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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디자인학부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현대자동차의 인도 전용 세단 '아우라'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kookmin.ac.kr)
승인 2020-02-24 16:20:16

본문

현대자동차가 인도 시장 전용 모델로 아우라(Aura) 세단을 인도에서 내놨다. 인도는 세단형 승용차의 수요가 높다. 그런 소비자 특성 때문에 해치백보다는 세단 모델이 초소형에서부터 중형급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도 비슷해 보인다. 물론 요즘은 그 중심이 SUV로 넘어왔지만, 대체로 해치백이나 쿠페 보다는 세단의 비중, 그것도 중형 이상의 세단이 많이 팔리는 곳이 우리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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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세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아우라는 현대자동차의 유럽 시장용 A 세그먼트 초소형 해치백 그랜드 i10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즉 그랜드 i10의 세단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인도에서 현대자동차는 아우라 이외에도 그보다 큰 세단 모델로 베르나(Verna, 인도에서는 ‘버나’ 라고 불린다)가 있다. 물론 베르나는 우리나라에서는 B-세그먼트 세단이어서 거의 안 팔려 이미 단종됐지만, 인도에서 보면 버나는 중형 급처럼 커 보인다. 그만큼 다양한 소형 승용차 비중이 높은 게 인도 시장이다. 그래서 A-세그먼트에도 다양한 메이커의 모델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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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 세단은 전장 3,995mm, 전폭 1,680mm, 전고 1,520mm, 축간 거리는 2,450mm로, 이미 전장과 전폭에서 국내 경승용차의 기준을 넘는 규격이다. 현대자동차의 아우라 이전 모델 Xcent는 아우라와 동일한 치수에 차폭은 1,660mm였지만, 아우라가 나오면서 그보다도 20mm나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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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측면 이미지를 비교해 보면 Xcent는 A-필러 하단의 검은색의 삼각형 세일 가니시를 더해서 캐빈이 큰 차량 같은 이미지를 강조했었다. 그렇지만 새로이 등장한 아우라는 캐빈의 크기를 유지하면서도 A-필러 하단의 세일 가니시를 없애고, 그 대신에 C-필러에 검은색 가니시를 더해서 트렁크가 길어 보이는 효과를 내면서 보다 세단의 인상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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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는 B-필러까지는 그랜드 i10과 동일하고 앞 모습에서 그릴 등의 부품은 약간 다르지만-뒤 도어의 패널까지는 공용한다. 물론 뒤 도어의 섀시(sash) 형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이전의 Xcent 보다 조금 더 성숙한 인상을 주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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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우라의 바탕이 된 해치백 모델 그랜드 i10조차도 차체 폭이 1,680mm인데, 이는 현재 국내 경승용차 기준을 넘는 크기이다. 우리나라 경승용차 기준은 배기량 1,000cc 이하에, 차체 길이와 폭이 각각 3,600mm와 1,500mm이하로 돼 있지만 높이는 2,000mm까지 가능한 걸로 돼 있다. 그런데 차 폭에 대한 규제가 유럽과 달라서 차체 폭이 좁은 국산 경승용차는 유럽에서도 거주성으로 경쟁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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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뒷좌석의 거주성 역시 기본적인 공간 확보에 머무르고 있다. 물론 이것은 A-세그먼트의 물리적 한계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더 비좁은 차들이 많기에 이 정도의 거주성도 소비자들이 수긍 가능한 수준이라고 할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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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측면에서 본다면 인도 시장에서 팔리는 대부분의 차량들은 전반적인 차체 디자인 비례를 아름답게 만들기보다는 실용적인 공간 확보와 사용하기 편리하고, 내구성을 가진 품질감을 보여주는 것에 중점이 있는 디자인 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는 기본적인 이동 수단의 확보가 더 절실한 환경에서 차체 비례의 완성도를 중요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디자인의 특징’은 소비자들의 요구 수준이 선행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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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인도 현지의 도로 사정은 상당히 열악한데,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모호한데다가 노면의 요철이 상당하고 비포장 도로도 적지 않아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차량의 주행성능에서 NVH 성능, 즉 소음과 진동, 등을 논하기는 어렵다. 고속 안정성이나 승차감 등을 따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 환경에서 실용적으로 쓰이는 차량들을 위한 디자인은 실용성이 가장 우선 시 되는 게 당연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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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유에서 인스트루먼트 패널이나 도어 트림의 재질은 폴리 에틸렌 계열이나 폴리 프로필렌 계열 등의 다소 경질의 플라스틱 재질이 쓰이기는 하지만, 가니시 부분에 기하학적 패턴을 적용하고 밝거나 중간 톤의 부품을 구성해서 색상 대비를 통해 산뜻한 인상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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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는 1.2리터 4기통 카파 엔진과 1.2리터 디젤 엔진, 그리고 1리터 3기통 휘발유 엔진을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인도 모델에는 천연가스(CNG)도 연료로 쓰는 모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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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인도의 교통 환경이 그다지 고성능이나 안락함을 기대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기 때문에, 차량의 승차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요구도 의외로 적은 편이다. 게다가 릭샤나 툭툭 같은 초소형 운송 수단들 역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그런 환경 속에서 비록 소형 승용차이지만 깔끔한 디자인을 갖춘 우리나라 브랜드의 차량들은 높은 품질을 갖춘 이미지로 어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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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자동차 기업들의 신형 모델들이 최근에 인도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비로소 인도의 소비자들이 단지 기본적인 수준의 이동 수단의 추구에서 그치지 않고, 보다 더 나은 품질의 차량에 대한 요구를 가지기 시작한 것일지 모른다는 점에서 향후의 인도 승용차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대자동차의 아우라 세단은 그런 변화의 시작에 있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구상 (자동차 디자이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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