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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차의 디자인 리뷰 - 3. 기아자동차 모하비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1-07 20:36:14

본문

한국차의 디자인 리뷰 - 기아자동차 모하비

모하비가 출시됐다. 프레임 구조의 차체를 가지는 정통적인 오프로더의 성격을 가진 대형 SUV 모하비가 나왔다. 많은 SUV 애호가들의 기대를 받으며 ‘한국의 랜드로버’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으며 기다려 온 차가 나온 것이다. 사실 모하비의 디자인은 그 전에 서울 모터쇼 등을 통해 컨셉트카 ‘메사’를 통해 그 디자인이 어느 정도의 성격일 것이라는 것은 예견됐었다.

글/구상(한밭대 교수)

31527_1.jpg컨셉트카 메사가 보여주었던 스타일은 그 이름 '메사(Mesa)'처럼 직선으로 잘라낸 듯한 이미지였다. 원래 메사는 북미지역에서 보이는 침식암석의 윗부분이 빙하 등에 의해 잘려나가서 만들어진 고원 등을 의미한다. 따라서 컨셉트카 메사는 그 당시로서는 다소 낯설기도 한 칼로 자른 듯한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이제 우리 곁으로 출시된 모하비는 그때의 메사의 스타일을 거의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메사의 디자인을 모티브로 해서 양산차로 등장한 모하비의 디자인을 살펴보자.


전체적인 내외장의 디자인(스타일)의 특징 - 기하학적 조형
31527_2.jpg모하비의 전반적 차체 스타일은 컨셉트 카 ‘메사’의 전체적인 모티브를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다. 물론 뒤쪽의 D 필러부분은 컨셉트 카와는 많이 다르게 디자인되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유사하다. 컨셉트 카에서 A필러를 블랙아웃 시킨 디자인이었지만, 양산차에서는 차체 구조를 그대로 보여주는 디자인이다. 전체의 스타일 기조는 새로이 기아자동차 디자인총괄 책임자로 임명된 피터 슈라이어가 강조한 ‘직선의 단순화’를 모티브로 한, 그야말로 기하학적인 디자인으로 구성된 조형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컨셉트카 ‘메사’가 나온 것은 피터 슈라이어 영입 이전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어쨌든 모하비는 ‘메사’의 스타일과 피터 슈라이어의 디자인 철학을 잘 보여주는 디자인이다. 전반적으로 상자형의 이미지를 강조해서 입방체(cubic)의 이미지와 그들을 구성하는 탄력 있는 면이 만나 에지를 형성하는 기법으로 디자인되었다. 전체적인 면의 구성은 곡률이 매우 커서 거의 평면처럼 느껴질 정도의 면이 사용되고 있다.

기하학적인 조형은 전체 차체의 내외장 스타일에 통일성 있게 사용되었다. 그런데 ‘기하학적 조형’은 일견 직선적인 형태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는 않다. 기하학적 조형이란 자와 컴퍼스로 정의되거나 그려질 수 있는 형태를 말한다. 반면에 유기적 조형은 곡률의 변화가 무수히 많은 형태, 즉 생명체에서 볼 수 있는 형태를 의미한다. 물론 유기적인 곡선도 그 선분을 미분(微分)시켜 나가면 단순한 기하학적 수치로 환원되기는 한다. 아무튼 모하비의 차체 형태는 기하학적 직선과 곡선으로 구성된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하학적 조형요소에 의한 통일성은 외장 디자인 뿐 아니라 실내의 디자인에서도 잘 지켜지고 있다.


2박스 비례와 안정적 스탠스
31527_3.jpg모하비의 차체 구조는 전형적인 2박스구조, 즉 엔진룸과 객실로 나뉜 구조이다. 그리고 큰 사이즈의 휠과 타이어, 그리고 짧은 앞뒤 오버행 등으로 안정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윤거(wheel tread)가 넓어 차체를 앞에서 보았을 때의 스탠스(stance)가 안정적인 모습이다. 차체의 형태를 구분한 비례는 측면 유리창과 차체가 만나는 벨트라인(beltline), 그리고 휠의 크기에서 나뉜 웨이스트라인(waistline)이 큰 차체를 무거워 보이지 않게 해주고 있다.

31527_4.jpg앞 범퍼의 형태를 보면 차체 색이 칠해진 부분은 형태상으로는 범퍼이지만, 사실 실제의 기능적인 범퍼는 번호판이 부착되는 회색 플라스틱 구조물이다. 이것은 대형 SUV들이 과거에는 차체색이 칠해진 부분에서 범퍼를 만들어 소형승용차와 충돌 시 소형승용차에 더 큰 피해를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대형 SUV가 과거로부터 많이 사용된 미국의 경우 소형승용차와의 충돌 시 이러한 대형 SUV들의 범퍼가 승객실의 유리창에 충돌하는 등의 공격성이 문제가 되기도 했었다.

그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범퍼를 낮은 높이로 디자인하게 되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전면부의 디자인이 단단한 이미지를 주지 못하기도 한다. 지난 1993년에 나왔던 1세대 스포티지의 경우가 그와 유사한 사례로써,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역시 낮은 위치로 디자인되어 전면부의 인상이 다소 쳐져 보이기도 했었다. 31527_5.jpg아무튼 모하비는 디자인적인 방법으로 범퍼를 낮은 위치에 설계하면서도 전면부의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위치를 후드와 가깝게 위치시켜 날렵하면서도 스포티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한 가지 걱정이라면 헤드램프 조사각도를 잘 못 맞출 경우 다른 승용차의 운전자들에게 눈부심을 줄 수도 있다.

회색 플라스틱으로 구분된 웨이스트라인은 앞뒤로 연장되어 범퍼를 형성하면서 차체 측면에서도 특징적인 형태를 만들어낸다. 한편 이러한 플라스틱 트림은 휠 아치를 감싸고 있어서 시각적으로 험한 오프로드의 주행에서도 차체의 손상을 줄일 수 있는 구조의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세부적 디자인 특징 고찰
31527_6.jpg차체의 디자인에서 후드와 테일 게이트의 형태 처리가 새로운 느낌으로 잘 처리되어 있다. 후드에 만들어진 두 개의 돌출된 형상은 V-6엔진을 상징하는 것으로 느껴지면서 면의 변화와 모서리에 의한 기하학적 디자인을 잘 활용한 형태이다. 이러한 디자인처리기법은 테일 게이트에서도 볼 수 있다. 물론 어두운 색의 차체에서는 한눈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으나, 번호판 좌면을 중심으로 테일 램프와 뒷 유리 등이 유기적인 형태로 통일된 이미지를 주고 있다.

실내의 디자인도 통일성을 가장 중요하게 다룬 듯 하다. 전반적으로 기하학적인 조형성향으로 다듬어져 팽팽하게 당긴 듯한 면 처리가 두드러진다. 그리고 색조에서도 대시보드 상부와 하부를 투톤 컬러로 처리했지만, 그 색깔의 차이가 크지 않은 은은한 느낌이고, 우드 그레인 역시 밝으면서 은은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각종 수위치류의 형상과 간격, 단차 역시 가전제품을 보는 듯한 안정적인 품질을 보여주고 있다.

31527_7.jpg모하비의 디자인은 내장재의 품질에서 안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것이 대표적인 특징인 것 같다. 사실 자동차를 처음 차를 살 때는 외장 디자인에 마음이 이끌려서 결정을 하게 되지만, 차를 사서 타는 동안에는 내장디자인에 의한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다. 차를 가지고 있는 동안 지속적으로 만족감을 주고 내가 타는 차의 가치가 높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려면 내장디자인에서의 높은 완성도와 품질이 높아야 하기 때문이다. 벤츠나 BMW같은 독일산 고급차들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전체적인 모하비의 디자인은 매우 잘 다듬어지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또 어떤 부분의 디자인은 이제 국산차에서도 이런 시도를 하는 구나 할 정도로 과감하다. 사실 필자가 느끼기에 메이커 차들의 디자인이 좋아지기 위해서는 물론 그 메이커 디자이너들 개개인의 실력도 좋아야 하지만, 사실은 그 디자인을 인정하고 결정해주는 경영진의 디자인안목이 높아져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디자이너들이 아무리 과감하고 예술적인(?) 디자인을 해도 그것이 자동차로 만들어져 빛을 볼 수는 없다.

디자인이 좋아지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은 피터 슈라이어 같은 이른바 슈퍼스타 디자이너를 통한 개발이다. 사실 우리가 ‘명품’을 찾는 것도 같은 심리가 아닐까? BMW의 디자인을 180도 바꾸어 놓은 크리스 뱅글의 경우에도 논란이 일었지만 그의 디자인적 능력 때문에 그럭저럭 수긍이 될 수 있는 것은 그의 전문성에 대해 인정을 했기 때문이다.

31527_8.jpg피터 슈라이어의 지휘 이후로 디자인에 대한 ‘외부의 간섭’이 줄어들어서 더 멋지고 전문적인 디자인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든다. 물론 그런 계기를 통해서 경영진의 인식이 바뀌어 토종 디자이너들의 작품도 전문성을 인정해 줄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모하비는 이제 그 첫 시금석인지도 모른다.

모하비의 디자인에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필자는 아주 지엽적인 것 몇 개만 이야기하고 싶다.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후드부분에 장착된 크롬몰드 사이의 검은색 페인트로 칠해진 부분의 깊이를 조금만 더 깊게 했더라면 그릴이 좀 더 일체감 있고 돋보였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이것은 현재에도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31527_9.jpg그리고 헤드램프의 내부 구조가 조금 복잡해 보인다. 사실 ‘명품’들은 세부적인 디테일도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헤드램프의 디테일은 필요하다. 하지만 헤드램프 내부에는 원형(圓形)과 이형(異形) 베젤들이 같이 존재하고 있어서 전체의 통일감과 맥을 맞추지 못하는 것이 약간 아쉽다. 한편 전체에서는 B필러와 C필러에 검은색으로 처리를 했더라면 좀 더 정돈된 그린하우스 이미지로 전체의 이미지를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몇 가지의 단편적인 것들을 이야기했지만, 종합적으로 본다면 모하비는 일관된 디자인 컨셉트로써 통일감 있게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모하비를 비롯해서 앞으로 나오는 차들의 디자인이 더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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