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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맹인 안내견 뉴스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0-12-21 11:46:53

본문

최근에 들려온 뉴스들 중에는 우리들의 현재와 미래의 풍경이 어떨 것인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것이 있었다. 그 뉴스들 중에서 가장 최근의 것은 바로 현대자동차가 미국의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를 인수했다는 소식일 것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알려진 바로는 메사추세스 공과대학(MIT) 내에 있었던 로봇 연구실에서 비롯된 벤처기업으로, 이미 널리 그 모습이 알려진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으로 유명한 곳이다.

글 / 구상 (자동차 디자이너, 교수)

‘스팟(Spot)’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지난 2015년 처음 공개한 네 다리로 걷는 구조의 로봇으로, 장애물을 피하며 스스로 균형을 잡을 수 있어서 안내와 지원이 가능한 대표적인 이동형 로봇이다. 그리고 스팟의 뒷면에는 별도의 모듈을 장착할 수 있어서 가스누출여부 등을 감지하는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미 위험한 건설현장을 모니터링 하거나 가스, 석유, 전력 설비 등을 감시하는 데 투입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현대자동차가 이런 기술을 가진 기업을 인수했다는 것은 향후의 현대자동차의 기술 개발 행보가 보다 광범위한 ‘모빌리티’로 변화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미 올해 초에 현대자동차는 도심지용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의 모형을 소비자 가전 쇼에 전시해 미래의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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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이번에 시연해 보인 스팟은 거의 대형 반려견 같은 모습이다. 이제는 반려동물의 모습이 우리들의 생활의 한 단면 같기도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경우를 보게 된다. 바로 얼마 전에 들려온 또 다른 주목되는 뉴스 때문이다. 맹인 안내견을 매장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은 어느 대기업의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맹인 안내견은 우리들이 흔히 접하는 반려견과는 다르게 보아야 한다. 사람을 잘 따르는 것이 대부분의 반려견의 특징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강아지나 데려다가 안내견을 시킬 수는 없다. 맹인 안내견이 되기 위해서는 유순한 성향을 가진 특정 견종 중에서 특히 엄선되어야 하고, 게다가 그들은 수년간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뒤에야 맹인 안내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맹인 안내견 한 마리를 훈련시키는 데에 드는 비용이 1~2억원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이토록 많은 비용이 드는 일이어서 사실상 개인적인 차원에서 맹인 안내견을 기르고 훈련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국내의 어느 대기업이 오래 전부터 이 분야에 정성을 들여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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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느 기업은 아무 수익도 나지 않는 맹인 안내견 훈련에 투자하는가 하면, 다른 기업은 맹인 안내견을 출입금지 시키니 말이다. 여기에서 어느 기업을 두둔하거나 비난하고자 함이 아니다. 대비되는 뉴스를 접하면서 든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체계적으로 훈련 받은 맹인 안내견은 여느 반려동물들과는 달리 맛있는 먹이 앞에서도 자신의 ‘임무’를 우선하는 것은 물론이고, 동물로서의 대부분의 본능을 억제하도록 훈련된다. 사람의 관점에서는 잘 훈련된 맹인 안내견 이지만, 그 안내견의 관점에서의 삶은 과연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슈퍼마켓에서 달걀을 하나 사더라도 동물복지 인증 제품을 사려고 하는 것을 감안해본다면, 과연 맹인 안내견의 동물복지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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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본다면, 마차(馬車)에서 내연기관을 동력으로 하는 자동차로 바뀌면서 동물들은 운송노역으로부터 해방됐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도 말과 소 등을 비롯한 동물들은 사람들에게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그것이 동물과 주인 간의 유대 관계에 기반해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인한 일방적 착취가 아니기를 바랄 뿐 이지만…

인간이 동물의 노동력을 부려 쓴다는 점에서는 단지 그들에게 먹이를 주는 것으로 주인의 의무를 다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의 건강을 보살펴야 하고, 그들의 고통이 가능한 한 최소가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 함께 살아가는 인간으로서의 도리일 것이다. 그런 생각이 동물복지의 출발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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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은 오늘날 로봇 기술의 발전을 보여주는 한 장면을 제공한다. 납작 엎드리는가 하면 계단을 능숙하게 오르는 등 복잡한 길을 ‘알아서’ 잘 찾아간다. 현재 알려진 스팟의 가격이 9천만원 정도(맹인 안내견 비용과 비슷하다) 이지만, 계속 발전될 것이다. 그런 스팟을 보면서 필자에게 문득 든 생각은 맹인 안내견의 역할을 스팟이 할 수 만 있다면, 어느 대기업 매장에서의 출입 거부도 일어나지 않을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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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오히려 반대로 사람들이 로봇을 두려운 존재나 위험한 존재로 받아들일지 모른다. 하지만 미래의 모빌리티의 모습은 매우 다양할 것이고, 로봇 역시 그러한 모빌리티의 하나라고 한다면, 스팟을 기반으로 한 맹인 안내 로봇의 개발은 어쩌면 현대자동차가 근 미래에 이루어 내는 세계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의 하나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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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번 돈을 일본으로 가져가지 않고 한국에 투자한다면서 지은 서울의 동쪽에 마치 칼처럼 꽂혀 있는 뾰족한 고층건물의 모습과 맹인 안내견 출입을 막은 일은 서로 관련이 없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다른 맥락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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