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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국내 최초의 전용 배터리 전기차, 아이오닉5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1-03-15 21:57:50

본문

지난달 2월 23일 공개된 충전식 전기차량 아이오닉 5는 한국 최초의 고유 모델이자, 현대자동차 최초의 고유 모델이었던 포니(Pony)를 모티브로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국산 최초의 양산 전기동력 차량 아이오닉5는 전장 4,640㎜, 전폭 1,890㎜, 전고 1,600㎜ 등으로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SUV '투싼'과 비슷한 크기의 꽤 큰 차체를 가지는데, 승객의 실내 거주성을 좌우하는 휠 베이스(wheelbase)는 더 커서 대형 SUV 팰리세이드(2,900㎜)나 준대형 세단 그랜저(2885㎜)보다도 긴 3,000㎜ 에 이르고 있다.

글 / 구상 (자동차 디자이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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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는 차체 크기로는 준중형 SUV에 가깝지만, 차체의 형태로 본다면 캐빈 중심의 짧은 앞 뒤 오버행으로 인해 소형 승용차 같은 귀여운 비례이다. 그렇지만 전고가 승용차에 비해 200mm 가까이 높다는 점에서 결코 작은 차체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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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유리가 시작되는 카울 탑 패널이 상당히 앞으로 이동돼 있는 것이 엔진 룸을 갖지 않은 전기차량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물론 마치 알파벳 Z 형태를 연상시키면서 차체 측면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캐릭터 라인이다. 이 디자인 테마는 작년에 등장한 45 콘셉트와 신형 CN7아반떼 등에서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1975년의 포니를 연상시키는 패스트 백 이미지의 차체 뒷부분 디자인도 특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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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런 패스트 백 이미지의 차체 후면 처리가 신형 아반떼는 물론이고 DN8쏘나타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G80과 G90 등 최근의 차량에서 비슷하게 차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 최초의 고유모델 포니의 차체 디자인을 현대 차량의 디자인 DNA로 반영하려는 의도일 지도 모른다. 물론 포니와는 감각이 다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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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는 전면의 인상에서도 포니의 아이덴티티 요소를 넣으려 한 것 같기도 하다. 포니의 특징이었던 네 개의 원형 헤드램프-물론 1970년대 후반에는 이런 식의 원형 헤드 램프를 두 개씩 다는 이른바 ‘쌍라이트’가 일종의 유행이기도 했다-의 이미지를 반영한 사각형 LED 헤드램프가 달려 있지만, 포니를 닮으려 하기보다는 부정하려는 듯한 인상이 얼핏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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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승용차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클램쉘 후드라고 하는, 측면의 펜더와 후드 면이 하나로 연결되어 휠 아치 부분까지 모두 열리는 방식의 구조가 채택돼 있다. 이 부분은 일견 미니와 거의 같은 구조이다. 미니를 벤치마킹 한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후드와 맞물린 둥그런 휠 아치 몰드가 약간 투박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사실 미니도 이런 식이지만 휠 아치가 돌출되는 두께 조절을 해서 그런지 투박한 느낌은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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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후드를 열면 마치 엔진 커버처럼 생긴 작은 구조물이 나오는데, 이게 또 다른 수납함이다. 엔진이 뒤에 달린 람보르기니의 차들이 앞에 있는 트렁크-앞 트렁크를 영어로 쓰면 front trunk 인데, 이를 줄여서 프렁크(frunk)라고 부르기도 한다-처럼 수납 공간이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공간이 크지 않은 것 같다. 여기 뭘 넣을 수 있을까? 간식? 공구?

후드의 양쪽에는 직각으로 접힌 듯한 캐릭터 라인이 A-필러까지 연결돼 있다. 오리지널 포니에서도 비슷한 요소가 있긴 하지만 느낌은 조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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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의 뒷모습도 포니의 이미지로 여길 법한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사각형 조형 요소로 이루어진 테일 램프가 있지만, 형태 이미지는 포니의 그것과 다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포니의 뒷모습은 직선 요소로 이루어져 있으면서도 따뜻한 표정이 보여서 좋다고 느껴지는데, 아이오닉5의 뒷모습은 그와는 달리 차가운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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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레트로 디자인이란 게 무조건 옛날 것과 똑 같이 만드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실상 레트로 디자인의 대표 격인 신형 미니는 오리지널 미니와는 크기나 성능이 완전히 다른 차량임에도 이상하게 오리지널 미니와 그다지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오닉5도 조금 더 포니와 비슷한 느낌이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건지도 모른다.

혹시 현대자동차의 디자이너들은 ‘옛날의 포니’를 좋아하지 않는 걸 수도 있다. 만약 자사의 클래식 카를 좋아하지 않는 디자이너들이 있다면 그건 현대자동차에게는 슬픈 일일지 모른다. 진정한 레트로는 옛 것을 창의적으로 되살리는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 갈아엎는 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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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는 과거의 미니와는 사실상 완전히 다른 차 인데도 클래식 미니를 부정하려는 자세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아이오닉5의 디자인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포니와 닮은 듯 하면서도 포니를 부정하고 갈아 엎으려는 의중이 느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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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의 디자인은 실내에서 혁신성이 많이 보인다. 현대자동차의 독자적인 전기차 플랫폼 E-GMP의 특징인 평평한 플로어의 강점을 살린 전후 이동식 콘솔 박스의 디자인과 자동차의 계기판으로는 혁신적인 콘셉트 인 백색 종이를 모티브로 한 속도계 클러스터 디스플레이 등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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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아이오닉5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수평적 디자인은 포니2의 그것과 비슷해 보인다. 물론 포니1의 인스트루먼트 패널도 수평적 기조에 기하학적 형태로 이루어져 있지만, 전반적으로 포니2의 그것과 더 비슷한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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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는 충전식 전기차가 우리 곁에 이제 더 가까이 다가왔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아직 충전 시설이 충분치 않다는 건 여전히 망설여지는 부분이다. 물론 10분의 충전 만으로도 10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전기차 소유자가 늘어날수록 충전소의 줄은 길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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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의 장점은 이제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나 충전에 대한 부담감, 그리고 엄청난 비용의 배터리 수명이 어느 정도일지-아무도 이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물론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하겠지만….

아이오닉5는 우리나라에서 전기차 시대를 얼마나 앞당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시금석일 것이다. 덜 레트로 하지만 포니의 향수를 가진 세대를 설득하고, 화재나 급발진에 대한 불안감을 잘 막는다면 전기차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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