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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우리는 코란도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1-03-22 07:05:39

본문

쌍용자동차의 미래에 대해서는 아마도 거의 모든 국민들의 마음이 한결같이 안타까울 것이다. 1960년대의 신지지프에 뿌리를 둔 그야말로 한국을 대표하는 SUV 메이커이자  ‘코란도’를 만든, 우리나라 유일의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지프’ 나 랜드로버 등의 브랜드와 함께 독보적인 SUV 전문 기업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1996년에 나온 뉴 코란도는 2010년대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았던 정통 4륜구동 SUV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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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SUV를 표방했던 뉴 코란도와 달리 크로스오버 콘셉트였던 티볼리의 성공은 시대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티볼리의 성공에 고무되어 티볼리의 확대판을 코란도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것은, 티볼리 디자인의 좋고 나쁨을 떠나 정통 SUV 코란도를 아꼈던 소비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만든 악수(惡手) 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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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티볼리는 소형 SUV로서는 나쁘지 않은 디자인이었고, 나름의 개성과 고급감도 있어서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까지도 움직이는 성공을 거두었다. 그렇지만 과유불급, 티볼리를 좀 크게 만든 듯한 모습이었던 2019년형 코란도는 1996년의 뉴 코란도의 계보를 잇는 정통 SUV를 기대했던 많은 사람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필자 역시 그들 중 하나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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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필자 나름의 상상을 했던 것이 바로 그 해 2019년 여름이었다. 코란도의 정통 SUV DNA를 가지면서도 도회적이면서도 견고한 느낌의, 아날로그 이미지와 디지털 이미지를 함께 가진 미래형 코란도를 디자인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엔진을 쓰지 않는 모터 구동의 차량이면서도 정통 오프로더 다운 기능미도 함께 가진 모습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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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레트로 디자인의 차들이 꽤 보이는데, 미니와 뉴 비틀 등이 대표적인 존재이다. 그런데 전기동력 차량들이 개발되면서 또한 레트로 감성으로 나오는 것 같기도 하다. 게다가 새로 등장한 현대자동차의 전기 차량 아이오닉 5역시 과거 포니의 인상을 주는 디자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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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필자는 2019년에 스케치를 하면서 1980년대 거화자동차의 클래식 코란도(초기 코란도는 미국 카이저의 CJ-6, 오리지널 지프의 차체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의 오프로더의 이미지를 살려 그것을 계승하면서도 1996년에 나온 뉴 코란도와 처럼 모던한 이미지도 같이 넣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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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뒤에 스페어 타이어를 단 모습은 요즘에 넘쳐나는 크로스오버 SUV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코란도 만의 매력이었기에 그 이미지도 꼭 살려보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2019년 여름에 고심 끝에 완성했던 렌더링이 여기에 있는 빨간색과 파란색 차체를 가진 두 장의 그림이었다. 물론 그 시기에 본 칼럼에서 그 과정을 독자들께 소개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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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이디어 스케치를 거쳐 채색한 렌더링까지 완성했지만 마음이 개운치는 않았다. 그건 그야말로 ‘그림’ 두 장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 각도에서 본 모습도 만들어보고 싶었고, 코란도의 군수용 차량도 생각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포토샵을 이용한 2D 렌더링으로는 그런 다양한 작업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3D 모델링을 결심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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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엔진을 쓰지 않는 전기차량의 플랫폼 특징을 반영해 후드 길이를 더 짧게 줄이면서 앞 유리 각도도 크게 눕혀 미래의 이미지를 가진 실루엣과 아울러, 휠베이스를 늘리고 앞, 뒤 오버행이 극히 짧은, 전기차량 비례와 레이아웃을 반영했다. 여기에 스페어 타이어를 가진 오프로더의 이미지를 양립시키는 차체 디자인으로 치수를 여러 번 바꾼 끝에 디지털 작업을 완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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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모델링에 사용된 어플리케이션 툴은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미국 오토데스크 사(Autodesk社)의 3차원 소프트웨어 앨리어스(Alias) 이다. 앨리어스는 넙스(nurps)라고 불리는 자유 곡선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폴리곤(polygon), 즉 다면체 개념을 쓰는 다른 디지털 툴과는 달리 곡면이 많은 자동차의 차체를 모델링 할 때 특히 많은 장점이 있다. 한편으로 앨리어스 소프트웨어의 특징 중 하나는 마치 저녁 노을이 비친 이미지로 차체 형상을 확인하는 기능이 있다는 점인데, 그림을 그릴 때 저녁 노을 이미지를 매우 좋아하는 필자로서는 정말로 좋아하는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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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디지털모델이 완성된 이후에 색채를 입히는 렌더링 작업에 쓴 소프트웨어 툴 역시 오토데스크사의 브이레드(VRED) 라는 것을 사용했다. 본래는 키샷(Keyshot) 이라는 툴을 쓰려고 했으나, 브이레드가 앨리어스와 궁합이 더 잘 맞는다는 지인의 조언에 따라 이번 작업에서 처음 사용해 보았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브이레드 작업에 기술적 도움을 주신 오토데스크 제휴업체인 단군소프트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완성된 3D 모델은 2019년의 스케치와 비교해 앞모습은 더 슬림하게 바꾸었고, 휠 아치도 차체와 일체화 시켜서 보다 간결하면서도 견고한 인상이 들도록 했다.  전면 패널은 금속 질감을 살리기 위해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것으로 가정했으며, 후드 윗면 앞쪽 끝의 크롬도금 된 두 개의 후크는 기능적 이미지 강조와 아울러, 전력 컨버터 등의 정비 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설정을 넣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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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어 타이어 형상의 테일 게이트는 이 차량의 개성을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부분인데, 여기에는 원호 형상의 보조 유리창을 넣었다. 즉 실제로 스페어 타이어가 장착되지는 않는 것으로 디자인했다.

군수용 차량은 이전에 사용되던 레토나 급의 차량으로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레토나 보다 큰 국산 전투차량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전술체계 변화를 반영한 것이겠지만, 향후의 군수용 차량은 야전 전투보다는 평화 시의 순찰이나 현장 이동 지휘를 위한 소형화 요구가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도 참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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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용 차량은 민간용 차량과 달리 알루미늄 휠 대신 카키(khaki)색 스틸 휠과 4색도의 한국군 위장색(camouflage)으로 도장된 차체로 설정하고 차체 지상고(ground clearance)도 높였다. 테일 게이트의 윗면과 차체 측면 쿼터 글라스는 민간용 차량에서는 유리를 적용했지만, 군수용 차량에서는 유리 대신 강판을 사용하는 구조로 디자인했다. 이렇게 디자인하니 군수용 차량은 더 야성적인 인상이 들기도 한다.

민간용 차량이건 군수용 차량이건 간에 우리나라에도 정통 오프로더 성격의 SUV는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늘 해왔고, 그것이 미래의 전기동력 코란도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부디 우리나라의 유일한 SUV 전문 메이커 쌍용자동차가 현재의 고난을 잘 이겨내고 발전해 세계적인 SUV 전문 메이커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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