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디자인이 가진 추상성은 무엇인가?

자동차 기술의 발전과정에서 자동차가 장소의 이동 기능을 위한 도구라는 측면에서 본연의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엔진의 출력을 높이거나, 구동방식의 변화를 통해 험로주행성능을 높이는 기구적 개선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구동계통의 개발은 오래 전부터 시도되었으나, 실용화에까지 이르게 된 것은 전장(戰場)에서의 사용요구가 증대된 2차 세계대전이 계기가 되었다.

글/구상(한밭대 교수)

그러한 과정을 거쳐 4륜 구동 차량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도로조건에 상관없이 전천후로 주행이 가능한 차량에 대한 연구는 다양하게 시도되었지만, 실용화 된 대표적인 4륜 구동 차량은 미국의 윌리스(Willeys)가 개발한 MB 모델이었다. 이 차량은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지프(Jeep)로 불리게 되었으며, 전쟁 이후의 차량기술 개발에 많은 변화요인을 제공하게 된다.

2차대전으로 개발된 4륜 구동방식의 지프는 주행 메커니즘과 차량의 기동성은 물론, 기술적으로도 많은 진보가 이루어졌다. 지프는 주로 비포장도로나 험로의 주행을 목적으로 개발되었으나, 종전 후 민간용으로 개발된 CJ(Civilian Jeep)시리즈는 일상에서 보다 폭넓은 용도에 쓰이게 되었고, 적재공간을 늘린 스테이션 웨곤(station wagon) 형태도 등장하게 된다. 이와 같이 주행성능(sports)과 공간 활용성(utility)을 동시에 갖춘 차량을 1980년대를 전후해 미국에서는 그 이전까지 쓰이던 경트럭(light truck)이라는 명칭 대신 SUV(Sports Utility Vehicle)라고 구분하게 된다.

이후로 이러한 공간 활용성의 개념을 가진 차량은 미국인들의 생활패턴과 조화되는 실용성으로 인해 널리 쓰이게 된다.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대응하면서 공간의 크기를 확대하고 좌석배치의 가변성에 의해 거주성(居住性)을 증대시킨 차량으로 1980년대 초에 미니 밴이 등장하게 된다. 미니 밴은 그 이전까지 주로 화물운반에 사용되던 트럭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밴 형 화물차량 대신, 소형화 된 밴의 형태를 승용차의 플랫폼을 이용해 거주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는 차체구조로 바꾸어 놓은 유형의 차량이었다. 이러한 유사한 성격의 차량들, SUV와 미니밴 등의 차량을 통칭해서 RV(Recreational Vehicle)이라는 유형으로 구분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