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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강렬하지만 궁금한 4세대 투싼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0-09-27 21:43:34

본문

완전 변경 모델 4세대 투싼(NX4)이 등장해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4년에 1세대 투싼이 나오고 16년만에 4세대 모델이 나왔으니, 참으로 부지런한 시간이 지난 것이다.

글 / 구상 (자동차 디자이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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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투싼은 아반떼 승용차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된 걸로 알려진, 현대자동차의 승용 기반 크로스오버 준중형 SUV의 시초 격의 모델이다. 이후 형제차로 2세대 기아 스포티지(1세대 기아 스포티지는 비록 승용차 플랫폼은 아니었지만, 1993년에 나왔을 때는 기아자동차는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크로스오버 SUV로는 선구적이긴 했다)를 비롯해 도심지형 크로스오버 SUV의 개발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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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시 보면 1세대 투싼은 장식이 배제된 감성으로 간결하며 담백한 디자인 특징으로 나름의 순수미를 가진 개성이 있었다. 그리고 2009년에 좀 더 디테일이 가미된 터치에 좀 더 곡선 감성을 더한 2세대 모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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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15년에 나온 3세대 투싼은 중형 승용차 쏘나타 플랫폼으로 바뀌었다고 알려졌고, 디자인의 완성도 역시 더 높았지만, 오히려 1세대와 2세대 투싼 만큼의 존재감은 체감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물론 디자인이나 품질의 완성도는 글로벌 기업 현대자동차의 성장 속도와 비견되는 수준이었고, 세계 시장에서의 판매도 나쁘지 않았지만, 1, 2세대 모델보다는 국내 시장에서의 주목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아마도 그것은 이때를 전후해서부터 국산과 수입의 SUV가 다양하게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SUV 시장이 풍부해진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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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제 우리들 앞에 4세대 모델이 등장했다. 4세대 신형 투싼 모델은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630x1,865x1,665mm로 기존의 3세대 모델 (4,480x1,850x1,650mm)과 비교하면 길이는 150mm나 길어지는 등 차체가 더 커졌다. 휠 베이스도 기존 2,670mm에서 2,755mm로 85mm가 늘었다. 이정도 휠베이스는 중형 SUV에 필적하는 크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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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투싼의 앞 모습을 보면 긴 이빨을 수십 개 가진 공상과학 영화 VENOM의 주인공 캐릭터가 연상되는 강한 얼굴이지만, 차체의 스탠스는 매우 안정적이다. 그것은 바퀴의 위치가 차체 폭에 거의 일치할 만큼 최대한 바깥쪽으로 자리잡아서 매우 충실한 자세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1세대와 2세대 모델은 휠 아치를 강조하면서 차체가 더 넓어 보여서 전/후면의 스탠스가 지금의 4세대 모델만큼의 안정성은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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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는 의도된 것인지 뒷모습도 ‘이빨’이 강조돼 있고 안정적 스탠스를 기반으로 테일 램프와 번호판 부착면, 그리고 뒤 범퍼의 방향지시등과 그 아래쪽 디퓨저의 돌기가 마치 차체 중심으로 모아지는 방향의 이미지를 가져서 통일성 있는 디자인을 보여준다.

이빨 이미지 여부를 떠나서 이런 디테일을 보면 디자이너들이 형태를 다듬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 분명하다.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 이런 집중력은 정말 중요하다. 아무리 봐도 이빨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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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투싼의 차체 측면 이미지는 작년에 공개됐던 비전 T콘셉트의 모습과 거의 동일하다. 심지어 휠 디자인까지도 거의 비슷한 이미지다. 물론 측면 벨트 라인은 조금 더 내려와 설정돼서 유리창의 넓이가 콘셉트 카 보다 넓어졌다. 하지만 차체 측면의 두 개의 샤프한 사선 방향의 스타일라인과 육각형 이미지의 휠 아치 형태, 앞 펜더의 기하학적 볼륨과 뾰족한 능선 같은 측면 캐릭터 라인도 콘셉트 카의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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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기본 사양이 아닌 대부분의 모델에 풀 디지털 디스플레이 클러스터가 쓰였고, 센터 페시아에도 디스플레이가 들어갔다. 그리고 현대자동차가 미리 공개했던 4세대 투싼의 실내 렌더링에서 특징적이었던 두 줄의 이미지도 그대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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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런 슬림한 이미지의 벤트 그릴이 일종의 유행 같은 느낌인데, 몇 년 전부터 테슬라가 이런 형태의 슬림 벤트 그릴을 최초로 쓰기 시작하면서 여러 업체가 이런 식의 벤트 그릴을 쓰려고 하는 것 같다. 마치 2005년에 아우디가 모노프레임 이라는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을 처음 쓴 이후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이 너도나도 대문짝만한 그릴을 다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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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처음 투싼의 인스트루먼트 패널 렌더링을 보았을 때 저 두 줄의 슬림한 그릴 전체로 자연스럽게 공기를 순환시키는 기능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했었다. 마치 무풍 에어컨 같은 기능으로 자연스럽게 공기가 나오는 기능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양산형 투싼은 두 줄의 줄무늬는 그대로 유지됐지만 그야말로 ‘무늬’였다. 실제 벤트 그릴은 양쪽 끝에만 있고 어느 부분에는 바늘구멍 같은 구멍들이 송송 뚫려 있다. 하지만 이들은 아무 기능이 없는 그냥 ‘장식용’ 구멍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두 줄은 센터 페시아 양측면과 도어 트림 등에까지 둘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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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두 줄의 줄 무늬가 하나의 디자인 테마처럼 쓰인 것이다. 렌더링에서 신기술로 보였던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두 줄’ 무늬는 그야말로 무늬인 것이다. 혹시 이런 ‘두 줄’ 무늬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제네시스 브랜드에서도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어차피 제네시스 브랜드의 ‘두 줄’도 어느 날부터 갑자기 쓰기 시작한 것이기에, 이걸 계기로 제네시스 브랜드의 내/외장 디자인도 모두 ‘두 줄’ 테마로 통일 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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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식의 줄무늬 디자인의 인스트루먼트 패널로 이미 선수를 친 국산차가 있었다. 그렇지만 그 차의 운전석에 처음 앉았을 때는 사실 당혹스러웠다. 줄무늬가 두텁고 투박한 데다가, 줄무늬 전체에 메탈릭 도료를 칠해 놔서 막혀있는 부분과 뚫려 있는 부분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 보이는 건 물론이고, 줄무늬 선의 전체적인 흐름도 매끄럽지 않아서, 그야말로 눈을 의심케 하는 디자인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투싼의 줄무늬는 그 정도 수준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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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투싼처럼 센터 페시아 패널 상부에 설치한 벤트 그릴 역시 이미 선수를 친 국산차가 있다. 운전석에 앉는 순간 뭐라고 형언키 어려운 느낌이 들었던 티*리 페이스 리프트 모델의 센터 페시아 패널 위쪽의 벤트 그릴이 그것이다. 물론 새로운 투싼은 그 정도까지 최악의 수준은 아니다. 사실상 이런 식의 이해하기 어려운 디자인이 양산 차량에 적용돼 나오는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디자인 의사결정 과정에서 디자이너의 관점을 압도할 만한 다른 요인이 개입돼 결정됐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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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4세대 투싼은 캠핑 문화 시대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2열 시트를 접으면 트렁크 바닥과 시트 뒷면이 평평한 바닥으로 바뀌어서 이른바 ‘차박’을 하기에는 더 없이 좋을 것 같다. 게다가 테일 게이트 입구의 모양도 깔끔한 사각형이어서 차체 외부에 텐트를 쳐서 공간을 연결하기 좋게 만들어져 있다. 이렇게 설계하기 위해 엔지니어의 고민도 컸을 것 같다. 우리들이 무심코 지나는 모든 디테일은 그렇게 만들어지기까지는 사실상 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많은 시간 양보와 설전을 주고 받는 회의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결과가 4세대 투싼의 트렁크 공간의 정돈된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최근에 국내에 덩치 큰 SUV가 많아져 투싼의 존재감이 과거만큼은 아닐지 모르지만, 새로운 4세대 투싼은 SF 영화 주인공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앞뒤 모습을 포함해서 많은 부분에서 도전적 면모를 보여준다. 이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잡은 현대자동차라는 브랜드의 오늘의 모습을 나타내주는 건지도 모른다. 그 동안 해외 시장에서 투싼이 꾸준히 팔렸다는 건 가치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매우 강렬한 인상의 앞 뒤의 얼굴과 두 줄 무늬 테마의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무장한 4세대 투싼이 3세대까지의 성공을 계속 이어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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