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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 최초의 고유모델 포니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1-01-31 22:31:56

본문

티저가 공개된 아이오닉 5는 한국 최초의 고유 모델이자, 현대자동차 최초의 고유모델이었던 포니(Pony)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포니가 등장한 것이 1975년이니, 햇수로 46년 전이다. 거의 반 세기 전에 나온 것이다. 필자와 같은 385세대(지금은 50대이니 586세대라고 해야 할지 모른다)는 유년 시절에 포니를 보면서 자랐지만, 지금은 포니를 실제로 본 사람들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

글 / 구상 (자동차 디자이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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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의 차체 디자인은 이탈리아의 디자인 전문업체 이탈디자인(ITAL DESIGN)에서 1974년 2월에 완료되었고, 설계와 공장건설 단계 등을 거쳐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것이 1976년 2월부터라고 한다. 요즘의 양산 일정과 비교해 보아도 무척 빠른 것이긴 하다. 2025년이면 정확히 50년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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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적인 측면에서 포니는 그 당시 국제적인 자동차 디자인의 흐름에서도 한 획을 긋는 조형적 특징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것은 전체적으로 간결한 기하학적인 조형요소로써 높은 통일성을 가지면서도, 장식적인 요소가 배제된 추상성(抽象性)이 높은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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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를 디자인 한 사람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자동차 디자이너 중 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죠르제토 쥬지아로(Giorgetto Guigiaro; 1938~)이다. 현재 83세인 그는 아직도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그는 17세부터 피아트(FIAT)에서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으며, 서른 살이 되던 1968년에 자신의 디자인 업체 이탈디자인을 창업하고 몇 년 후 포니를 디자인 했던 것이다. 이탈디자인은 포니의 차체 디자인을 주제로 한 콘셉트 카 포니 쿠페를 이탈리아에서 열린 토리노 모터쇼에 발표한다. 이 차량은 양산형 포니의 기하학적인 디자인조형을 더욱 강조한 모델로써, 비록 시판되지는 않았지만, 포니의 디자인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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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는 시판 첫해에 우리나라에서 1만 726대가 팔려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1978년 12월에는 내수 7만8천8대, 수출 2만4천692대를 달성하는 등 빠른 판매성장을 했다. 물론 오늘날의 현대자동차 연간 자동차 생산과 수출 대수를 감안해 본다면 2만4천여 대의 수출은 많은 것은 아니지만, 개발도상국이었던 한국의 자동차메이커가 자동차를 수출한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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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는 이후 1982년에 페이스 리프트(face lift) 모델 포니2가 나오기까지 내수 20만 8천대, 수출 9만 2천대로 최초로 단일차종 30만대를 넘는 기록을 세웠던 것이다. 이렇듯 포니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역사적’인 모델이다.

포니의 차체 디자인은 형태로는 패스트 백(fast back)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뒤 트렁크 부분이 뒤 유리창과 하나의 경사면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빠르게(fast) 흐르는 형태를 가진 뒷부분(back)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트렁크 뚜껑은 뒤 유리창과 분리된 구조로 되어 있어서 별도로 열리는 구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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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본다면 뒤쪽이 크게 경사진 패스트 백(fast back) 형태이고, 네 개의 문을 가지고 있으며, 승객실과 트렁크 공간이 분리된 3박스(box) 구조, 즉 세단(sedan)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패스트 백 형태의 차들은 객실과 트렁크가 연결된 2박스(box) 구조에, 커다란 테일 게이트(tail gate)가 있는 해치 백(hatch back)구조인데, 포니1은 그러한 유형이 아닌, 특이한 구조와 형태였던 것이다. 물론 포니는 이후에 스테이션 웨곤(station wagon)과 픽업(pick-up), 그리고 1980년 4월에는 3도어 해치백모델도 개발되었다. 그리고 1982년에 페이스 리프트(face lift), 즉 차체의 앞모습과 뒷모습을 크게 바꾸고 개선한 모델로 포니2가 나온다. 포니2는 트렁크 뚜껑과 뒤 유리가 일체로 되어 있어서 전체가 하나로 열리는 구조의 해치백(hatch back) 구조가 되었다.

그 당시의 포니는 사실상 소형 승용차로써가 아니라, ‘자가용’으로써의 의미가 절대적이었으며, 부의 상징이기도 했다. 운전기사를 따로 두고 타는 경우도 적지 않았고, 차체의 장식품도 보수적인 이미지로 마무리한 경우도 많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차체의 지붕 부분을 검은색 인조 가죽으로 씌우고 클래식한 이미지의 부채살 모양의 휠 커버를 씌우는 등의 부가적인 치장으로 포니는 소형 승용차가 아닌, 마치 미국의 캐딜락(Cadillac) 류의 고급 승용차와 비슷한 클래식한 이미지를 가지게 한 딜럭스 모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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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지붕을 이와 같이 인조가죽을 씌우는 것은 과거 고급 승용차들이 개폐식 지붕을 가진 무개차(無蓋車)였던 것에서 유래된 것으로, 지붕이 열리지 않지만 마치 무개차인 것처럼 보이는 효과를 내는 장식기법이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승용차들은 인조가죽을 지붕에 씌워 장식을 하는 것이 일종의 ‘유행’처럼 성행하기도 했다. 이렇게 장식을 하면서 포니의 이미지는 완전히 변화했다. 본래의 포니의 이미지는 깔끔하고 모던한 조형요소에 의해 마무리된 차량이지만, 이렇게 지붕에 인조가죽을 덧대는 작업을 통해서 정말로 소형 승용차답지 않은 품위(?)있는 고급 승용차와 같은 이미지도 풍기게 되었던 것이다. 그 당시 한국 사회에서 포니는 단순한 소형 승용차가 아니었다.

이제 포니는 한국의 클래식 이라고 말 할 수 있을지 모른다. 클래식(Classic)이란 고전(古典)이라고 해석된다. 여기에서 고전은 단지 지나간 오래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지나도 그 본질적 가치가 변하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포니가 개발된 이후 반세기 가까운 46년이 흘렀다는 것은 시간의 축적으로 충분한 고전의 의미를 가지게 된 것뿐 아니라, 한국의 자동차산업 도약의 시초가 됐기에 그러한 의미로도 충분히 클래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단지 포니가 옛날의 한국차가 아니라, 바로 오늘날의 한국 자동차산업의 시초를 제공한 차로서 기성 세대 뿐 아니라, 젊은 세대들에게도 기억된다면 앞으로도 더욱 창의적인 디자인의 개발이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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