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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디자인학부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4도어 럭셔리 쿠페 BMW 8시리즈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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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구상(koosang@kookmin.ac.kr)
승인 2019-10-28 14:43:26

본문

BMW에서 8시리즈를 그란 쿠페(Gran Coupé)라는 이름으로 내놓았다. BMW에서는 홀수를 세단형 승용차, 짝수는 쿠페나 해치백 형태의 차체를 가진 모델로 명명하는데, 쿠페형 모델 중의 플래그 십 모델로 8시리즈 그란 쿠페가 등장한 것이다. 그란 쿠페 라는 이름은 우리가 흔히 GT카, 즉 장거리 여행용 차량이라는 의미의 이태리어 그란 투리스모(Gran Turismo)를 떠올리게 한다. 영어로는 그랜드 투어러(Grand Tourer)라고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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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여행용 차량이라고 하면 다른 성능들도 중요하지만, 안락성을 가장 중시하는 특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승차감이나 실내의 쾌적도 등에서 높은 수준을 가진 차량, 그러면서도 장거리 주행에 충분한 수준의 성능과 내구성을 가진 차량-물론 모든 차량은 사실상 이런 목표를 가지고 있긴 하다-이라면, 대체로 고급 승용차의 성격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GT카의 특성을 가지면서 쿠페의 스타일 특징을 동시에 가진 차량이라는 의미에서 BMW가 새로운 8시리즈를 ‘그란 쿠페’ 라는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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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에서 8시리즈 라는 이름는 1989년에 처음 나왔다. 1990년대까지는 유럽과 미국에서 많은 메이커들이 기함급 쿠페를 만들고 있었다. 이런 기함급 쿠페가 나오는 시기는 불황과 거리가 있는 풍요의 자동차 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1970년대의 세계적 오일 쇼크 이후 유가가 다시 안정기로 들어선 시대였고, 그런 속에서 BMW 8시리즈 역시 기함 7시리즈 세단의 쿠페 모델로 나왔고, 벤츠의 S-클래스 급의 대형 쿠페 560SEC와 라이벌 구도를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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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에 등장한 BMW 850 쿠페는 차체 구조물로서의 B-필러가 없는 그야말로 완벽한 하드 탑(hard top) 모델이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가는 B-필러는 쿼터 글래스에 붙은 방수 고무 몰드 이고 이 유리를 완전히 내리면 측면의 유리창 부분이 아무런 구조물 없이 말끔히 개방된 상태가 된다. 즉 컨버터블 모델이 지붕을 연 것과 같은 상태에서 지붕을 철제로 만들어 덮은 개념인 것이다. 이런 구조는 이 시기의 하드탑 쿠페의 대표적 특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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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형 850 쿠페는 정통 세단의 실루엣을 유지하면서도 슬림한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그리고 앞 뒤 펜더에 사용된 블리스터(blister) 디자인에 의해 근육질 인상을 주면서도 독일 차 특유의 정교한 기계의 감성을 풍긴다. 이때의 BMW 차량들은 이처럼 매우 논리적이면서 치밀한 기계미학에 충실한 조형을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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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의 BMW는 3세대 7시리즈를 내놓으면서 BMW 특유의 이성적 디자인을 보여주기 시작했는데, 수석 디자이너는 클라우스 루테(Claus Luthe) 였다. 그는 1995년형 5 시리즈(E39) 등과 같이 매우 논리적이고 기능적 이미지의 BMW를 창조해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1세대 850은 마치 냉혹한 킬러같이 차갑고 조용하며, 감정이 없는 저격수(sniper)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그에 비해서 새로운 8시리즈 그란 쿠페는 열정적 감성 지향의 성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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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표적 이미지가 바로 변형된 육각형을 연상시키는 키드니 그릴의 형태이다. 으레 키드니 그릴은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이라는 관념이 있지만, 최근의 BMW가 보여주는 키드니 그릴은 그렇지 않다. 이러한 성향은 헤드 램프와 테일 램프는 물론이고 그들로 인해 만들어지는 앞 뒤 모습의 표정에 이르기까지 온통 공격적 감성이 전체 인상을 지배하고 있다. 한편으로 마치 영화 스타워즈 속의 다스 베이더(Darth Vader) 같은 캐릭터도 연상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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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감성 지향의 특징은 단지 새로운 8시리즈 그란 쿠페 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최근의 BMW의 디자인은 지극히 감성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런 감성 중시의 성향은 수석 디자이너 클라우스 루테의 사임 이후 크리스토퍼 뱅글(Christopher Bangle)의 과격한 디자인을 시작으로 해서 현재의 수석 디자이너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Adrian Van Hooydonk)에 의해 조금은 다듬어진, 그러나 여전히 감성 지향의 디자인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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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가 만나보는 8시리즈 그란 쿠페는 감성 중심으로 변화한 BMW의 차체 디자인을 4도어로 변화된 새로운 형식의 쿠페 차체를 통해 표출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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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구상(koosang@kookmi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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