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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소형 픽업 싼타크루즈의 디자인 보기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1-04-30 11:14:48

본문

현대 브랜드의 소형 픽업 싼타크루즈(Santa Cruz)가 공개됐다. 해외 매체에서는 픽업이라는 용어 대신 스포츠 어드밴쳐 비클(Sports Advanture Vehicle) 이라고 소개하는 것 같다. SUV와 트럭의 경계를 깨뜨리는 차량이라는 소개도 보인다.  현대자동차의 앨라베마 공장에서 6월부터 양산에 들어가며, 미국에서는 올 여름부터 딜러에 깔릴 예정이라고 한다. 국내에 들여올 지는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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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차체 제원은 길이 4,970mm, 폭은 1,905mm, 높이는 1,694mm에 축거는 3,004mm이다. 투싼의 플랫폼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투싼의 크기와 비교해 보면, 각각 4,630mm와 1,865mm, 1,665mm에 축거가 2,755mm의 투싼보다 340mm 길고 40mm 넓고, 29mm 높으며, 축거는 249mm 길다. 물론 이런 치수 차이는 적재공간 설치에 의한 차축 폭의 확대와 최저지상고 확보, 그리고 유효 적재공간 확보 등을 위한 치수 변경 등이 요인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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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유에서 싼타크루즈의 차체 스탠스는 매우 안정적으로 보인다. 차체와 바퀴와의 관계에서 바퀴가 차체 폭의 가장 바깥쪽으로 자리잡고 있고, 그 위에 차체가 자리잡고 있어서 마치 야구 타자가 타석에서 다리를 안정적으로 딛고 선 타격 자세처럼 보이는 것이다. 게다가 휠베이스도 3미터가 넘으면서 뒤 오버행도 짧게 설정돼서 측면에서 본 이미지가 안정적인 동시에 역동적이다. 대체로 오버행이 길어지면 불안정해 보이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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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를 최대한 폭 방향의 바깥 쪽으로 위치시킨 설계와 아울러 싼타크루즈 휠 아치의 디자인이 독특한 부분이 보인다. 휠 아치 안쪽에 둘러진 플라스틱 프로텍터가 마치 깔때기처럼 안쪽으로 기울어진 면으로 만들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타이어와 차체가 거의 일치된 위치로 보이게 만들어주면서 차체 폭을 넓어 보이게 강조하는 효과를 낸다. 즉, 휠 아치를 형성하는 차체 곡면의 반사가 넓게 퍼지는 이른바 플레어(flare) 효과를 강조해서 건장하고 육중한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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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휠 아치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다시 로커 패널 몰드와 연결되는 부분에서 삼각형 면을 돌출 시켜서 아래쪽의 로커 패널을 강조해 무게감을 더해준다. 도어 패널에 특이한 삼각형 형상의 캐릭터 라인도 눈에 띈다. 물론 실제 삼각형은 아니다. 앞 펜더에서 만들어진 플레어 면과 적재함과 도어의 어깨 부분의 캐릭터 라인이 교차하면서 에지를 형성해 만들어진 선의 이미지가 도어 분할선으로 인해 삼각형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런 처리는 새로운 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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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타크루즈의 앞 모습은 신형 투싼과 거의 흡사하다. 투싼과 플랫폼을 함께 쓰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릴보다 낮게 위치한 헤드램프-물론 승용차의 헤드램프 높이와는 같다-를 채택하는 최근의 SUV 전면부 디자인 트렌드를 따른 모습이고, 라디에이터 그릴의 블록들이 주간주행등 역할을 하는 디자인 아이디어를 신형 투싼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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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재함 바닥 면의 길이는 차체 길이의 1/3 정도 돼 보인다. 그런데 차체 측면에서 보이는 이미지는 적재함 길이가 차체 길이의 1/4 정도로 더 짧아 보이는데, 그건 B 필러를 시각적으로 굵게 보이게 디자인한 때문이다. 실제 캐빈의 크기는 두터워 보이는 B-필러의 일부를 제외하면 보이는 것보다는 약간 작다. 그렇지만 두툼하고 뒤로 경사진 B-필러 그래픽으로 인해 차체의 균형감은 더 좋아진다. 사실상 픽업이 상업용 ‘짐차’는 아니기에 적재함의 용적보다는 차체 균형이나 비례의 완성도가 중요하다는 것은 이전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다. 그래서 이런 디자인 처리가 적용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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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짐차’로써의 실용성도 간과할 수 없다. 적재함 안쪽 면에 모두 플라스틱 라이너를 댄 것과 테일 게이트 양쪽에 밟고 올라설 수 있는 발판, 이른바 카고 스텝을 마련한 것 등이 그것이다. 실제로 픽업 적재함에 물건을 싣거나 내리려면 적재함에 올라서야 하는데, 테일 게이트를 열어서 그걸 밟고 올라가기에는 조심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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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인 캐빈의 크기보다 실제의 캐빈은 약간 작기 때문에 2열 좌석의 레그 룸은 넓은 수준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픽업의 캐빈이 단지 1열 좌석만 있는 것과, 좁더라도 2열 좌석이 있는 것은 그 활용성 면에서는 엄청나게 큰 차이가 난다. 그리고 2열 좌석의 아래쪽에 수납공간이 마련돼 있어서 실내에 보관하거나 운반해야 하는 물건을 넣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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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을 목표로 개발된 싼타크루즈는 미국 소비자들이 쓰는 픽업 트럭들 중 특히 포드 F350이나 GMC 시에라 같은 8기통 휘발유 엔진의 풀 사이즈 픽업 차량들에 비하면 정말로 작은 픽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엔트리 레벨 급의 차량 소비자를 지향한다. 사회 초년생이나 미국 기준에서 운전면허를 딴 고등학생 정도가 타깃 소비자 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 소비자를 위한 실용적인 픽업으로써 산타크루즈가 지향해야 하는 특성은 당연히 높은 수준의 내/외장 디자인의 완성도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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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타크루즈는 물론 미국의 주류 픽업 시장에서 볼 때는 아주 작은 엔트리 레벨 급의 차량이지만, 픽업 이라는 차종은 사실상 미국 시장만의 특화된 차종이고, 그런 이유에서 우리나라와 미국 간의 자동차 무역 협상에서도 관세 부과 차종으로 지정될 만큼 오히려 민감한 세그먼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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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리 레벨 픽업은 우리의 시각에서는 생소하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중요한 차종일지 모른다. 이제는 승용차가 주류가 아닌 미국 시장에서 젊은 소비자들이 처음으로 구매하는 차량이 소형 승용차가 아니라 소형 픽업인 경우가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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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1980년대에 토요타와 닛산을 필두로 하는 일본제 차량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감각적 디자인과 싼 가격으로 어필하면서 대중성을 얻었고, 그렇게 토요타의 손님이 된 미국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일본제 차량을 구입하는 패턴이 만들어졌다. 심지어 과거 미국의 젊은 소비자들 중에는 TOYOTA 가 일본 브랜드인줄도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완성도 높은 품질과 디자인을 갖춘 엔트리 레벨의 픽업 산타크루즈는 미국 시장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충성스러운 소비자를 만들기 위해 중요한 차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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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와 닛산 등의 일본 메이커가 미국 시장에서는 소형부터 풀 사이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그먼트의 픽업을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하면, 현대자동차의 싼타크루즈는 이제 그 전쟁터에 첫 발을 디딘 입장이지만, 보다 차별화 된 가치를 가진 접근 방법으로 또 다른 픽업 시장을 창출하기를 바래 본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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