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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디자인에서 일본의 영향 (2)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0-11-30 10:58:05

본문

앞의 글에 이어서 종합적으로 본다면, 1990년대에는 우리나라에서 일곱 개의 자동차 메이커가 다양한 차종을 생산하며 경쟁하는 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

 

글 / 구상 )자동차 디자이너, 교수)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된 전 세계적인 자동차산업의 인수·합병의 영향과 함께, 우리나라가 외환보유고 부족으로 인해 국제통화기금의 관리에 놓이는 등 불경기의 여파로 기아자동차가 유동성 위기를 맞게 되어 현대자동차로 합병된다. 한편 삼성자동차 역시 제품 포트폴리오 빈약에 의한 수익성 악화로 「르노-닛산」그룹으로 매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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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의 고도성장 이후 세기 말에 일어난 전 지구적 인수합병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 역시 구조조정을 겪게 되면서 국제적 규모로 확대되거나 다국적 기업화되는 등의 전환을 맞게 된다. 자동차산업은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 실현이 산업지속성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임이 다시 한 번 입증된 것이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연간 700만대 생산 규모의 한국 국적의 자동차 메이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단일 자동차 제조사 내에 두 개의 개별 브랜드를 가지는 체제로 정리되었다. 그리고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플랫폼 통합과 동시에 브랜드 별 특성을 강조하기 시작한다.

이후 기아 브랜드는 수석 디자이너로 폭스바겐의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Peter Schreyer)를 2006년에 영입해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기능적 디자인 특징을 강조하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기아자동차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특징적 조형을 브랜드 아이덴티티 요소로 활용하는 유럽 자동차 브랜드의 전략을 취하게 된다. 이에 대비되어 현대자동차는 공통된 조형요소를 가지면서도 다양한 디자인을 지향하는 성향으로 대별된다. 엔진은 현대자동차가 2004년에 독자 기술의 「쎄타(theta[θ])」 엔진을 개발해 기술 자립을 이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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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도시형 SUV 「싼타페(SM)」를 중형 승용차 쏘나타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하고, 기아자동차의 「쏘렌토(BL)」와 「모하비(KH)」는 1세대 스포티지(NB7)와 동일하게 차체와 차대가 구분된 구조(body on frame)를 유지한다. 이후 2세대 「스포티지(JE)」는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승용차 플랫폼을 「투싼(JM)」과 공용해 개발된다.

쌍용자동차는 적자 누적으로 2004년도에 중국의 「북경기차(北京汽車)」에 합병된다. 2000년대의 우리나라 자동차 메이커의 디자인 개발에서의 특징은 대부분 인 하우스 디자이너에 의해 디자인을 개발하지만, 일부 차종을 보다 창의적 스타일의 탐구나 수출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여 이탈리아의 「피닌파리나(Pininfarina)」와 「이탈 디자인(Ital Design)」 등 유럽의 디자인 업체와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동차산업에서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이어진 글로벌 인수·합병이 마무리되고 국내 기업과 다국적 기업으로의 정리가 마무리되면서, 2010년대에는 각 자동차 메이커들이 그간에 정착된 차종들을 중심으로 고유모델을 개발하게 된다. 엔진과 변속기를 포함한 차량의 플랫폼(flat form)의 개발도 메이커 별로 거의 독자적으로 설계하거나, 혹은 도입된 원형을 국내 환경에 맞도록 하는 수정하는 설계를 통해 개발하는 사례를 볼 수 있다.

한국GM이나 르노삼성자동차 등과 같이 다국적 화 된 기업들은 그룹 내의 타국 메이커에서 이미 개발된 엔진이나 플랫폼 공용으로 개발비 절감 등의 효율성을 추구한다. 그 사례로 르노삼성자동차는 3세대 「SM5」 승용차를 프랑스 「르노(Renault)」의 중형 해치백 승용차 「라구나(Laguna)」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하게 된다.

쌍용자동차는 한때 합병됐던 중국 업체로부터 분리된 뒤에, 2010년에 인도의 「마힌드라 그룹(Mahindra & Mahindra)」에 인수·합병된다. 이후 「코란도(Korando)C(C200)」를 비롯한 「티볼리(Tiboli; X100)」와 「G4 렉스턴(Rexton; Y400)」 등의 차량을 개발한다. 이 시기에 개발된 대부분의 쌍용자동차의 차종들의 내·외장 디자인은 모두 인 하우스 디자이너들에 의해 개발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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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차량 중 2011년에 등장한 「코란도C」는 이탈리아의 쥬지아로가 초기 디자인을 개발한 것을 쌍용자동차의 디자이너들에 의한 양산화 디자인을 거쳐 차량이 개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2015년에 등장한 「티볼리」와 2017년에 등장한 「G4 렉스턴」 등의 차량은 공식적으로 쌍용자동차의 인-하우스 디자이너들에 의해 개발된 것으로 홍보되고 있으며, 이는 디자인 수행능력의 보유에 의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2010년대에 이르러서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메이커에서의 내·외장 디자인 개발은 공식적인 자료에 의하면 대부분 자체 디자이너들의 기획과 조형 작업을 통해 개발된 것으로 볼수 있다. 그렇지만 다국적 화 된 기업에서는 해외의 연구소의 조직과 인력을 활용해 디자인을 개발하기도 한다.

종합적으로 본다면 1955년 이후 2019년까지의 우리나라 메이커의 차량 개발 방법의 변화 고찰을 통해 기술개발, 혹은 기술도입 유형이 변화되어 온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내용은 마지막 표에서 정리하였다. 여기에서는 전체의 개발 내용을 여섯 단계로 구분한 시계열 분석으로 메이커 별 개발 사례에서는 다양한 유형과 국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는 각 메이커의 경영 형태와 기업 구조 등에 의한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각 차종의 개발 당시의 시장이나 소비자의 특성, 자금 조달 방법 등도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여기에서 기술 제휴 국가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되는 양상을 볼 수 있다. 

한편으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전체의 고찰에서 몇 종류의 차량은 제외시켰는데, 각 시기 별로 우리나라 메이커에서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고 이미 완성된 차량을 수입해 판매하는 형식으로 등장한 차량들이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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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고찰을 통해 시기 별로 기술 도입 국가가 변화되는 것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데, 주요 원천 기술 도입 국가는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등이다. 그리고 이들 관련 국가들로부터는 초기에는 개발이 완료된 차량을 면허 생산하는 형식을 취했는데, 대부분의 부품을 수입해 조립 생산하는 방식을 채택하게 됨에 따라, 차체의 디자인 역시 원형의 모델 상태 그대로 동일한 디자인이 생산되었던 것이다.

여기에서도 역시 디자인 영역에서 1990년대까지는 일본에서 도입된 차량이 상당 수 있었으나, 2000년대에는 한 차종에 그치고 2010년대에는 일본으로부터의 도입 차종은 전무(全無)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기술 도입과 관련된 국가의 산술적 변동 추이를 그래프로 정리하였다. 이를 통해 독일과 일본으로부터의 기술 도입이 거의 전 시기에 걸쳐 높은 비중이 유지되어 왔음을 볼 수 있다. 특히 일본으로부터의 기술 도입은 한일 국교정상화 협정이 성사된 1965년 이후부터 크게 증가했으나, 1990년대에 절정을 이룬 뒤 이후 2000년대에 이르면서 감소하고 있다.

차량의 내·외장 디자인 개발은 1980년대 이후부터 인-하우스 디자이너들에 의한 개발이 대다수를 이루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순수하게 인-하우스 디자이너들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기업 외부의 디자인 전문 업체와의 협업을 통한 디자인 개발 역시 자체 개발에 포함 시켰다. 그것은 디자인 단계에서 국외의 디자인 업체가 참여하더라도 최종 양산까지의 개발에 의한 차량의 특허권, 마케팅 전략 등은 개발 업체가 주도권을 가지게 되는 독자 모델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이 글의 후반에 제시된 표는 주요 시기별로 디자인 개발 관련 국가를 분석해 종합한 것을 시기 및 국가 별로 정리한 것이다. 여기에서 디자인 개발에서의 관련 국가의 비중 변화 추이는 1990년대까지는 크게 증가해 차량기술 도입과 관련된 국가의 비중 변화 추이와 유사한 측면이 있으나, 2000년대 이후로 급격히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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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협업과 관련된 디자인 전문 업체들 중에는 1990년대까지 우리나라 기업들의 디자인 개발 협업 등으로 활발한 실적을 가졌던 일본 업체들이 다수 있었는데, 그들은 「Taiich Kogyo(第一工業)」, 「Tokyo R&D」, 「MIM Design」, 「Design Club International」 등 이었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자동차 메이커들과 다수의 협업을 진행했었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런데 실제 디자인 개발에서 인-하우스 디자이너에 의한 개발이라고 하더라도, 디자인 전문 업체와의 협업을 통한 경우는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일본 디자인 업체들이 제안한 차량 디자인이 최종 양산 모델로서 채택되어 개발된 경우는 많지 않았다는 것을 개발 종사자와 각 메이커의 차량 개발 홍보자료 등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디자인이 선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이후에 개발 역사 기록 등에서 공식적으로 외부 업체의 디자인 기여가 언급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일본 업체와의 디자인 개발 협업은 실질적으로 사라지게 된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디자인의 개발과 관련해서는 일본보다 오히려 영국과 이탈리아 등의 서유럽 국가로부터의 영향력이 1970년대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온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은 1990년대까지는 국내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인-하우스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개발 노하우 습득을 위해 이탈리아와 영국, 미국 등에 소재한 차량 디자인 전문 업체와 협업을 다양하게 진행했기 때문이다. 또한 협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우자동차는 2000년을 전후해서 영국의 디자인 전문 기업체 「IAD (International Automotive Design)」를 인수해 자사의 유럽지역 연구조직으로 활용하기도 했음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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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중 엔진과 변속기 등 하드웨어와 관련된 분야는 1990년대까지는 일본으로부터의 기술 도입이 다수 있었음을 볼 수 있으며, 현재에도 적지 않은 부품과 자동변속기 등은 일본으로부터 수입되어 장착되고 있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는 디자인 분야에서의 일본의 자동차 기업, 혹은 일본의 디자인 전문 기업의 참여는 산술적인 수치로는 거의 없음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자동차 메이커의 디자인 조형의 특징은 다국적화 된 기업이나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이 진행된 결과임을 볼 수 있다.

거시적인 문화의 관점에서 보아도 우리나라와 일본은 복식(服飾)과 음식(飮食), 건축(建築), 조경(造景), 회화(繪畵) 등의 문화 분야에서 인식과 조형성에서 적지 않은 차이를 가진 것이 근본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산업이 고도화되기 전이었던 1990년대까지는 상대적으로 선진적인 디자인 결과물이라는 인식에 의해 일본으로부터의 디자인 도입과 협업이 다수 이루어졌었다. 이후 점차 한국의 소비자 특성을 반영한 자동차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디자인 인식(design idea)이 정착되면서부터는 일본의 자동차 디자인은 디자인 개발 과정에서 참고하는 수준에서 그쳤음으로, 그 이후로 자동차 디자인 개발에서 일본 자동차 메이커나 디자인 전문 업체를 통한 개발 횟수는 산술적으로 적다.

지금까지 살펴본 디자인 개발 관련 국가에 대한 산술적 수치를 통한 시사점은 우리나라의 자동차 디자인이 이웃한 일본의 디자인 영향이 클 것이라는 통념과 상반되는 것이다. 엔진과 변속기, 서스펜션 등의 파워 트레인 등을 개발하기 위한 기술에서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과 현재까지도 일본 기술의 영향력이 적지 않으나, 차량의 내·외장 디자인 개발에서 타 국가들의 관련 사례의 변화에 비해 매우 급격한 증가와 감소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명백히 다른 흐름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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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자동차를 개발하고 발전시켜온 것은 주로 서유럽 국가들이었다는 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의 자동차 디자인이 일본보다는 서유럽의 영향권에 있었다는 사실은, 한국의 문화를 반영한 독자적인 디자인 개발에 보다 전략적 강점을 가질 수 있는 근본적으로 요인이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 분석은 디자인개발 단계에서 관련된 국가나 자동차 기업, 혹은 디자인 전문 기업의 참여를 기준으로 산술적 수치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독자적인 차량 디자인의 개발은 수많은 전문 인력이 소요됨과 아울러, 문서화하기 어려운 형태의 기술, 이른바 노하우(know-how)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대체로 노하우는 개발 경험에 의해 얻어지는 전문 인력이나 기업이 가지게 되는 추상적 지식이라고 정의되기도 한다. 그리고 1970년대부터 우리나라 자동차 메이커는 이탈리아와 영국 등을 중심으로 하는 서유럽의 업체들과의 협업을 진행하면서 그들의 디자인 개발의 노하우를 축적하면서, 오히려 일본의 디자인으로부터의 영향에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일본보다 서유럽의 노하우가 바탕이 된 개발은 한국 문화를 반영한 디자인 개발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오늘날 우리나라 자동차의 디자인이 일본의 그것과 명확히 구분되고 있으며, 그러한 관점으로 볼 때, 차량의 내/외장 디자인 개발에서 일본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나라 브랜드 고유의 기술과 역사성을 함축하는 디자인 특징을 확보해야 한다는 숙제는 남아있다.

한편 본 글에서 국내 메이커의 디자인 개발 사례는 공개된 자료들과 전·현직 개발 종사자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했으므로, 누락된 사실도 일부 존재할 여지도 있으며, 디자인 개발 단계에서 채택되지 않은 다양한 외국의 외부 업체의 디자인 결과물과 개발 활동이 부지불식 간에 인-하우스 디자이너들에게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함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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