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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벤츠의 전기 동력 SUV모델 EQG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1-12-11 15:06:50

본문

벤츠가 전기 동력 세단 EQS와 동시에 공개한 EQG 콘셉트는 벤츠의 오프로드 차량 G바겐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차량이다. 벤츠의 SUV 모델은 명명법 개정 전에는 G, M, ML, GL, GLK 등으로 약간 헷갈리는 측면이 없지 않았었지만, 차종 별로 벤츠 승용차의 모델 구분법인 S, E, C B, A 등 크기에 따른 알파벳 표기를 결합시키면서 훨씬 일목요연해졌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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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와중에서도 G클래스는 벤츠 최초의 4륜구동 차량이라는 의미에서 그대로 G클래스라는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사실 이외에도 벤츠 G클래스는 1979년에 개발된 1세대 모델(W460)의 기본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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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거의 4~5년마다 풀 모델 체인지 차량이 등장하고, 2~3년마다 나오는 페이스 리프트 모델도 종종 거의 풀 모델 체인지에 가깝게 변경돼 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출시된 지 1~2년 된 신형 차를 사도 1~2년 뒤에는 ‘구형’ 이 돼 버리는 일이 있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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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에서 이렇게 새로운 차량이 빨리빨리 등장한다는 건 소비자 입장에서는 새 차의 기분을 오래 느끼지 못한다는 불만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본다면, 우리나라 자동차산업과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일 지도 모른다. 물론 단지 외관만 바꾸어 신형이라고 값을 올려 받는 일이 있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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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벤츠 G클래스가 1979년에 개발된 1세대 모델의 차체 디자인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했으나, 현재의 벤츠 G클래스는 2012년에 등장한 2세대 W463이 다시 변경돼 2018년에 나온 3세대 모델이다. 그렇지만 전체의 모습으로는 G클래스는 한눈에 구분이 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진 벤츠 G클래스는 2세대 모델 W463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 시기는 전세계적인 크로스오버 SUV의 붐이 일기 전이어서 G클래스는 정통 하드코어 4륜구동 차량과 같은 흐름을 가진 각진 차체 형태를 가지고 있었고, 그런 디자인 특징은 그대로 G클래스의 아이덴티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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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는 G바겐이라고 불렸고, 지금은 G클래스로 불린다. G는 독일어의 비포장도로를 뜻하는 겔렌데(gelende)의 이니셜 이고, G클래스는 비포장도로용 차량이라는 의미의 독일어로 겔렌데 바겐(gelende wagen) 이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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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대부분의 크로스오버 SUV는 차체 뒷면에 스페어 타이어를 붙이지 않지만, 1990년대에는 스페어 타이어를 붙인 크로스오버 차량들도 많이 있었다. 오리지널 G클래스는 풀 사이즈의 스페어 타이어를 장비하고 있고, 매끈한 커버로 덮여 있다. 그런 뒤 모습만을 본다면 얼핏 구형 코란도가 연상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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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최근에 와서는 중량 감소와 연비향상, 원가절감 등의 이유로 승용차는 풀 사이즈 스페어 타이어를 갖추지 않는다. 그렇지만 정통 오프 로드용 4륜구동 차량은 험난한 도로 환경을 고려해 풀 사이즈 스페어 타이어가 필요할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차체 뒤쪽의 풀 사이즈 스페어 타이어는 하드코어 4륜구동 차량의 필수 아이템같은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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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EQG 콘셉트는 둥근 정사각형 커버로 덮인 무엇인가를 붙여 놓았다. 크기로 본다면 풀 사이즈 타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추측하건대 예비용 배터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제리 캔 이라고 불리는 비상용 연료탱크를 붙이는 군용 차량처럼 비상용 배터리를 붙인 건지 모른다.

EQG 콘셉트는 본래의 G클래스의 디자인 요소를 최대한 유지하고 있어서 우선 눈에 띄는 건 차체 측면의 캐릭터 라인 위치에 두른 몰드 이다. 본래의 G클래스에서 두툼한 검은 플라스틱 몰드가 붙어 있는데, 약간 투박해 보이는 것이면서도 G클래스 차체 디자인의 특징적 이미지 요소 이기도 하다. EQG 콘셉트에서는 그 몰드를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는 걸 너머 마치 주간주행등 같은 개념의 조명도 들어가 있다. 이와 같은 조명 요소는 측면 몰드 이외에도 보조 배터리처럼 보이는 차체 뒷면의 둥근 사각형 커버와 투명 아크릴로 덮인 라디에이터 그릴과 둥근 헤드램프 등에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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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동력차량은 냉각장치가 없으므로 기능상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 없다. 공기역학적 관점에서도 라디에이터 그릴은 오히려 공기저항계수를 높이는 부작용이 있는 게 사실이므로 전기동력차량에서는 기능적 이유에서나 효율성 측면에서도 그릴을 막을 수 밖에 없기에 막힌 그릴은 전기차량의 상징이다. 그리고 파노라마 루프처럼 보이는 지붕의 글라스에는 알파벳 G를 크게 써 놓았다. 그야말로 G클래스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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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커팅 가공으로 만들어진 접시 형태의 휠은 마이바흐 모델에 장착되는 속칭 ‘불판 휠’을 연상시키면서도 간결한 디지털 감각으로 마무리돼 있어 전기 동력 차량의 감성을 강조해 보여준다. 벤츠에서는 이전부터 마이바흐 모델을 중심으로 몇 종류의 ‘불판 휠’들이 나왔는데, 다이아몬드 커팅, 혹은 크롬 도금된 널따란 접시 형태의 원반과 조합된 샤프한 비례의 천공(穿孔)의 대비가 특징이면서 어딘가 강한 카리스마가 있는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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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중세 유럽의 기사들이 썼던 투구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조형이다. 중세 시대를 일컬어 인류문명의 암흑기 라는 평가도 있기는 하지만, 수많은 전설과 일화가 존재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에서 벤츠의 속칭 ‘불판 휠’이 그런 중세적인 장중한 이미지가 연상되는 디자인이라고 하면 필자의 지나친 상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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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동력 차량의 시대는 분명히 가까워졌다. 아니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엔진 차량이 우리들에게 보여줬던 진동과 배기음으로 대표되는 아날로그적 성능과 감성이 사라진 전기 동력 차량들은 그런 이유에서 상대적으로 시각으로 어필하는 디자인의 역할이 더 커질 지도 모른다.

대체로 소비자의 경험과 감각이 어떤 브랜드의 특정한 자동차를 선택하는 이유라고 할 때, 아날로그적 성능과 감성이 사라진 전기 동력 차량이 소비자들에게 전해줄 새로운 경험과 감각의 한 가지 모습을 EQG 콘셉트는 G클래스의 디자인이 디지털화 된 코드(code)로 보여주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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