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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오픈카 - 로드스터, 스파이더, 컨버터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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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1-04-05 10:44:12

본문

‘4월’ 이 되니 봄기운이 느껴진다. 물론 아직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고 있고, 미세먼지도 잦아들고 있지 않지만 우리 모두의 마음에는 계절의 봄뿐만 아니라,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일상의 봄이 오기를 열망하게 된다. 사실 코로나가 사라진다고 해도 봄에는 미세먼지와 꽃 가루 때문에 ‘진짜 봄’ 일지라도 마스크를 써야 하겠지만…. 이런 시기에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오픈카’는 눈길을 끌게 된다. 물론 오픈카를 마주친 순간 문득 ‘오늘 미세먼지 예보가 어땠었지?’ 하는 생각이 스치긴 하지만 말이다.

우리가 흔히 오픈카라고 말하는 차는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도록 만든 소위 ‘뚜껑 열리는 차’ 이다. 그런데 ‘오픈카’라는 말은 정식 명칭은 아니다. 그 의미는 물론 틀리지 않지만, 구조적으로 정확하게 구분하는 명칭들이 있다. 이런 차들은 대개는 스포츠카 이거나 디자인적인 개성을 강하게 가진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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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판되는 국산 차 중에는 아직 ‘오픈카’는 없다. 과거에 기아 엘란이 잠깐 팔리긴 했지만. 이제는 시판되는 국산차중에는 그런 차를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차들이 그렇게 멀기만 한 존재는 아니다. 그들은 지붕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들을 구분하는 명칭이 조금씩 다른 것은 물론이고, 디자인적으로도 구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다양한 종류의 ‘오픈카’들의 디자인을 살펴보자.

흔히 ‘오픈카’라고 이야기되는 지붕이 없는 차량은 그 구조에 따라 로드스터(Roadster), 스파이더(Spider), 또는 컨버터블(Convertible) 등의 명칭으로 구분된다. 이와 같은 각각의 차량들은 차 밖에서 볼 때 지붕이 열린다는 모습은 동일하지만, 그들은 다른 유래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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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들은 지붕이 있는 차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역사 초기의 차량들은 거의 대부분 지붕이 없는 마차의 구조였다. 그것은 초기의 자동차가 지붕이 없는 마차의 차체를 이용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오픈카’ 들은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자동차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이들 중 가장 오래된 형태의 ‘오픈카’는 로드스터(Roadster)이다. 로드스터는 차량을 설계할 때부터 고정된 지붕이 없는 것을 전제로 하는 차체 구조인데, 이러한 로드스터의 원형은 20세기 초기의 차량들과 1930년대의 경주차에서 찾아볼 수 있다. 원래의 로드스터 는 좌우에 유리창이 없으며, 앞 유리창도 따로 장착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로드스터는 측면 유리창과 소프트 탑(soft top)이나 하드 탑(hard top) 같은 지붕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원래의 로드스터와는 구조가 다르다고 해도, 스포티한 차량의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 로드스터 라는 이름을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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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또 다른 오픈카는 스파이더(Spider)인데, 이것은 곤충의 거미(Spider)와 같은 단어이다. 이 이름을 가지게 된 유래에 대해서는 거미처럼 낮게 기어가는 것 같다고 해서 지어진 것이라는 설이 있는 가하면, 로드스터 차체에 지붕을 얹은 모습이 거미가 앉아있는 것처럼 보여서 그것에 비유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스파이더」라는 명칭은 주로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유럽에서 사용된다. 스파이더는 구조적으로는 로드스터와 거의 같고, 경우에 따라서 탈착식 하드탑(hard top) 지붕이 있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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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Jeep)는 차체 스타일만으로 보면, 로드스터와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구조적으로는 가장 가깝다. 물론 지프는 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군의 기동차량으로써 튼튼한 차체를 가진 소형 트럭(light truck)으로 개발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혹한 사용 환경에 견디기 위해 트럭과 동일한 보디 온 프레임(body on frame)의 구조에, 스포티한 성능보다는 험로주행능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렇지만 지붕이 없는 차체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소프트 탑과 하드 탑 모두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적재함을 가진 형태로 개발되기도 한다. 또한 지프는 높은 지상고(ground clearance) 덕분에 강을 건너고 바위를 넘거나, 계단을 오르기도 하는 등 전천후 성능을 가지고 있다. 스포츠 종목에 비유하자면 일반적인 스포츠카들이 속도를 겨루는 달리기 선수라면, 지프는 지구력과 인내심을 겨루는 크로스컨트리 종목의 선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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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편적인 오픈카는 컨버터블(convertible)일 것이다. ‘컨버터블’은 원래 ‘컨버터블 쿠페’ 또는 ‘컨버터블 세단’의 줄임 말인데, 이것은 말 그대로 ‘열릴 수’ 있는 지붕을 가지고 있는 세단이나 쿠페 라는 의미이다. 세단이나 쿠페로 이미 개발된 승용차의 지붕을 잘라내고 천이나 가죽으로 만들어진, 열고 닫을 수 있는 지붕을 설치한 차량들이라는 의미다. 

세단이나 쿠페 승용차들은 A, B C 필러가 지붕을 지지하는 동시에 이들이 모두 구조적으로 연결되어 차체 강성을 높여주는 일체구조(monocoque) 차체이다. 그런데 이런 구조에서 B, C 필러와 지붕을 잘라내고 천으로 된 지붕을 씌우게 되면, 차체 구조가 취약해져 주행안정성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차량 전복사고에서 승객의 안전도 위협받을 수 있다. 따라서 차체를 보강하는 작업과 안전도 향상을 위해 롤 바(roll bar)를 설치하는 등의 대책을 세워서 개발되는 것이 세단, 또는 쿠페형 차량의 컨버터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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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터블 차량의 열린 지붕을 통해 얻어지는 자유로움은 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역동적 에너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컨버터블 지붕은 마차시대부터 이어져온 전통의 숙련된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소수의 전문 업체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양산 메이커들은 컨버터블 차량을 별도의 전문 업체를 통해 소량씩 수작업으로 생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차량의 가격이 비싸지기도 한다.

한편 컨버터블과 로드스터의 중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차량이, 바로 컨버터블 하드 탑이다. 이 차량 역시 세단형 차량을 바탕으로 하는 2+2의 승차공간을 가지지만, 구조적으로 많은 차체 부품을 새롭게 설계한다. 컨버터블 하드 탑 차량은 소프트 탑 컨버터블 차량에 비해서 지붕의 구조물이 무겁고 복잡하며, 트렁크 공간도 상당히 줄어드는 등의 단점은 있다. 하지만 소프트 탑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풍절음(風切音)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붕이 닫힌 상태에서 차체의 매끈한 아름다움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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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몇 종류의 ‘오픈카’들에 대해 살펴보았다. ‘오픈카’는 많은 사람들이 타고 싶어 하는 차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자동차 디자인의 관점으로 본다면, 지붕을 열면 아무런 형태의 디자인도 없는, 그야말로 멋있는 디자인이 사라져버린 차인데, 그 차를 타고 달릴 때, 사람들은 더 멋을 느낀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어쩌면 자동차 디자인이 가져야 할 또 다른 꿈과 상상력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들의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닐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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