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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익숙함과 생경함의 공존, 뉴 S-클래스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1-05-31 09:05:06

본문

대량생산방식으로 제조되는 세단 중 가장 고급승용차라고 말할 수 있는 벤츠 S-클래스의 7세대 완전 변경 모델이 우리나라에 공식 출시됐다. 거의 7년마다 새로운 세대의 모델을 내놓는 벤츠 이므로, 지난 세대 모델 S-클래스가 나온 지 벌써 7년이 지난 것이다. 필자가 지난 6세대 S-클래스의 디자인 리뷰를 하면서 뒤로 갈수록 낮게 떨어지는 캐릭터 라인, 이른바 드로핑 라인(dropping line)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 불과 얼마 전인 것 같은데, 그새 벌써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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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와중에도 6세대 S-클래스는 페이스 리프트를 거치는 등의 변화가 있었지만, 이처럼 세대가 바뀌는 모델이 나올 때마다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하지만 그렇게 빠른 시간만큼이나 자동차 업계의 변화 역시 놀랍다. 그래서 이제는 자율주행이나 항공 모빌리티 같은 용어가 그다지 생소하지 않은 시대가 된 것이다. 마치 몇 년 후에는 모두가 도시를 날아다니고 도로는 자율주행차량으로 뒤덮일 듯이 이야기해도 일상을 이루는 기본적인 가치는 그다지 크게 변화되지는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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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본적 가치 중 하나가 바로 세단형 고급승용차일 것이다. 그리고 세단 형태의 고급승용차는 여전히 새로운 모델이 나온다. 그리고 그런 세단형 고급승용차의 정점에 있는 벤츠 S-클래스의 변화는 다른 메이커의 고급승용차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형 S-클래스의 등장은 모두의 관심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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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S-클래스는 예상대로 다양한 첨단기술로 무장했다. 그렇지만 전체 디자인 이미지는 진화적 변화를 지향하는 듯한 인상이다. 차체 측면의 비례는 긴 후드 비례를 바탕으로 짧은 앞 오버행과 앞 바퀴에서 A-필러까지의 거리, 이른바 프레스티지 디스턴스(prestige distance)가 긴 후륜구동방식 세단의 공식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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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새로운 S-클래스는 기본형 모델도 이전의 장축형 모델에 버금갈 정도로 긴 휠베이스3,106mm이고, 새 모델의 장축형은 무려 3,206mm이다. 그렇지만 C-필러를 뒤로 늘리듯 눕혀서 트렁크의 길이가 짧아 보이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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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는 디지털 기술이 대거 적용돼 있다. 기존에는 액정 두 장을 연결한 긴 디스플레이 패널을 설치했지만, 신형은 길지 않은 운전석 디스플레이 패널과 또 다른 구조물로 설치된 커다란 터치식 센터 페시아 패널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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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전체를 유광 트림 패널로 마감하고 양쪽 끝에 설치된 알루미늄 재질의 환기구는 수직의 슬럿 형태이면서 중앙 환기구는 4개의 장방형 환기구를 수평으로 멀찍이 배치했다. 그런데 이 4개의 환기구는 그 자체가 어딘가 자못 엄숙한 인상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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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S-클래스답게 뒷좌석 공간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심지어 뒷좌석용 에어백도 설치돼 있다고 한다. 앞 좌석 에어백과 다르게 부드럽게 전개되면서 팽창되는 순간의 폭발음을 감소시키기 위한 기술도 적용돼 있다고 하니, 안전과 안락성을 양립시키는 기술 콘셉트를 보여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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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에는 전통적인 벤츠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지키고 있는데, 헤드램프는 위쪽에 길게 만들어져 있는 주간주행등으로 인해 치켜 뜬 눈매를 떠올리게 한다. 이로 인해 전면의 이미지는 매우 강렬하다. 그리고 LED를 쓴 신기술의 헤드램프가 그릴의 좌우에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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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필자가 볼 때 그릴의 디테일에서 약간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있다. 그릴 외곽 형상은 육각형처럼 보이는데, 베젤 부분의 굵기를 가늘게 해서 마치 얇은 입술 같은 인상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관상학에 대해 필자가 얻어들은 바로는 얇은 입술은 포용적 성격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말이 떠올라서이다. 물론 그릴이 입술이라는 비유는 절대적인 건 아니다. 게다가 벤츠는 스포티한 콘셉트의 그릴에서 가는 테두리 몰드를 쓴 경우도 많긴 하다. 그렇다고 해도 이건 플래그 십 모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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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건 마치 삼각형을 뒤집어 놓은 듯이 보이는 테일 램프가 자리잡고 있는 뒷모습이다. 그간 여러 스파이샷을 통해 알려진 이 새로운 형태의 테일 램프는 처음에는 위장을 해서 그렇게 보이는 걸로 생각하면서 설마 저렇게 나오겠어 라고 생각했을 정도의 생경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나온 것이다. 물론 이미 벤츠의 최근 세단 모델 중에 이런 역삼각형 테일 램프를 쓴 차종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완전히 낯선 건 아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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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측면의 도어 핸들은 플러시 타입(flush type)의 것이 쓰였다. 최근에 테슬라나 재규어는 물론이고 국산 전기동력 차량 아이오닉5에도 이제 이런 플러시 타입 도어 핸들을 볼 수 있다. 물론 전자장치가 연결돼 있어서 승객이 접근하면 자동으로 튀어나오고 문이 닫히면 스스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테슬라 차량이 충돌 사고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전원이 끊겨 전동식 도어 핸들 작동이 안돼 외부에서 문을 열 수 없어서 차 안에서 정신을 잃고 갇힌 승객의 구조가 늦어진 일이 있는 걸 보면, 단지 외관이 매끈해서 보기 좋은 이런 장치들이 점점 많아지는 게 호사다마(好事多魔)가 아닌가 하는 염려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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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에 공식적으로 S-클래스라는 이름을 쓴 1세대 모델W116이 나온 이후 1979년의 W126, 1992년 W140, 1998년 W220,, 2005년 W221, 2013년 W222, 그리고 오늘의 W223에 이르기까지 S-클래스는50년동안 7세대의 변화를 거쳤다. 평균 7년마다의 변화인 셈이다. 물론 그 이전부터도 벤츠는 자동차 역사에서 가장 긴 역사와 기술로 안락성과 완성도를 지향하는 기술 철학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고 자부해 왔다. 그 속에서 S-클래스의 각 세대의 모델은 당대의 다른 메이커의 고급승용차의 기술과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주면서 발전해 온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매번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그 기술적 진보와 디자인의 선진성을 내세우며 주목을 받아왔다. 물론 그 선진성의 방향과 정도는 세대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무릇 모든 신기술과 새로운 디자인에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게 마련이다. 장점만을 본다면 가장 이상적인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겠지만, 단점만을 보게 된다면 모든 새로운 것은 생경함과 불완전함으로 가득한 미완성의 존재로 보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기술과 역사의 진보는 그런 생경함과 미완성에 대한 두려움과 비판을 무릅쓰고 앞으로 나아가는 결과로 얻어지는 결실일 지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새로운 7세대 S-클래스의 역삼각형 테일 램프의 뒷모습을 다시 보니 벤츠는 다른 메이커들이 아직 가지 못한 새 시대에 이미 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쩌면 저 역삼각형 테일 램프로 구성된 S-클래스의 뒷모습은 아직 어느 메이커도 가 본 일이 없는 새 시대와 새로운 디자인을 암시하는 건지도 모른다. 물론 그것이 정말로 새로운 방향과 가치였는지는 좀 더 시간이 지난 뒤에야 정확히 알 수 있는 것이긴 하겠지만….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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