 기하학적 조형과 근육질 조형이 섞인 다소 복잡한 차체 형태를 보여준다. 차체 전면부는 마치 포뮬러 머신의 앞 끝처럼 노즈 아래쪽에 윙 형태의 구조물을 가지고 있다. 도어 패널에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측면 공기흡입구도 다시 만들어져 있다. 차체 뒤쪽의 둥글게 돌아간 듯한 데크 형상은 리어 스포일러를 겸하는 역할인데, 이런 데크 디자인은 렉서스 LS와 GS 모델에서 약간 라운드가 덜하긴 하지만 비슷한 구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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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토요타는 신형 수프라를 토요타가 처음 개발했던 직렬 6기통 엔진을 가진 정통 후륜 구동방식의 스포츠카 2000GT와 연결시켜 홍보하고 있다. 55년 전에 처음 등장한 2000GT와 1970년대에 등장한 수프라는 시작이 전혀 다르다. 비록 수프라는 준중형급 스포티 루킹 카로 시작했지만, 현재로서는 토요타 브랜드에서 가장 고성능 모델이니, 그 의미로 보면 1964년의 2000GT 와 다르지 않다.


전동화와 자율주행기술이 미래의 자동차를 바꿀 것이라고 하는 오늘의 시대에 직렬 6기통 엔진에 의한 긴 후드 비례를 가진 후륜 구동 방식의 스포츠카는 어쩌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차종일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일본 자동차업계에는 1960년대부터 그런 고성능 차를 만들면서 자동차기술을 개발해 온 역사를 가진 기업이 다수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저들의 잠재력을 저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그런 잠재력을 인정했기 때문에 BMW는 토요타와 스포츠 카를 공동개발 한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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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술력을 키우는 게 정말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작금의 정세이다. 과연 미래의 어느 날 독일 기업이 우리나라 기업에 스포츠 카 공동 개발을 위해 손을 내밀 날이 올까? 

 

글 / 구상 (자동차 디자이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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