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ä ۷ιλƮ  ͼ  ī 󱳼 ڵδ ʱ ڵ 躴 ͽ ǽ ȣٱ Ÿ̾ Auto Journal  Productive Product
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차의 디자인 리뷰 - 4. 현대 제네시스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01-14 06:56:47

본문

BH라는 코드네임으로 개발되어 오던 제네시스가 출시되었다. 일설에 의하면 BH라는 코드네임은 BENZ나 BMW의 사냥꾼(Hunter)이라는 의미로 지어진 것이라고도 한다. 이 코드네임의 의미가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제네시스가 갖는 의미는 우리나라의 자동차가 이제 세계 정상급의 품질로 다가서는 첫걸음을 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제네시스의 디자인을 살펴보자.

글/구상(한밭대 교수)

31542_1.jpg


정통적 3박스 후륜구동의 비례와 안정적 스탠스
제네시스의 차체의 측면 비례를 보면 전체 길이에서 후드의 길이가 약 27%를 차지하고 있으며(대체로 정통적인 3박스구조의 세단형 승용차들은 후드의 길이가 차체길이의 25% 내외이다), 뒷 범퍼를 포함한 데크의 길이는 후드 길이의 50%로써, 유럽의 벤츠나 BMW의 세단형 승용차들이 보여주는 정통적(正統的) 구조의 후륜구동 3박스 세단형 승용차 차체의 비례를 가고 있다. 물론 실제의 데크는 더 짧아서 스포티한 인상을 준다. 그리고 짧은 앞 오버행은 후륜구동 승용차의 비례를 더욱 강조해주고 있다.

31542_2.jpg

측면에서 보면 땅에서 서있는 차체의 자세(stance)도 휠이 육중한 크기로 차체를 잘 받쳐주는 안정적인 모습이고, 앞뒤에서의 자세 역시 휠을 최대한 바깥쪽으로 설치해 안정적인 자세를 보여준다.

전체적인 내외장의 디자인(스타일)의 특징 - 하드 라운드의 조형
차체를 이루고 있는 면들은 전반적으로는 곡률을 가지면서 팽팽하게 당겨서 장력을 가지고 있고, 모서리들은 그러한 면의 장력을 잘 붙잡아 놓는 위치에 만들어져 있는 다소 중도적인 느낌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단단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31542_3.jpg

라디에이터 그릴의 윤곽과 트렁크리드의 패널 후면부에 번호판을 붙이는 좌면의 윤곽과 헤드램프와 테일 램프의 외곽형태에서 통일감을 주기 위해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31542_4.jpg약간의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다면 전에 컨셉트 카로 전시되었던 제네시스의 디자인에서 후드의 분할선이 A 필러에서 내려오는 캐릭터 라인을 따라 설정됐던 것이 지금은 펜더 쪽으로 내려와 버려서 다소 평범하게 바뀐 것이다. 그리고 그 모델의 앞 범퍼는 마치 고궁의 건축구조에서 볼 수 있는 곡선형태의 목조 보(椺)를 연상시키는 굴곡을 가지고 있었고, 후드 중앙의 캐릭터 라인도 사람 얼굴의 코 밑의 인중을 연상시키는 음각의 곡률을 가진 형태로써 신선했지만, 양산형에서는 그런 독창적인 조형요소들이 모두 사라져버려서 아쉽다.

그런데 C 필러의 디자인 때문인지 외장 디자인에서 전체적으로 BMW나 인피니티의 느낌이 떠오른다. 물론 제네시스가 이런 차들을 라이벌로 삼고 그들을 벤치마킹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들과 경쟁을 하려면 당연히 그들의 장점을 철저히 분석하고 소화해 내야 할 것이다.

내장 디자인-조형적 성향의 일치에 대한 아쉬움
최근에 국산차들의 실내디자인과 품질이 크게 높아졌고, 또 실제로 제네시스에 앉아보면 고급 승용차의 면모가 느껴지는 것은 실내공간에서의 높은 완성도를 바탕으로 높은 물리적 품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후륜구동 세단으로써 실내에서 센터터널이 높은 것은 뒷좌석 거주성에서 약간은 불리할 수 있지만, 운전석에 앉으면 잘 만들어진 세단에 앉아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내 디자인에서 조형적 통일성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 제네시스의 외장디자인은 전체적으로 힘이 들어간 팽팽한 느낌인데 비해서, 실내의 대쉬 패널에는 부드러운 곡선의 유기적 조형요소가 많이 사용되었다. 그런 한편으로 스티어링 휠의 에어백 커버와 버튼 류, 운전석 팔걸이가 있는 리어 콘솔 등은 기하학적인 육중한 형태이다. 그러나 도어 트림의 암 레스트와 파워윈도 스위치가 붙은 우드패널로 와서는 다시 유기적이고 곡선적인 형태로 바뀐다. 그런데 이 우드패널은 초라하고 옹색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암 레스트 전체의 형상은 16년 전인 1992년에 등장했던 뉴 그랜저의 것과도 비슷해 보인다. 21세기에 등장한 차에서 20세기의 디자인을 가진 파워윈도 패널과 암 레스트는 최신형 고급차 제네시스에서 잘 디자인되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부분이다.

31542_5.jpg

왜 이렇게 ‘다양한(?)’ 특징의 형태를 가지게 되었는지 이유를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외장 디자인이 개발도중 대폭적인 변경이 있었고, 그에 따라 내장디자인도 조형적인 작업에서 부분적인 수정을 하는 등의 과정을 거쳤을 수도 있다. 또 설계과정에서 스티어링 휠을 비롯한 콘솔 등등에 여러 버튼들과 기구들을 배치하면서 공간 활용을 위해 형태를 조정하다보니 그렇게 됐을 것이라고 추측해 본다.

실내 마무리에서 우드 그레인을 줄인 것은 좋다. 변속기 패널과 암 레스트 스위치 패널에만 우드 그레인을 쓰고, 대시보드의 트림패널은 가죽으로 덮었지만, 가죽의 질감을 좀 더 다양하게 생각을 했다면 우드 대신에 ‘땜질’한 느낌이 덜했을 것 같다. 아니면 약간의 자연스러운 주름이라도 넣었더라면 좀 더 고급스럽고 풍부한 질감의 느낌이 살아났을 것 같다.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제네시스는 현대자동차가 국내외에서 가져왔던 이미지를 크게 높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기술개발에서도 한 단계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을 할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출시 전부터 렉서스나 인피니티처럼 별도의 브랜드를 쓸 것이라고 예측되어 왔고, 실제로 현대자동차 브랜드 없이 제네시스의 심벌만을 붙인 채 등장했다. 물론 이 심벌과 브랜드 명이 미국에 수출되는 모델에까지 그대로 동일하게 적용될지는 아직은 미지수이다. 그런데 필자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심벌의 디자인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혹자는 만화 속의 로봇에 붙어 있는 것과 비슷하다는 말도 한다.

31542_6.jpg자동차 브랜드에 날개를 심벌로 쓰는 것은 자동차의 높은 성능에 대한 추상성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그런데 심벌 속에 새겨진 제네시스의 글자체나 양쪽으로 만들어진 날개의 깃털 형상, 크기나 간격 등등은 제네시스의 전체적인 품질과 디자인의 세련도에는 조금 못 미치는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발표시점에 맞추느라 브랜드의 디자인까지 다듬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던 탓일지도 모른다. 날개 형태 안쪽의 방패모양 속에 새겨진 제네시스 로고는 트렁크리드에 붙인 엠블렘과 글씨체가 같아 보이기는 하는데, 그 글씨체는 훌륭하다. 그러나 심벌 속의 것은 글씨의 높이만 늘려서인지 덜 다듬어진 듯한 이미지이다. 추측컨대 현대자동차는 올 연말쯤 선보일 에쿠스 후속 모델과 제네시스 두 차종으로 별도의 럭셔리 브랜드를 만들어 미국에 진출할 것 같다. 그때에 나올 현대자동차의 럭셔리 브랜드는 글씨체에 이르는 작은 것 하나까지도 주의를 기울인 차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