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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패스트 백 형태의 세단이 늘고 있다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1-07-26 11:13:46

본문

요즘의 세단은 과거와는 다른 인상이 든다. 물론 모든 신형 차들은 과거의 차들과 다르다. 같다면 그건 신형이 아닐 것이다. 신형 차들은 새로운 미적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 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그리고 디자이너들은 다른 메이커가 내놓지 않은 새로운 형태를 창출하기 위해 많은 스케치를 하게 된다.

그걸 위해 디자이너들은 다양한 곳에서 아이디어를 찾는다. 때로는 지나간 차종에서 힌트를 얻기도 하지만, 요즘은 오히려 많은 디자인들이 과거로부터 모티브를 얻는 것 같다. 특히 자동차 메이커 간 서로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히려 역사와 전통에서 차별화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에 더욱 더 과거로부터 아이디어를 가져오는 것 같다. 물론 그건 결코 부정적인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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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세상에는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미술사를 공부하다 보면 수 천년 전의 건축물이나 유물을 보면서 이미 선조들이 이런 생각을 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는 일이 정말 많다. 오늘날의 창작과 기술은 과거의 계단을 밟고 올라선 결과인 것이다.

패스트 백 형태를 가진 아이오닉 5는 1975년에 나온 우리나라 최초의 고유모델 포니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포니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유모델 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패스트 백(fast back) 형태의 차체 디자인으로 소형 승용차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준 디자인이기도 하다. 포니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자세히 언급 했으므로 여기에서는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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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백의 디자인은 역동적이고 유려 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그런 특징 때문에 스포티한 콘셉트를 가진 세단형 승용차들이 뒤 유리를 마치 패스트 백 처럼 크게 눕히고 검은색 마감 처리를 해서 트렁크를 짧게 보이게 디자인하기도 한다. 역대 K5의 디자인 변화를 보면 그러한 경향을 확연하게 볼 수 있기도 하다. 신형 차량은 트렁크 리드 일부를 뒤 유리처럼 보이게 블랙 아웃 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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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최근에 등장하는 세단형 승용차들은 고급승용차라고 해도 과거에 비해 훨씬 더 유연하고 스포티해진 걸 볼 수 있다. 1999년에 등장했던 1세대 에쿠스(LZ)는 후드와 캐빈, 그리고 데크가 정확히 구분된 정통적(正統的) 형태의 세단 실루엣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10년 뒤에 등장한 2세대 에쿠스(VI)는 훨씬 유연한 선을 쓰면서 데크가 짧아진 프로파일을 보여준다. 그리고 2015년에 등장한 세번째 모델(HI)은 스타일의 경향은 좀 더 직선적으로 바뀌었지만 전체적인 프로파일은 더 유연한 이미지로 바뀌고 뒤 유리와 트렁크가 연결된 패스트 백 이미지로 바뀐 걸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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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향은 비단 현대, 기아의 차량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쉐보레 말리부 역시 우리나라에서 판매를 시작한 2011년의 8세대 모델을 보면 역동적인 프로파일이지만 2016년에 나온 9세대 모델(V400)의 측면 프로파일은 더욱 더 유연한 이미지인데다가 트렁크 리드와 뒤 유리가 마치 하나의 곡면으로 만들어진 패스트 백 형태로 디자인 돼 있는 걸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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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등장한 7세대 아반떼(CN7) 은 마치 포니를 모티브로 디자인 한 듯이 뒤 유리와 데크 면이 하나로 연결돼 있는 건 물론이고, C-필러의 직선을 강조하는 스타일 라인까지 넣어서 패스트 백 형태의 이미지를 더욱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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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패스트 백이면서 해치백(hatch back) 구조, 즉 테일 게이트가 열리는 차체를 가진 스팅어도 있다. 스팅어의 콘셉트는 당연히 스포티함과 역동성 임은 말할 나위 없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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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8세대 쏘나타(DN8) 역시 패스트 백 형태이다. 물론 쏘나타는 해치백 구조는 아니다. 그럼에도 뒤 유리와 트렁크 리드를 하나의 곡선으로 연결해 역동적 인상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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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0 역시 2008년의 1세대(BH)는 정통적 이미지의 세단 실루엣을 보여줬지만 2013년의 DH는 짧아진 데크로 스포티함을 강조했고, 2020년에 등장한 현재의 3세대(RG3)는 뒤 유리와 데크가 곡면으로 연결된 패스트 백 형태의 프로파일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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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그리고 이런 변화가 한 두 메이커에 국한 된 건 아니기도 하다. 하나의 흐름 인지도 모른다. 역사적으로 보면 1940년대 말에서 1950년대 초에 서구에서는 이른바 신 대전 후 스타일(The new post war style)이라고 하는 데크가 낮아지는 차체 형태가 여러 메이커에서 출현했던 시기도 있었다. 물론 오늘 우리가 만나는 패스트 백 차체 형태와는 결이 다르긴 하다. 차량 기술도 크게 변화 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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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러한 변화를 시대 감각이라고 해도 되는 건지도 모른다. 앞서 보듯이 고급승용차의 차체 형태도 경직된 인상에서 보다 유연한 형태로 변화되듯이 사람들이 추구하는 사회의 가치가 고정되고 경직된 가치를 추구하기보다는 보다 유연하고 자유로운 가치를 지향하고 있음을 은연 중에 보여주는 건지도 모른다. 디자이너들이 그걸 의식하건 하지 않건 간에 여러 사람의 스케치에서 그런 공감된 가치가 나타나면서 이전의 경직된 형태를 보다 자유로운 감성으로 표현한 디자인이 최종적으로 선택되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한 두 사람의 생각이 아니다.

물론 차체 형태는 단지 차체 형태 일 뿐 이라고 생각할 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1950년대의 화려한 테일 핀을 가진 차를 보고 오늘날과 다른 시대를 발견하 듯, 오늘날의 패스트 백 형태의 세단형 승용차들 역시 시간이 지나면 2020년대를 말해주는 스타일 중 하나가 돼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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