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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제네시스 두 줄 스토리 발굴 제안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0-10-19 07:14:17

본문

최근에 공개된 제네시스 G70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기점으로 이제 모든 제네시스 브랜드의 차들이 이른바 ‘두 줄’의 디자인을 가지게 됐다. 물론 아직 공식 출시 전이지만 재작년에 EQ900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 G90이라고 등장하면서 시작됐던 제네시스 브랜드의 ‘두 줄’ 램프에 의한 통일된 디자인 아이덴티티 정책은 이번에 공개된 G70으로 인해 두 줄의 이미지는 완결됐다. 물론 G90의 두 줄은 지금 나와 있는 G80, GV80, G70과는 약간 다른 두 줄이었지만.

글 / 구상 (자동차디자이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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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제네시스 브랜드가 작년에 GV80을 내놓으면서 두 줄을 선언했을 때 필자는 솔직히 조금 의아 했었다. 그때 설명으로는 제네시스 엠블럼의 날개 깃(?)에서 두 줄의 모티브를 얻었다는 내용은 있었지만, 그것이 완전하게 충분한 설명이라고 느껴지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브랜드이건 디자인 아이덴티티에 대한 전략은 모두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고, 그에 따라서 하나의 정해진 답이 있는 건 아니다. 사실상 우리들의 인생 자체도 답은 없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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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GV80이 나올 때 갑자기 나타난 두 줄의 주간주행등이 두줄의 아이덴티티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필자는 소위 ‘스토리텔링’이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리고 GV80에 뒤이어서 나온 G80도 두 줄의 주간주행등을 가지고 나왔다. 이렇게 G90의 한 줄 주간주행등과 두 줄 헤드램프가 두 줄의 주간주행등과 두 줄의 헤드램프로 바뀌는 과정을 보면서 현대 내부적으로도 아이덴티티 유형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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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과정은 아이덴티티의 진화의 수순이다. 모든 시각적 아이덴티티는 정착되는 데에 시간의 축적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당연히 진화의 단계도 필요하다. 지금은 G80에서 자리잡았고, G70도 적어도 두 줄만은 통일성 있게 만들었으므로 통일성은 깆춘 것이다. 새로운 G70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하기로 한다.

최근의 제네시스 브랜드의 두 줄을 보면서 디자인 자체는 이제 어느 정도 완성돼 간다고 느껴지지만, ‘스토리텔링’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여전하다. 물론 스토리텔링은 별거 아닌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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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가 쓰고 있는 스핀들 그릴의 디자인은 토요타 자동차의 모태가 된 도요다 산업이 1907년에 처음 만들었다는 방직기의 프레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설명은 그야말로 ‘갖다 붙이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방직기 프레임(?)을 모티브로 했다는 스핀들 그릴은 도요다의 방직기 프레임과 닮은 구석 이라곤 하나도 없는 그야말로 꿈보다 해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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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하면 BMW의 키드니 그릴은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유지되고 발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물론 최근에 등장한 새로운 디자인의 거대한 크기의 키드니 그릴에 대한 호불호는 있지만, 적어도 그 형태를 발전시키는 개념에서는 ‘갖다 붙이기’가 존재하지 않는 제대로 된 교과서적인 위상기하학적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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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현대자동차 차종들의 사진 자료를 뒤지던 중 우연히 보게 된 포니의 사진에서 라디에이터 그릴의 아래 위로 선명하게 그어진 ‘두 줄’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물론 헤드램프가 아닌 라디에이터 그릴이었지만, 이런 확실한 역사적인 근거가 있는데 왜 이걸 활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즉시로 현대자동차의 차종들을 모두 찾아보았다. 두 줄이 들어간 차가 또 있을지 하는 생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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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포니는 뒷모습에서 두 줄이 명시적으로 있지는 않았지만, 수평적 이미지를 강조한 디자인이었고, 1983년에 나왔던 스텔라 역시 두 줄이 명확하지는 않았지만, 1986년형으로 등장한 캐나다 수출형 스텔라 CXL 모델에서는 테일 램프에 새겨진 두 줄의 그루브에 검은색으로 줄을 강조해 긋기 까지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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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서울 올림픽이 열린 1988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나온 스텔라 88은 그릴과 헤드 램프의 아래 위로 가는 크롬 몰드를 넣기도 했었다. 테일 램프에도 두 줄의 크롬 몰드가 있다. 물론 스텔라 88의 디자인은 스텔라의 고급화 모델로 그 당시 현대의 최고급 모델로 개발한 1세대 소나타(!)에 적용됐던 그릴과 헤드램프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두 줄’은 현대자동차 승용차의 계보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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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도의 역사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면 제네시스 브랜드의 두 줄의 디자인은 렉서스의 스핀들 그릴보다는 훨씬 더 충실한 스토리를 가진 아이덴티티 요소가 분명하다. 필자가 이렇게 렉서스를 물고 늘어지는(?) 이유는 스토리텔링에서조차도 뒤지기 싫다는 생각이 든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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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이 글에 대해 어쩌면 현대자동차 담당자들은 우린 이미 알고 있었는데, 웬 뒷북이야 라고 할지 모른다. 뒷북이라고 해도 상관 없다. 필자가 무슨 대단한 발견을 했다고 떠벌리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역사적으로 명백한 디자인의 근거가 있다면 그걸로 아이덴티티의 역사를 만들어 활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아이덴티티는 사실상 우기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렉서스가 그랬듯이…. 거기에 설득력 있는 스토리텔링이 더해지면 두말할 나위 없음이며, 그야말로 완전한 아이덴티티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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