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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자동차와 유니버설 디자인-2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12-24 06:42:23

본문

대개의 대중교통수단에서는 주로 승․하차의 편의성에 중심이 맞추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출입문의 개폐방식과 그 면적, 그리고 바닥면의 높이와 승․하차를 위한 접근구조 등에 디자인의 중심이 맞추어진다. 그리고 좌석의 구조 등도 이 개념에 포함된다. 이제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된 차량용 유아용 좌석(baby seat) 역시 틀림없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이다. 거의 대부분, 사실상 모든 승용차의 시트는 성인이 앉는 것을 전제로 디자인되고 설계되었기 때문에, 12세 이하의 어린이는 차량의 사고 시에 안전을 보장받기 어려운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어린이와 유아의 신체구조와 크기에 맞는 보조적인 구조물로써의 유아용 좌석은 신체적 차이를 보완해 주는 개념에서의 틀림없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운전조작의 개념이 들어간 유니버설 디자인의 경우에는 그 구조와 개념이 훨씬 복잡하다. 실제로 운전조작은 우리 몸의 모든 감각기관과 양쪽 손과 양쪽 다리를 모두 사용하는 매우 복잡하고 고도의 판단과 훈련이 필요한 행위이다. 또한 그것은 바꾸어 말하면 자동차와 사람 사이에는 익숙해지기까지 요구되는 훈련의 양과 시간만큼의 특성차이가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자동차에서의 유니버설 디자인은 이러한 특성의 차이를 줄이는 개념일 수도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차량의 자동화와 지능화로 사람이 운전 조작에 필요한 행위의 종류와 빈도가 줄어드는 것 역시 자동차기술의 발달로 유니버설 디자인에 근접해 가는 것이다. 이미 자동변속기의 대중화로 운전자들은 왼발과 오른손이 자유로워(?)졌다. 그리고 자동 정속주행 장치(cruise control)의 도입으로 완전하지는 않지만, 오른발도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다. 이렇게 신체의 개입이 점차로 줄어듦에 따라 운전이라는 행위의 수행이 신체의 장애 여부에 구애받지 않게 되는 것이다.

물론 고려해야 할 문제들은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이 실제로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인가, 아니면 특별한 조치를 필요로 하는 ‘특수한’ 사람을 위한 것인가의 논란이다. 비유하자면 이것은 ‘성인에서 유아까지 앉을 수 있는 만능시트’와 ‘유아용 시트’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모든 종류의 체형을 만족시키는 시트는 존재하기 어려울뿐더러, 반대의 경우로 유아를 전혀 태울 가능성이 없는데도 유아까지 만족시키는 기능의 시트를 장착한다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 ‘오버 디자인(over design)’의 문제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여기에서 발견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은 그 자체가 ‘만능의 디자인’을 의미하기 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의 요구를 얼마나 유연성 있게 만족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무 장벽(無 障壁, barrier free)디자인에서 출발한 유니버설 디자인은, 앞으로는 장애인이나 노인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개념을 넘어 사람의 다양한 능력과 전체 생애주기(生涯週期, life cycle)를 수용하는 토털 라이프 디자인(Total Life Design)의 개념으로까지 발전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개념으로의 발전은 장애나 자유롭지 못한 신체적 능력을 특수한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지게 될 수도 있는 개별적 특성 즉, 개성으로 보는 시각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실제로 모든 사람은 다양한 신체크기와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그러한 다양성은 나이에 따라,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환경이나 제품을 평균적인 사람을 대상으로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다양한 개성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실제로 산술적인 계산에서와 같이 모든 물리적, 정신적 조건에서 중간 값을 가지는 ‘평균인(平均人)’ 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지시하다’, ‘표시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데지나레(designare)’에서 유래되었다. 즉 디자인이란 일정한 사물을 정리하여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활동이라는 뜻이 내포되어있는 셈이다. 실제로 잘 디자인된 제품은 우리의 생활과 행동을 편안하고 자유롭게 하며, 아름다운 형태로써 심리적인 만족감을 주어 궁극적으로는 전체적인 삶의 질을 높이도록 기여한다.

유니버설 디자인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하였을 때에는 단지 훌륭한 디자인, 그리고 폭 넓은 의미에서 모든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이라고 번역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정도의 말로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을 설명하고 이해시키기에는 충분하지는 않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규격화 된 대량생산체제에 의한 대량소비의 산업사회의 획일성을 탈피하고자 하는 후기산업사회의 ‘사용자 지향 디자인'의 개념이다. 그리고 우리의 생활 영역에서 사용자의 연령과 능력, 개별적 특성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하고 유연한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 작업을 의미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용자를 수용한다는 점에서 다양화된 문화가 하나의 지구촌에 공존하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자동차를 비롯한 모든 제품, 환경, 정보 등의 디자인 분야에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중요한 개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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