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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디자인학부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3년만의 변화, G70 페이스 리프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kookmin.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kookmin.ac.kr)  
승인 2020-11-08 13:43:22

본문

제네시스 브랜드의 중형 세단 G70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 공개됐다. 첫 모델이 등장한 것이 3년 전인 2017년 9월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새 정확히 3년 이 지난 것이다. G70은 제네시스 브랜드 승용차 모델 라인업에서 가장 컴팩트 한 모델이다.

글 / 구상 (자동차 디자이너, 교수)

G70세단의 차체 주요 제원은 전장ⅹ전폭ⅹ전고, 그리고 축간 거리가 각각 4,685ⅹ1,850ⅹ1,400 (mm)에 2,835mm이다. 현대 브랜드의 준중형 승용차 아반떼의 4,650ⅹ1,825ⅹ1,420 (mm)에 2,720mm와 비교하면 G70은 축간 거리는 115mm 나 길지만, 길이는 35mm 길고 폭은 25mm 넓으며 높이는 20mm 낮다. 즉 G70이 축간 거리는 중형급의 크기이지만, 차체는 아반떼 보다 손가락 두 마디 정도 길고 넓고 낮다. 요약하면 준중형 크기의 차체에 후륜 구동의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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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신차 출시 후 3년 정도의 기간이 지닌 뒤에 이루어지는 페이스 리프트는 차체 디자인에서 근본적인 변화보다는 달라진 유행에 맞추는 감각적인 업데이트가 주 목적이다. 그런 이유에서 새로운 G70은 후드는 바뀌지 않았지만, 앞 펜더도 바뀌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측면 가니시 부분만 살짝(!) 바뀌긴 했다. 앞 범퍼가 차체 앞 부분을 전체적으로 감싸고 있어서 후드가 안쪽에 마치 독립된 섬처럼 존재하는 형태의 이른바 아일랜드 후드(island hood) 이기에 앞 범퍼만 변경했음에도 앞 모습 전체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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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G70 모델에서 변화가 가장 명확한 부분은 라디에이터 그릴의 형태이다. 이전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물론 제네시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따른 크레스트 그릴이었지만, 전체적인 모습이 현대 브랜드의 캐스캐이딩 그릴과 근본적으로 동일한 개념인데다가, 스포티 세단이라는 G70의 차량 성격과 다르게 상당히 보수적인 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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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한다는 맥락에서 그런 디자인을 취한 것이겠으나, 개성이 명확한 인상이 들지는 않았었다. 그렇지만 페이스 리프트 모델은 라디에이터 그릴을 다른 제네시스 브랜드 모델보다 곡선적 이미지로 바꿈으로 인해서 보다 감각적이면서 지향하는 소비자 연령도 젊어지고, 스포티한 성격도 강조됐다. 게다가 헤드램프의 ‘두 줄’도 이제 다른 제네시스 브랜드의 모델과 유사한 형식으로 보이게 바뀌어서 브랜드의 통일성을 가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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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라디에이터 그릴의 전체 위치가 헤드램프보다 약간 낮은 고도(?)에 자리잡아서 차량의 앞에 서서 보면 눈을 치켜 뜬 듯한 인상을 받는데, 이로써 헤드램프 자체는 거의 직선에 가까운 형태이면서도 마치 이형(異形) 램프 같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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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에서도 테일 램프를 두 줄 테마로 바꾸면서 브랜드의 통일성 요소를 넣긴 했지만, 다른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들과 조형문법이 약간 달라 보인다. 아마도 두 줄이 완전한 수평이 아니라, 기울어진 형태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차체를 바꾸기 어려운 페이스 리프트 모델의 한계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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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트렁크 리드의 분할선도 이전의 구불구불한, 마치 등이 굽은 물고기(?) 같은 병적인 곡선에서 한결 건강하고 깔끔한 선으로 바꿔서 역동적이면서도 경쾌해졌다. 하지만 번호판을 범퍼로 내려 달면서 트렁크 리드의 후면 구성이 오히려 염가 차량처럼 보이는 듯한 인상으로 바뀌었다. 물론 번호판을 범퍼에 다는 것은 구조적으로나 설계상으로 원가가 더 높고 복잡해지는 점은 역설이다. 오히려 비싼 구조를 채택하면서 염가의 뒷모습이 되는 마술을 부린 것이다. 1995년에 나왔던 2세대 아반떼의 뒷모습도 얼핏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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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다른 제네시스 모델들처럼 트렁크 리드에도 두 줄 램프를 연장해 붙였더라면 통일성도 높이고 염가 차량 같은 인상도 지울 수 있었겠지만, 아마 원가상승 때문에 하지 못한 것 같다. 물론 원가절감은 모든 양산 차량의 피할 수 없는 숙명(?) 이지만, 고급 브랜드 차량은 그런 티(?)를 내지 말아야 하는데, G70의 뒷모습은 아무리 봐도 원가절감의 흔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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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펜더 측면에 붙어있던 부메랑 형태의 크롬 가니시는 아래쪽으로 집중된 형태로 바뀌었고 작은 환기구가 뚫려 있긴 하다. 부메랑 형태의 가니시에도 구멍이 뚫려 있긴 했지만, 기능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는데, 페이스 리프트 모델에서는 효과 여부를 떠나서 어쨌든 기능을 부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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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는 크러시 패드의 색상이 투 톤으로 적용됐고, 스포츠 모델에서는 와인 컬러보다 채도 높은 색채도 쓰인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색채에서는 과감한 변화가 보인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중고차로 팔 때’까지를 걱정해서 색채를 너무나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성향으로 인해, 이런 과감한 색채를 길에서 보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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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0 페이스 리프트 모델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차량이 두 줄 테마로 통일성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게다가 내년에는 플래그 십 모델 G90의 완전변경차량이 등장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플래그 십이지만 불과 수년 사이에 상대적으로 디자인의 통일성이 부족해진 현상(?) 때문에 조기에 등장하는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 고급 브랜드는 디자인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한편으로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절대로 고급 브랜드가 될 수 없다. 앞으로 제네시스 브랜드가 디자인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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