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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디자인학부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디지털 아방가르드 디자인, BMW i4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kookmin.ac.kr)
승인 2020-03-08 18:40:14

본문

BMW가 완전 전기 동력의 세단 콘셉트 카 i4를 내놓았다. 본래는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 나올 걸로 예상됐던 콘셉트 카 였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의 여파로 모터쇼 자체가 취소되면서 사진이나 기타 자료만 공개되는 걸로 바뀐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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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전염병이 세태를 바꾼다. 제래드 다이아몬드(Jerad Diamond)는 그의 글로벌 베스트 셀러 ‘총, 균, 쇠’(초판 2008년 출간)에서 문명 변화의 원인 중 하나로 바로 세균을 지목했다. 책에서는 문명과 문명이 만날 때 서로 처음 접한 사람들이 (세균을 가진 채로) 만나면서 서로를 감염시키고, 좀 더 면역력을 가진 쪽이 살아남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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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읽을 때는 그가 말하는 ‘세균의 힘(?)’을 실감하지 못했지만, 요즘 들어서는 그의 주장이 정말로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식이라면, 여전히 미스터리인 중생대 공룡들이 멸망한 원인도 어쩌면 세균 때문이었을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세균이 거대한 세계를 바꾸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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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으로 돌아와서 새로 등장한 i4콘셉트는 전면의 거대한 키드니 그릴이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신형 7시리즈를 비롯해서 BMW는 최근에 전면의 키드니 라디에이터 그릴을 정말로 거대하게 키우고 있는데, 이렇게 거대한 그릴은 이미 1933년에 등장했던 303모델에서부터 선을 보였던 것이다. 소위 말해 ‘근본이 있는 디자인’ 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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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필자는 근래에 7시리즈를 비롯한 거대한 키드니 그릴을 처음 보았을 때, 사실 아우디의 거대했던 ‘모노프레임’ 보다도 더 어처구니 없다고 느꼈었는데, 1933년에 나온 303 모델을 다시 한 번 보고 나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 까닭에서 모든 디자인에는 스토리, 혹은 그럴듯한 이유(핑계 라는 말이 더 맞을 것 같다)가 필요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필자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디자인은 설득’ 이라는 말을 종종 하는데, 이런 역사적 사실은 설득 도구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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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BMW는 특유의 심볼도 손질했다. 테두리의 검은 색을 투명한 개념으로 바꾸고, 볼록한 느낌의 3차원 효과도 없앴다. 디지털 개념으로의 접근이 증가하다 보니, ‘실제’의 느낌 보다는 ‘가상’의 느낌으로 바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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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4콘셉트는 전반적으로 직선적인 요소들로 디자인 돼 있다. 차체 측면 이미지를 보면 의례 BMW가 그래 왔듯이 긴 후드 비례로 고성능의 이미지를 어필하고 있는데, 짧은 앞 오버행과 초저 편평 타이어와 거대한 휠 등으로 건장한 비례를 보여주면서도 짧은 트렁크 길이로 쿠페와 같은 차체 자세를 보여주어 매우 역동적인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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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어딘가 BMW같지 않은 인상이 들기도 하는데, 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C-필러에 쓰였던 호프마이스터 커브가 사라진 때문이다. 호프마이스터 커브는 둥글게 텐션을 준 C-필러의 윈도 그래픽으로 BMW의 후륜 구동 방식을 의미한다고 설명되기도 하지만, 새로 등장한 i4콘셉트에는 커브 대신 마름모 형태의 쿼터 글래스로 마무리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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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들어 BMW는 SUV와 쿠페형 GT 모델 등에서 호프마이스터 커브를 적극적으로 쓰지는 않고 있다. 그와 같은 맥락인지는 알 수 없지만, 새로운 i4콘셉트는 호프마이스터 커브가 없다. 그대신 각진 형태의 유리창과 키드니 그릴 등 전반적으로 라운드 처리 없이 사선 처리와 각을 가진 형태 요소들로 마무리 된 형태들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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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샤프한 형태 이미지는 향후에 BMW가 지향해 가는 전동화와 디지털 인터페이스 중심의 새로운 모빌리티를 위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조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i4콘셉트의 뒷모습에서도 수평적 인상을 가지면서도 샤프한 모서리와 슬림한 테일 램프, 수직으로 자리 잡은 범퍼 모서리의 에어 스쿱 등으로 전위적인 디지털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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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위적인 디자인은 실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거의 흰색에 가까운 밝은 회색의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시트, 도어 트림에 매치 시킨 로즈 골드(rose gold) 색상의 금속 부품은 디지털 디바이스를 연상시키는 감각을 보여준다.


수평을 강조한 인스트루먼트 패널에는 슬림한 환기구가 중앙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운전석 클러스터에는 두 장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조합되면서 약간 굽어져 운전자를 향하게 만들어져 있다. 즉 디스플레이 패널은 완전 평면이 아닌 약간 굽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된 이미지는 실사 개념의 3차원 지도와 겹쳐진 속도계 그래픽으로 마치 증강현실 개념이 차용된 듯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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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콘셉트 카 이므로 실제 양산으로의 적용이 어느 정도까지 이행이 될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향후에 대부분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이와 같은 방향으로 기술 개발을 해 나갈 것이라는 점이다. 앞으로는 아니, 이미 디지털 기술이 빠진 자동차는 생각하기 어려운 것은 분명하다.


디지털 기술에 의한 인터페이스 적용으로 물리적인 버튼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실내 디자인은 매우 미니멀 한 특징을 가지게 되고, 소재 자체의 질감을 강조하는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데 i4콘셉트 역시 그러한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도어 트림 패널의 디자인은 입구가 좁은 도어 포켓 등의 형태에서 실용성은 적어보이지만, 이는 콘셉트 카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긴 하다. 이와 같은 점 때문에 콘셉트 카와 양산차의 디자인은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기는 하다. 그렇지만 레버 형태의 암 레스트 그립을 가진 도어 트림 패널의 이미지는 충분히 전위적이면서도 실용적 측면을 양립 시킨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즈음은 자동차산업이 대격변의 시대인 것만은 틀림 없다. 어느 메이커도 미래에 어디로 가야 할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러나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만은 틀림 없다. 그리고 ‘모빌리티’ 라는 말은 요즘에 가장 많이 들려오는 말이기는 하지만, 따지고 보면 모빌리티의 개념은 인류가 이동을 시작한 700만년전부터 존재해 왔다. 그러나 보다 구체적으로 자동차와 모빌리티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차이는 미래의 자동차를 어떻게 바꾸어 놓을까가 궁금하다.


사람들이 ‘소유’하는 이동수단이 지금까지의 자동차였다면, 이동성이 강조된, 소유가 아니라 ‘이용’이 더 강조되는 것이 미래 모빌리티의 개념이라고 한다면, 그런 관점에서 바라보는 자동차의 모습은 무엇일까? 그에 대한 고민을 많은 메이커들이 시작하고 있으며, BMW의 i4 콘셉트 역시 그러한 미래의 모빌리티에 대한 고민의 하나를 보여주고 있다. ‘소유’보다는 ‘이용’, ‘경험’이라는 걸 어떻게 자동차에서 보여주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인 것이다.

 

글 / 구상 (자동차디자이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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