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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포드가 만든 4WD 브롱코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0-07-17 17:59:00

본문

포드가 각진 형태의 차체를 가진 하드코어 4륜구동 차량으로 브롱코(Bronco) 시리즈를 내놓았다. 미국에서 이 시장에서는 지금은 지프의 랭글러가 유일하다. 그 시장에 포드가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물론 4륜구동 차량의 원조 격의 브랜드는 지프이지만,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포드의 역할이 절대로 적지 않다.

글 / 구상 (자동차 디자이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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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지프가 개발되던 1940년, 물론 이때는 ‘지프’ 라는 이름도 없었다. 그 때에 미군은 자동차 업체들에게 소형 기동 차량 개발을 의뢰했고, 그렇게 해서 나온 모델이 윌리스의 MB였다. 이후 1942년을 전후로 MB모델이 생산되면서 미국 국방성은 그 당시에 대량생산 기술의 노하우를 가장 많이 가진 포드에게도 이 모델의 생산을 의뢰한다. 그리하여 포드는 윌리스 MB와 동일한 형태의 차량을 GPW라는 모델로 생산한다. 그리하여 MB와 GPW는 오늘날 지프의 원조가 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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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차대전 이후 미군의 군용 차량은 포드가 개발한 무트(MUTT)로 대체되고, 본래의 군용 차량이었던 MB와 GPW는 민간용으로 개발되면서, 지프 라는 브랜드가 만들어진다. 이후 윌리스는 AMC로 회사 이름을 바꾸는 등의 과정을 거쳐 1987년에 크라이슬러에 합병돼 오늘에 이른다. 그렇게 본다면 포드 또한 오늘날의 지프의 지분을 얼마간은 가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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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포드는 소형 픽업트럭 형태로 브롱코(Bronco)라는 모델을 개발했고, 이 차량은 젊은이들을 위한 차량의 성격으로 판매된다. 브롱코(bronco)는 영어로 ‘야생마’ 라는 의미인데, 사실상 미국인들에게 말(馬)은 과거 서부 개척시대부터 거의 필수적인 개인 이동수단이자 생활의 일부였던 것이 이제 차량의 명칭에도 반영돼 그런 생각이 그대로 들어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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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롱코는 그런 의미에서 실용적인 차량이었지만 1990년대 중반에 단종된다. 그리고 2004년에는 콘셉트 카로 발표되기도 했었는데, 각진 차체 형태로 초기에 포드가 만들었던 GPW나 MUTT를 연상시키는 브롱코 콘셉트 카의 차체 디자인은 16년이 지난 지금 봐도 결코 시대에 뒤진 인상이 아니다. 각진 차체 디자인이 주는 이미지는 유행을 타지 않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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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새로 등장한 브롱코 시리즈는 모두 세 종류의 모델이 나왔다. 하드코어 오프로드 버전으로 2도어 모델과, 휠 베이스를 늘린 4도어 모델(테일 게이트를 포함하면 각각3도어와 5도어라고 해야 되지만), 그리고 더 경사진 앞 유리와 A-필러, C-필러 디자인으로 크로스오버 지향의 차체 디자인을 갖춘 브롱코 스포츠, 이렇게 세 종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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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픽업 형태의 파생 모델에 스포츠라는 서브네임을 붙이기도 하는데, 브롱코는 반대로 크로스오버 콘셉트의 모델에 스포츠라는 서브네임을 붙인 것이다. 실제로 브롱코 스포츠는 2열 좌석을 접으면 산악자전거 두 대를 실을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스포츠라는 이름을 붙인 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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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서로 성격이 다르기에 2도어와 4도어 모델은 그야말로 각진 차체에 오프로드 지향의 하드 코어 성격을 보여주는 내/외장 디자인과, 심지어 거대한 오프로드 주행용 34인치 타이어도 장착할 수 있지만, 브롱코 스포츠는 보다 더 도회적인 감성으로 다듬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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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의 헤드 램프 형태만 봐도 2/4도어 모델은 마치 지프를 연상시키는 동그란 형태의 렌즈로 돼 있는데, 브롱코 스포츠는 모서리가 둥근 장방형 렌즈를 가지고 있다. 테일 램프 역시 그런 감각으로 스포츠 모델은 좀 더 다듬어진 느낌을 가진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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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트루먼트 패널 디자인도 상당히 차별화 시킨 것을 볼 수 있는데, 2/4도어 모델은 수평 기조의 크러시 패드 형태를 바탕으로 거기에 사각형의 조형 요소들로만 구성한 환기구 등의 이미지로, 군용 차량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그에 비해 스포츠 모델은 센터 페시아를 둥근 육각형 이미지로 디자인하면서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재질과 형상으로 구성해서 마치 승용차의 인스트루먼트 패널같은 인상을 준다. 그야말로 도심지 지향의 크로스오버 콘셉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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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좌석 구성은 세 모델 모두 2열 구성이지만, 2도어 모델은 2+2의 구성인 반면, 4도어 모델은 5인승 좌석으로 구성돼 있다. 2도어 모델은 마치 과거 쌍용의 뉴 코란도를 연상시키는 구성이다. 좌석 배치뿐 아니라 차량 전반의 구성에서 2/4도어 브롱코는 뉴 코란도가 자꾸 떠오르게 만드는 성격을 보여준다. 새로운 코란도가 저런 감각으로 나왔더라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호응도 높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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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롱코 스포츠의 적재 공간은 널뛰는 야생마의 그림이 새겨진 바닥재에 마치 무늬 강판 같은 패턴이 새겨져 있어서, 산악 자전거 같은 물건을 거칠게 실어도 충분할 것 같은 느낌이다. 게다가 실내 바닥에는 물 세차를 해도 물을 빼낼 수 있는 배수구까지 만들어 놓았다. 물론 이런 설계를 했다고 해도, 정말로 차체 도장 공정에서 꼼꼼하게 방청 도장을 해야 녹슬지 않고 오랫동안 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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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브롱코가 이처럼 차체에 마음 놓고 물을 뿌릴 수 있다는 게 부럽다. 최근에 국산 고급 브랜드의 새 차에서 도장 불량이 발견됐다는 건 사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심각한 문제이다. 생산 현장에서의 직업 윤리(working morals)는 차량의 품질과 직결돼 있음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자동차 메이커가 풀어야 할 숙제가 큰 것 같다. 1980년대 미국 메이커의 차량 품질이 최악이었던 때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엔진이 덜컹거려 정비해보니 망치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기까지 했지만, 그게 남의 일이 아닐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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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4륜구동 차량들은 거의 대부분 크로스오버 콘셉트의 도심지 지향의 성격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이처럼 하드코어를 지향하는 각진 디자인의 차량도 호응을 받는다. 랭글러가 그래왔고, 이제 브롱코도 가세했다. 게다가 브롱코는 아예 하드코어와 크로스오버의 투 트랙 전략이다. 부디 국산 차량에서도 이런 하드코어 성격의 차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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