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자동차산업은 1960년대까지는 유럽과 북미지역으로 구분되는 자동차메이커들은 다양한 역사적 배경과 기술적 지향점, 독자성 있는 스타일 등을 유지하면서 발전해 가고 있었다. 이들 메이커들은 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아주 명확하게 각각의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들은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와 대중성을 지향하는 대량생산 브랜드의 두 그룹으로 크게 나누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1970년대의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이러한 구도는 허물어진다. 그것은 유럽의 전통적인 고급 브랜드의 차량들이 기계적인 효율성이나 성능 측면에서 객관적인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프리미엄 메이커와 그렇지 않은 메이커로 명확히 구분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에만 의존하던 럭셔리 브랜드의 구매력은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프리미엄(premium)｣은 ‘일등급의, 높은 가치를 지닌’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일등급의 높은 가치를 지닌 프리미엄의 제품은 시장의 평균가격을 훨씬 뛰어넘는 프리미엄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아울러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제품의 약점들을 기술적으로 접근해 극복하려는 혁신전략으로 브랜드파워를 가지게 되지만, 동시에 타 메이커들과 비교해서 기술적인 선진성에 의한 정당성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것은 단지 전통에만 의존하던 럭셔리 브랜드와는 차별성을 가지는 측면이다. 전통에만 의존하지 않는 프리미엄 브랜드는 이미지와 관련된 사회적 위상이나 특권 같은 질적인 가치 뿐 아니라 혁신을 지향하고 스피드나 출력 등과 같은 양적인 가치를 만족시킴으로써 제품에 만족하는 소비자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한편 유럽과 미국의 럭셔리(luxury)의 개념에는 차이가 있다. 유럽에서의 럭셔리 카의 개념은 세밀한 부분에서의 완성도와 브랜드의 역사성을 지향하는 반면, 미국에서의 럭셔리 카의 개념은 안락함과 크기를 지향한다. 이러한 방향의 차이는 차량의 성격과 차체 디자인, 나아가서 브랜드 이미지와 광고의 형태 등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은 지속적으로 이어져 20세기 말부터 나타났던 메이커와 브랜드 간의 인수 합병 등에 의해, 기구적 요소는 함께 쓰더라도 브랜드와 스타일은 달리하는 소프트웨어로써의 디자인에 대한 비중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높은 물리적 품질을 바탕으로 하는 메이커들에 의해 만들어진 프리미엄 브랜드는 기존의 럭셔리 브랜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역사성과 전통이 없이 만들어진 ‘계획된 상품’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높은 품질을 바탕으로 제품의 컨셉트와 브랜드의 정체성, 그리고 스타일 전략까지도 철저하게 기획(企劃)된 전략에 의해 갖추어진 제품으로 등장하였다. 이들은 1990년대를 전후로 등장한 대부분의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포함되는데, 후발 브랜드로써의 역사성 부재를 오히려 새로운 가치와 미학을 통해 새로운 사고를 가진 소비자 층을 지향하는 전략으로 활용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