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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음악과 자동차 디자인에서의 반복 원리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1-04-12 13:19:18

본문

고전음악(classic)에 관심이 적거나 안 듣는 분이라도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이라는 음악가의 이름은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것이다. 여기 제시한 베토벤의 초상화는 조셉 카를 스틸러(Joseph Karl Stieler)라는 화가에 의해 1820년에 그려진 것으로, 아마도 거의 모든 경우에 사용되는 베토벤의 이미지일 것이다. 이미 저작권은 소멸돼 사용이 자유롭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 글에 보여드리는 다른 음악가들의 초상화 역시 저작권 시효가 지난 이미지들이다.

고전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들에게 베토벤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어떤 이는 '영웅' 교향곡 이라고 말할 것이고, 또 다른 이는 '운명' 교향곡, 혹은 '합창' 교향곡 등을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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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이 교향곡만 작곡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이들은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라든가 아니면 바이올린 협주곡 등을 거론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이들은 '라주모프스키' 현악 사중주, '크로이처' 소나타, '월광' 소나타 같이 특정 악기나 인물을 위해 쓴 곡들을 이야기 할 수도 있고, '장엄 미사' 같은 종교 음악을 말하는 이도 있는 등, 수없이 많은 답변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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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베토벤이 57년간의 생애 동안 남긴 작품들 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이라면 아마도 '엘리제를 위하여'와, 흔히 '운명' 교향곡으로 불리는 ‘교향곡 5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일상생활 중에 이 곡들을 최소한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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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들의 특징은 바로 귀에 잘 들어오는 특정한 선율이 반복되어 나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유명해진 것이기도 하고 특히 운명 교향곡은 시작부터 나오는 '다다다단-' 하는 선율은 초연 당시부터 많은 논란과 화제거리가 되었다고 할 정도로 유명한데, 이 선율은 연주를 시작하면서 뿐만 아니라 전체에 걸쳐 자주 등장한다. 또한, 이 선율은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등과 같은 베토벤과 동 시대의 음악가들은 물론이고, 이후의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 안톤 브루크너(Anton Bruckner),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 등의 독일-오스트리아계 음악가들의 작품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자동차 디자인과 별로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이런 고전음악 이야기로 소위 현학적인 척 하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은 자동차 디자인에서도 특정 부분이 반복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있음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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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조형 요소가 반복적으로 쓰인 전형적인 예를 꼽자면 아마도 제네시스의 ‘두줄’ 디자인일 것이다. 특히, G80 및 GV80차량 전면의 역 오각형 형상의 크레스트 그릴과 연결된 좌우 헤드램프의 두줄 형태는 제네시스의 날개 형상 뱃지에서 동일하게 있는 것이다. 한편, ‘두줄’은 헤드램프뿐만 아니라 좌우 펜더의 사이드 마커는 물론이고, 리어 펜더까지 연장된 테일 램프에도 적용되었다 또한 최근에 발표된 X콘셉트에서는 쿼터글래스에도 적용된 아이디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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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라디에이터 그릴에 적용된 다이아몬드 형상을 띠고 있는 ‘파라메트릭 주얼 패턴’은 차량의 내, 외부에 적절하게 적용되어 있다. 이처럼 차량에 반복적으로 적용한 특정 디자인은 보는 이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면서 동시에 제네시스 브랜드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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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처럼 특정한 조형 요소를 반복적으로 쓴 디자인은 최근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기아 브랜드에서 수석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의 등장과 함께 사용된 기아 브랜드의 ‘호랑이 코 그릴’ 디자인을 들 수 있다. 상하 평행선이 중간 부분에서 요철 형태로 좁아지는 모양으로, 마치 호랑이의 코 형상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해서 호랑이 코 그릴, 또는 타이거 노즈 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 형태는 라디에이터 그릴 뿐만 아니라, 당시의 기아자동차 차량의 여러 부분에도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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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코 그릴 디자인을 처음 적용했던 로체 이노베이션은 전면부 뿐만 아니라 후면부의 테일 램프와 트렁크 덮개를 잇는 라인에서 흔적이 엿보인다. 쏘울 1세대는 피터 슈라이어 이전에 개발이 시작되어 거의 마무리 단계였지만,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내부 형상이 ‘호랑이 코 그릴’ 형상으로 만들어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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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테 세단과 쿱 의 경우도 라디에이터 그릴은 물론이고, 테일 램프 구조가 호랑이 코 그릴 형상으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스포티지와 K5, K7 등의 전면 유리창 상단의 형상에까지도 이런 디자인이 적용되어 나왔었다. 이처럼 동일한 요소를 반복해 사용하는 방법이 음악뿐 아니라 자동차 디자인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전체적인 통일성을 만들어내는 디자인 방법으로 쓰이는 것이다.


글 / 구상 (자동차 디자이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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