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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폭스바겐 티록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1-03-08 11:30:43

본문

폭스바겐에서 컴팩트 SUV 티록(T-ROC)을 내놓았다. 물론 독일에서는 2018년에 출시됐지만, 국내에는 2021년형으로 들어온 것이다. 폭스바겐의 SUV 모델 아인업은 가장 큰 투아렉(Touareg)과 중형급 티구안(Tiguan)이 있고, 오늘 살펴보는 티록()이 소형급이다. T로 시작되는 이름으로 라임을 맞춘 듯이 보이는 대목이다.

글 / 구상 (자동차 디자이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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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록은 크기 상으로 보면 전장 4,235mm에 휠베이스가 2,605mm로 비슷한 이미지로 보이는 기아 스토닉의 4,140, 2,580보다 대략 100mm 정도 긴 편이다. 전고도 스토닉의 1,520mm보다 55mm 높은 1,575mm다. 하지만 현대 코나의 4,205, 2,600 등과 5mm 내외의 차이로 거의 같은 치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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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록의 측면 이미지를 보면 의외로 후드가 긴 편의 프로파일로 보이는데, 실제 차량을 보면 그런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아마도 앞 바퀴 굴림방식 기반의 4륜구동이어서 앞 오버행이 긴 비례이지만, 헤드램프 부분을 이용해서 오버행을 길게 보이지 않게 차체를 디자인하는 테크닉을 쓴 덕분일 것이다. 그래서 정측면 뷰로 보는 이미지와 실제로 비스듬히 서서 차를 보는 인상이 차이가 난다. 물론 정 측면 뷰는 롱 후드같은 인상이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차를 바라보는 경우가 가의 없기에 전형적인 소형 SUV 같은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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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록의 앞 모습은 최근의 폭스바겐 차량의 수평형 이미지와 같은 맥락으로 디자인돼 있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약간 낮은 높이로 줄을 맞추고 장방형 그릴 아래쪽이 헤드램프보다 낮게 떨어지는 이미지인 것이다. 이런 전면 인상은 최근의 파사트GT나 아테온 등의 승용차에서 보이는 슬림한 인상 그대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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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티록은 SUV의 인상보다는 크로스오버형 도심지 지향의 SUV를 지향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투아렉이나 티구안 등이 슬림한 모습이 아닌 건 아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최근의 대부분의 SUV들이 크로스오버를 지향하고 있어서 승용차의 인상을 주는 게 공통적인 디자인 이미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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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록의 뒷모습은 얼핏 골프 해치백 같은 인상도 들기도 한다. 사실상 최근의 소비자 구매 방향이 소형 승용차보다는 소형 SUV로 흐르는 것이라면, 티록이 그런 방향으로 콘셉트를 잡은 건지도 모른다. 그런 맥락에서 티록이 소형 승용차와 소형 SUV를 절반씩 가진 성격이라고 할 수 있을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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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휠 하우스에 검은색 프로텍터를 댄 것이라든지, 로커 패널 쪽을 모두 검은 플라스틱으로 두른 것에서 오프로드를 염두에 둔 - 물론 실제 오프로드를 주행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의 오늘날의 SUV소비자들 이지만 - 디자인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디자인 요소들이 소형 승용차이기보다는 소형 SUV라는 인상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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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록은 젊은 소비자를 지향하는 성격을 실내에서도 명확히 보여주는데,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마치 차체 색상처럼 보이는 액센트 컬러를 칠한 패널을 덧댔다. 도어 트림 패널에도 이런 컬러 패널이 들어가는데, 이런 처리로 인해 실내가 매우 경쾌하고 젊어진 인상이다. 물론 컬러 패널이 들어가지 않은 사양도 볼 수 있는데, 적어도 시각적으로는 실내가 꽤나 무덤덤한 인상이다. 색 하나 바꿨을 뿐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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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의 힙 포인트는 SUV 답게 높은 편이어서 시야 확보에도 유리하고, 공간감도 좋다. 실제로 같은 크기의 차체 조건에서라면 힙 포인트가 높으면 승∙하차에도 편리할 뿐 만 아니라, 체감 공간감, 특히 무릎 공간이 매우 여유 있게 느껴진다. 그런 맥락에서 티록 같은 소형 SUV들이 힙 포인트를 높이 설정해서 앞 뒤 좌석의 거주성이 상대적으로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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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2열 좌석 이후의 공간 활용성 역시 소형 SUV에게는 중요한 요소인데, 티록은 절대공간이 넓지는 않아도 2열 좌석 등받이를 6:4 비율로 나누어 접을 수 있어서 이 공간의 활용성을 높이고 있다. 게다가 1열 조수석 등받이를 제거한 활용 방법도 볼 수 있는데, 실제 이렇게까지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겠지만, 그런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서 새로운 일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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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형 승용차를 가지고 장을 보면 의외로 트렁크 공간만으로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필자는 얼마 전 명절을 앞두고 차례상을 준비하기 위해 교잣상을 더 큰 걸로 개비했는데, 트렁크에 넣지 못하고 뒷좌석 공간에 억지로 우겨 넣어서 싣고 온 일이 있다. 사실 세단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다. 본래 짐을 옮기기 위해 만들어진 차가 아니기에. 다만 요즘의 생활 장면에서는 큰 짐을 옮길 일이 종종 생기기도 하기에 공간 활용성은 승용차 건 SUV건 간에 중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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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록은 전반적으로 직선적인 이미지로 디자인됐다. 차체 곳곳에서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실내 도어 핸들을 보면 그런 이미지를 가장 단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의외의 곡선도 있다. 바로 C-필러와 그 위쪽 크롬 몰드가 만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의 처리는 퀄리티가 높은 인상을 주는데, 한편으로 이와 비슷한 처리를 한 차량들이 의외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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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톤 브랜드의 전기차량이나 짚 컴패스, 볼보 소형 SUV, 그리고 쉐보레와 쌍용 등의 국산 차 중에도 이런 형태의 처리가 있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가장 합리적인 디자인 처리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붕의 색을 차체 색으로 통일하거나 블랙, 또는 회이트 등으로 바꾼 선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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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록은 소형 차량이지만, 분명히 SUV이기에 4륜구동 기능도 갖고 있다. 이제는 4륜구동 기능이 비포장 도로 주행을 위해서라고 하기보다는, 다양한 노면과 계절의 기후 특성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적 해결책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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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들을 종합해 본다면 티록은 오늘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컴팩트 한 차량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소형 승용차와 SUV 사이에 존재하는, 그야말로 경계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crossover)의 의미에 충실한 특성을 가진 차량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도시에 거주하는 젊은 소비자들을 위한 실용적인, 여기에 기능적 이미지의 디자인도 곁들여진 크로스오버 SUV, 이것이 바로 티록의 특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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