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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모빌리티 디자인에서도 감성이 중요할까?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2-02-04 11:05:59

본문

지금까지의 자동차와는 크게 다른 모빌리티라는 새로운 형태의 이동수단이 등장한다면, 차체 디자인의 감성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중요할까? 그래서 오늘은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를 한 번 짚어 보기로 한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차체 형태는 둘 이상의 면(面)과 면(面)이 만나서 만들어지는 입체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경계에는 선(線)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선은 윤곽(輪廓)을 만들고, 그 윤곽은 여러 가지 모양의 물체로 우리에게 인식된다. 다시 말해서 아름다운 면과 면이 만나는 곳에 아름다운 선이 있고, 그렇게 아름다운 선을 통해 우리가 자동차의 모습을 파악하게 되니, 결국 선이 아름다운 차가 아름다운 디자인의 차가 되는 셈이다. 이처럼 차체의 디자인은 선에 의해 구성되고, 차체에는 차체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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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선들 중 차체 디자인의 관점에서 가장 중요하고 대표적인 선이 바로 캐릭터 라인(Character Line)이다. 사실 캐릭터 라인이라는 말의 우리말 번역은 ‘성격을 가진 선’ 정도가 되겠지만, 그 역시 의미를 적절하게 반영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아무튼 차체의 디자인 성격을 대표하는 선이라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캐릭터 라인은 차체 측면에, 앞문과 뒷문의 도어 핸들 부근을 흘러 지나가는 도드라진 굴곡의 선을 가리킨다.

캐릭터 라인은 차량의 성격을 나타내기 위해 매우 강한 이미지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섬세하고 부드러운 곡면이나 가느다란 선처럼 처리되기도 한다. 이처럼 캐릭터 라인은 차체의 성격이나 이미지를 나타내는 역할을 하므로 차체 디자인에서는 정말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캐릭터 라인을 활용하는 방법이 메이커나 브랜드 별로, 혹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최근의 차들이 캐릭터 라인에서 어떤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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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BMW에서는 캐릭터 라인은 면의 곡률이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입체적인 형태 변화와 함께 차체 이미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나타내는 역할로 바뀌고 있기도 하다. 5시리즈에서는 그러한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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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8시리즈 쿠페는 앞 바퀴의 휠 아치 부분에서의 면의 변화가 커다란 곡면으로 이루어진 도어 상부와 만나면서 앞 바퀴 쪽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형태와 연결되면서, 사실상 어떤 것이 캐릭터 라인이며, 어떤 것이 벨트 라인 볼륨 인지가 모호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형태는 전통적으로 유지돼 왔던 차체의 선을 완전히 해체시키는 모습 같은 결과를 보여준다. 이처럼 BMW는 최근에는 캐릭터 라인을 보다 더 다양하게 강조하는 차체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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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바퀴의 휠 아치 뒤에서 시작된 캐릭터 라인은 마치 새총을 힘껏 잡아당긴 것 같은 이미지로 힘과 탄력이 차체 뒤로 갈수록 커지면서 손을 놓는 순간 힘껏 날아가려는 듯한 에너지를 담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캐릭터 라인 아래쪽 뒤 휠 아치 부분의 면은 곡률에 의한 볼륨으로 캐릭터 라인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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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든 메이커들이 캐릭터 라인을 강하게 설정하는 것은 또한 아니다. 벤츠의 신형 S 클래스는 캐릭터 라인의 위치는 ‘전통적’으로 보이지만, 라인 자체의 존재감은 오히려 적어진 것을 볼 수 있다. 면과 면이 만나서 각도가 바뀌면서 단순히 한 번 접히는 정도의 선으로 매우 미묘한 선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앞 펜더 모서리로 바로 연결되면서 펜더를 날렵하게 만들었다. 한편으로 도어 아래쪽의 웨이스트 라인을 앞 바퀴의 앞쪽으로는 생략하고 앞 범퍼로 처리했다. 로커 패널 라인 역시 매우 미묘한 터치로 처리한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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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미묘한 처리는 E 클래스에서도 비슷하다. 게다가 S 클래스에서는 테일 램프 주변의 캐릭터 라인과 트렁크 모서리 처리도 마무리하지 않고 미묘하게 흘려버린 것을 볼 수 있다. 이전의 벤츠의 논리적인 연결 방식과는 다른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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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차들은 고유의 조형 철학 ‘플루이딕 스컬프쳐’에 의해 곡선적이고 유기적인 형태를 강조하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기하학적인 선의 인상으로 변화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일견 직선적으로 보이는 모든 선의 흐름은 곡선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면과 면이 만나는 곡률 역시 기계적인 느낌이면서 유연성을 표현하려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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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면의 연결은 아이오닉5는 물론이고 제네시스 브랜드의 G90에서도 발견된다. 특히 최근에는 선의 끝을 다른 곡면으로 지운 듯한 처리를 볼 수 있다. 새로이 등장한 G90 역시 뒤 펜더의 벨트라인에서 연장한 뒤로 떨어지는 케릭터 라인이 트렁크 모서리와 만나면서 사라져버린 처리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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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대자동차의 캐릭터 라인은 DN8 쏘나타에서도 보이는데 도어 위쪽의 캐릭터 라인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지만 아래쪽의 웨이스트 라인은 연결되지는 않는다. 이로써 앞 펜더 이후에 시작되는 차체 캐릭터 라인과 아래쪽의 웨이스트 라인의 두 개의 라인이 약간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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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기아의 라인은 오히려 연결성을 강조하면서 기계적이고 기하학적이지만 유연한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수학적으로 정의된 곡선, 즉 직선과 같은 이미지를 가진 곡선으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한편으로 차체의 면 역시 매우 팽팽하게 당긴 듯한 긴장감을 가지고 있어서 현대자동차의 평면적인 형태와 명확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차체를 구성하는 선에서 캐릭터 라인은 강조하면서 웨이스트 라인은 미묘한 처리로 바꾸어서 선의 구성에서도 단조로움을 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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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등장한 EV6에서는 캐릭터 라인과 웨이스트 라인이 하나의 조형 요소로 통합되어 차체 옆면의 이미지를 입체적으로 변화시킨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차들이 오히려 단순화를 추구하는 경향이라면, 독일 등 유럽의 메이커들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EV6의 캐릭터 라인 역시 그러한 다양한 시도를 보여준다.

한편으로 전통적으로 우직스러운 볼륨감과 중량감이 주류가 되던 미국의 차체 디자인 역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복잡한 형태를 오히려 강조하는 인상을 가지면서, 단순히 직선적 이미지만을 추구하던 것에서 곡선에 의한 흐름과 면의 미묘한 변화에 의한 빛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그렇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선의 흐름을 마치 착각한 듯한 혼란스러움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데 어쩌면 이건 변화의 시작인지 모른다. 과거의 미국 차들은 저런 미묘한 디자인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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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의 디자인에는 하나의 정해진 답이 있는 건 아니다. 그보다는 답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디자인일지 모른다. 그리고 답을 만드는 방법으로서 차체 형태를 구성하는 선을 다양하게 변화시키게 된다. 그러나 차체의 선(線)은 연필로 그리는 것같이 백지 위에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면(面)과 면(面)이 만나서 만들어진다.

미래의 모빌리티는 도시에서 사용되면서 소위 30/50의 속도에서만 쓰여 공기저항에 대한 요구가 필요 없어진 모습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오히려 차체의 감성적 변화를 개성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더 미묘한 유선형의 모습이 될 수도 있고, 또 반대로 마치 바퀴 달린 꽃바구니처럼 자동차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 될지 모른다. 분명한 것은 공기역학이 사라졌다고 해서 모빌리티의 차체 디자인이 단지 상자 형태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공기역학이 사라진 모빌리티의 차체 디자인은 보다 더 감성지향적인 성향을 가지게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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