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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전기차 포르쉐 타이칸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0-12-27 20:09:10

본문

포르쉐 타이칸(Tycan)이 처음 세상에 나온 것이 2019년 11월, 그러니까 벌써 1년 전이다. 완전 전기 동력의 포르쉐 승용차가 등장한 것이다. 타이칸은 차체 형식은 4도어에 트렁크가 독립된 3박스 구조로 나왔다. 구조로 본다면 세단에 가깝지만, 차체 디자인 이미지를 보면 세단이라는 생각을 하기는 조금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이미지다.

글 / 구상 (자동차 디자이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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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칸의 제원은 장, 폭, 고, 축거가 각각 4,963ⅹ1,966ⅹ1,379(mm)에 2,905mm의 축거를 가진다. 포르쉐에서 내놨던 4도어 모델인 파나메라 2세대와 비교해 보면 각각 5,053ⅹ1,937ⅹ1,422(mm)에 2,950mm의 축거인데, 타이칸은 파나메라 보다 90mm 짧고 29mm 넓고 43mm 낮으며, 45mm 짧은 축거 이다. 또한, 이는 8세대 포르쉐911터보 2도어 모델의 4,535ⅹ1,900ⅹ1,305(mm)에 2,450mm와 비교하면 타이칸이 428mm 길고 66mm 넓고 74mm 높으며, 455mm 긴 축거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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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메라도 그랬지만, 타이칸은 길이 관련 치수와 차체 폭 등은 거의 대형 승용차에 필적하는 크기이다. 독립 좌석을 가진 4인승이지만, 4개의 문을 가지면서 뒷좌석의 거주공간을 확보하는 개념의 ‘실용성’의 비중을 가진 차체임을 보여주는 제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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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동력의 스포츠카라는 차량의 성격을 유지하면서 거주성을 비롯한 실용성을 본래의 포르쉐보다 더 높은 비중으로 둔 성격을 보여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성능이 떨어지는 건 아닌 것 같다. 제원표 상으로 0→100km/h 가속이 4초밖에 걸리지 않으며 최고속도는 250km/h 라고 한다. 게다가 공기저항계수 cd값이 0.22라고 하니 고성능을 위한 차체 디자인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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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차체 디자인 이미지는 포르쉐 911을 모티브로 하는 디자인 DNA를 그대로 유지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롱 노즈의 후드 비례와 패스트 백에 가까운 뒤 유리는 전형적인 911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4도어 차체를 가졌음에도 세단의 인상이 들지는 않는다. 이는 같은 4도어 모델인 파나메라와도 구분되는 이미지다. 파나메라는 캐빈의 비중이 커서 세단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들어오지만, 타이칸은 패스트백 실루엣을 강조해서 캐빈이 커 보이지 않는 효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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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LED를 쓴 헤드램프가 사각형에 가까운 형태를 띄고 있어서 이른바 ‘왕눈이’였던 911과는 차별화된 인상을 준다. 사각형의 헤드램프 이미지는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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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로는 4도어 모델이면서 거주성을 강조한 차체 라는 이미지를 4각형으로 상징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며, 두번째로는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 동력이면서 디지털 기술의 비중이 매우 높은 차량이라는 이미지가 그것이다. 대체로 원형의 램프가 내연기관 차량에서의 고성능을 가진 스포츠카의 기표로 쓰인다는 점이 그것이다. 새로운 기술로 만들어진 타이칸은 그래서 헤드램프에서부터 확실한 차별성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슬림한 그래픽의 테일 램프는 또 한편으로 포르쉐의 아이덴티티이기도 하다. 한편 앞 펜더에 자리잡은 충전 포트는 전기 차량의 구조적 요소다. 포르쉐 911이 연료주입구가 앞에 있다는 것과 중의적인 맥락을 보여주는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슬림한 테일 램프 렌즈 속에 긴 LED를 넣어 디지털의 이미지를 더욱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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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의 디자인은 마치 전기 모터의 회전자를 연상시키면서도 깊이 변화를 억제해서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한 디테일을 보여준다. 휠의 형태가 예를 들어 근육질의 스포크나 오프셋이 큰 소위 ‘마이너스 휠’의 디자인은 물론 시각적으로 고성능의 이미지를 주지만, 고속 주행 중에는 와류를 발생시키는 역설이 존재한다. 결국 새로운 타이칸  휠의 디자인은 전기 차량의 이미지와 공기저항 감소라는 두 가지를 모두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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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에서 보이는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전반적인 이미지 역시 기존의 포르쉐 911의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세부의 구성을 보면 전기차량임을 보여주는 요소들로 가득하다. 센터 페시아의 디스플레이 패널은 버튼이 배열된 모드와 디스플레이 모드로 변환되기도 한다. 한편으로 앞 콘솔에도 커다란 디스플레이를 배치해서 배터리 상태를 보여준다. 과연 포르쉐가 이렇게 변화되리라고 상상했던 사람들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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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칸의 앞 좌석은 모든 포르쉐 차량들과 마찬가지로 헤드레스트가 일체로 만들어진 버킷형 시트로 구성돼 있다. 대체로 헤드레스트 일체형 좌석은 승객의 목 부상을 예방하기 위한 고성능 스포츠카의 상징과도 같다. 그렇지만 뒷좌석 승객의 시야확보에는 불리한 측면이 있어서 대부분의 실용적인 승용차들은 앞 좌석에 분리형 헤드레스트를 쓴다. 그러나 앞 좌석 중심 콘셉트의 포르쉐에게는 분리형 헤드 레스트는 아무런 효용이 없을 것이다. 그런 맥락인지 뒷좌석을 가진 4인승의 파나메라를 비롯해서 오늘의 타이칸 역시 헤드 레스트 일체형 앞 좌석을 채택하고 있다. 고성능을 가장 큰 가치로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콘셉트는 타이칸의 뒷좌석에서도 나타난다. 물론 헤드레스트는 분리형으로 설계돼 있지만, 시트 착좌면이 몸을 잡아주는 버킷형으로 설계된 2인승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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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는 머지 않아 우리들 곁에 가까이 다가올 것이다. 물론 전기를 공급하는 방법에 따라 충전 방식이 될지, 아니면 연료전지 방식이 될지는 달라질 것이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전기 동력 자동차 역시 고성능 차량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흔히 가지는 선입관이 전기 동력 자동차는 마치 놀이공원의 배터리 놀이기구처럼 나긋나긋하고 유약할 것이라는 것이지만, 전기 동력 자동차는 유약 하지는 않다. 그리고 그런 동력성능은 포르쉐와 같은 브랜드에서는 더욱 강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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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가지, 전기 동력 자동차가 가지게 될 한계는 기존의 엔진 차량이 보여주는 청각, 촉각, 그리고 후각에 의한 감각적 어필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물리적 성능의 측면이 아닌, 감각적 어필이라는 면에서 전기 동력 자동차가 그것을 만회하는 방법이 무엇일지가 아마도 고성능 브랜드 간의 차이점을 만들어내는 요인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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