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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디자인학부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보수와 급진이 혼재하는 디자인, 더 뉴 그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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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구상(koosang@kookmin.ac.kr)
승인 2019-11-20 16:40:53

본문

지난 2017년에 등장한 6세대 그랜저가 2년만에 풀 모델 체인지 수준의 변화를 보여주며 더 뉴 그랜저로 등장했다. 기존 6세대 그랜저 고객들은 ‘아직도 새 차 냄새가 나는데 벌써 구형이 됐다’는 하소연을 할 법도 하다. 4년에서 5년마다 빠짐 없이 신형 차량을 내놓고, 또 2년만에 거의 모든 걸 바꾼 정도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내놓을 수 있다는 건 그만큼 현대자동차 그룹의 개발 역량이 큰 건지 모른다. 물론 ‘너무 자주 바뀐다’는 불만이 나오는 부작용(?)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소비자의 소비심리를 이끌어 간다는 의미 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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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그랜저는 앞모습에서 거의 '천지개벽'이라고 할만한 변화를 보여준다. 기존의 캐스캐이딩 그릴의 틀을 유지하는 듯 하지만, 헤드램프와 방향지시등, 그리고 주간주행등의 구성이 거의 전위 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바뀌었다. 이 정도의 변화라면 가히 급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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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페이스 리프트 임에도 축간 거리를 40mm 늘린 것은 사실상 B-필러 이후의 뒷문을 포함한 사이드 프레임과 뒤 펜더 등 거의 모든 차체 내/외장 부품을 바꾸어야 하는 큰 변화이다. 그런 와중에 측면의 캐릭터 라인도 바뀌었다.  페이스 리프트 이전에는 두 개의 캐릭터 라인이 서로 연결되지 않고 끊어진 구성이어서 그 부분이었던 뒷문에서의 차체 면 처리가 어딘가 어색했지만, 이제는 앞에서 온 캐릭터 라인이 뒤 도어 핸들의 위쪽까지 쭉 이어지고, 더 커진 뒤 펜더 볼륨의 위쪽으로 만들어진 뒤쪽 캐릭터 라인과 서로 오버랩되는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트렁크의 윗면 경사각이 패스트백 쿠페처럼 경사지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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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C-필러의 쿼터 글라스는 이전의 삼각형에서 사각형으로 바뀌면서 점잖은 이미지로 바뀌었다. 삼각형 글라스가 상대적으로 젊은 소비자를 지향하는 이미지라면, 새로운 사각형 글라스는 점잖은 장년층이 선호할 듯한 이미지다. 지난 2017년에 IG 그랜저가 새로 등장할 당시에 필자는 보수적 성향이 그랜저에게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런 흐름이라고 해석해야 하는 걸까? 그런데 실무 디자이너는 오히려 역동성을 추구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렇지만 페이스 리프트 된 C-필러와 차체 측면은 보수적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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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고급승용차라고 하면 권위적이면서, 커다란 차체에 뒷좌석이 중심이 되는 것이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요즈음의 고급승용차들은 법인용 차량으로 쓰이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소유자가 직접 운전하는 승용차로 바뀐 듯 하다. 그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시장에는 전통적 특징(?)을 가진 고급승용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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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에서 G80은 그랜저와 비슷한 세그먼트라고 할 수 있겠지만, G80이 추구하는 방향은 제네시스(BH)가 처음 출시되던 때 천명했던 다이나믹 럭셔리를 여전히 지향하고 있다. 즉 상대적으로 젊은(?) 소비자에게 소구하면서 성능과 개성을 어필한다. 그런 제네시스가 브랜드가 아닌 현대 브랜드의 플래그 십 모델로서 그랜저는 보편성에 기반한 고급승용차를 추구해야 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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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성'이란 보편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건 '보편적 가치'를 유지하려는 성향을 말한다. '봉건적' 권위의 보수와는 다른 의미이다. 즉 대다수 사람들이 공감하는 가치를 지키는 것을 ‘보수’라고 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보수’ 라는 용어가 왜곡돼 쓰이는 일면이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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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성에 기반한 고급승용차가 추구하는 보수적 성향은 넓고 안락하며, 고성능보다는 편안하고 여유 있는 성능을 중시한다. 즉 오너가 뒷좌석에 타거나, 혹은 주말 나들이에서 가족들을 위한 넓고 안락한 뒷좌석 공간을 쓸 수 있는 편안한 승용차, 그게 바로 소비자가 보편적으로 바라는 고급승용차의 가치 인지도 모른다. 페이스 리프트 된 6세대 그랜저의 옆 모습은 그런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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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해 보면 역대 그랜저 중에서 1세대와 2세대 그랜저는 전형적인 보수적 고급승용차의 이미지였지만, XG, 와TG, HG, 그리고 IG를 거치면서 자꾸만 젊은 소비자 지향의 이미지로 바뀌었다. 그러나 IG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은 40mm 늘어난 축간 거리와 사각형 쿼터 글라스의 C-필러 디자인으로 보편적 고급승용차가 추구하는 뒷좌석 중심의 성향으로 변신한 인상이다. ‘공간의 크기는 곧 권력의 크기’ 라는 속설처럼 뒷좌석 비중을 확대한 측면 디자인은 보편적이지만 보수적 고급승용차의 이미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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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앞모습과 뒷모습은 매우 급진적 인상이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구분하는 기존의 디자인 통념에서 벗어나 패러메트릭 주얼 패턴(Parametric Jewel pattern) 이라고 불리는 마름모 꼴 패턴 조형에 의해 그릴과 헤드램프의 경계가 사라진 햑신적이면서 모던한 디자인이지만, 전면부 전체로 보면 헤드램프에 비해 그릴이 너무 큰 것 같기도 하다. 한편 앞 범퍼 아래쪽 공기 흡입구는 양쪽 주변에 넓은 면적의 금속을 덧대서 마치 중세 기사의 투구 같은 느낌으로 아르데코(art-deco) 양식의 클래식한 인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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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오면 차체 폭을 모두 커버하는 가느다란 테일 램프는 혁신적인 듯 하면서도 얼핏 뷰익(Buick) 브랜드의 승용차 같은 인상도 스친다. 하지만 뒤 범퍼 양쪽에 자리잡은 마름모꼴의 더블 트윈 테일 파이프는 금속성을 강조한 아르데코 양식처럼 보이기도 한다. 앞 뒤 범퍼의 하단 디자인은 아르데코 양식으로 통일을 한 걸까? 그런 때문인지 차체 디자인 속에 여러 가지 양식이 혼재돼 있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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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그랜저는 고급 트림으로 ‘캘리그래피’ 라는 사양이 존재한다. 캘리그래피(calligraphy)는 문자 그대로 붓으로 쓰는 글씨 등을 의미하는데, 그 의미를 살린 것인지 시트와 도어 트림에 붓 터치 같은 패턴이 적용되어 실내는 고품질의 인상이다.


보편적 가치의 고급승용차가 보여주어야 할 모습은 무엇일까? 그것은 세그먼트를 리드하는 차체 크기에 의한 존재감, 한편으로 기술의 혁신을 통한 플래그 십 모델로서의 위상, 그리고 실내에서의 높은 품질 등을 열거할 수 있을 것이다. 통일된 양식에 의한 디자인 완성도 역시 고급승용차의 필요 요소일 지 모른다. 새로운 그랜저는 그 동안 계속해서 스포티하고 젊어져 왔던 고급승용차를, 의도한 것이었든 그렇지 않든 간에 어느 부분에서는 보수적 성격으로 되돌려 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글 / 구상 (자동차 디자이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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