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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5세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2-02-25 00:39:10

본문

오늘은 5세대 완전 변경 모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ESCALADE)를 살펴보자. 미국에서는 2021년형으로 이미 출시됐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1세대 모델이 1998년에 나왔고 이제는 미국의 풀 사이즈 SUV를 가장 잘 보여주는 차량 중 하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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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5세대 에스컬레이드는 V형 8기통의 6.2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세제를 기준으로 본다면 이 정도 크기에, 그것도 휘발유 엔진의 차량은 그냥 세워만 놓아도 연간 자동차세를 160만원 가량 내야한다. 하지만 미국은 배기량 6,200cc의 에스컬레이드 이거나 999cc 배기량의 쉐보레 스파크 모두 똑같이 매년 등록 갱신비 60달러(약 7만원) 정도를 낸다. 만약 차를 두 세 대 가지고 있다면, 연비가 좋은 차를 더 타면 유지 비용을 줄일 수 있을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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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안탄다고 돈이 안 드는 게 아니니, 일년에 한 두 번 쓸 캠핑용 대형 SUV가 필요해도 자동차세를 생각하면 쉽지 않다. 물론 이런 식의 미국과 우리나라 자동차 세금의 단순 비교는 적절하지 않을 지 모르지만, 자동차 시장의 다양화를 위한 자동차 세금 체계의 고려가 필요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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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보유대수가 2000만대를 넘은 오늘날의 우리나라에 맞는, 그리고 자동차 소비의 다양화를 위한 방법이 필요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은 든다. 물론 주행 거리 비례의 세금 개념이 되면 기름값이 더 비싸질 개연성도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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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에스컬레이드는 GM의 픽업 트럭 GMC 유콘(Yukon)을 기반으로 만든 캐딜락 버전의 차량이었다. 이후 유콘과 더욱 차별화된 2세대 모델이 2001년에 나왔고, 2006년에 3세대 모델, 그리고 수직형 테일 램프를 특징으로 존재감을 강조한 4세대 모델은 2014년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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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1미터에 이르는 수직형 테일 램프를 가진 4세대 모델을 떠올린다. 실제로 4세대 모델은 수직 테일 램프와 5,697mm 길이에 1,880mm 높이의 커다란 차체 크기가 강한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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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5세대 모델은 장축형 기준 무려 5,766mm의 길이에 1,946mm 높이로 마치 버스 같은 느낌의 거대한 차체에 역시 1미터에 필적하는 수직형 테일 램프의 압도적 이미지를 변함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그런 차체 크기와 동시에 LED 방식의 전면 헤드램프에는 깨알같은 디테일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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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로 오면 GM의 고급 브랜드 캐딜락 답게 다양한 재질로 마무리된 공간을 볼 수 있다. 크러시 패드는 기본 형태가 수평 기조이면서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운전석 클러스터 부분은 3장의 디스플레이 패널로 구성된 형식으로 돼 있다. 특히 곡면 디스플레이 패널은 우리나라 LG전자의 것이라고 한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겹쳐지는 구성으로 인해 마치 한 장의 긴 디스플레이 패널로 보이는 효과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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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는 운전석의 클러스터 부분과 그 오른쪽 센터 페시아 부분의 넓은 영역, 그리고 클러스터 왼쪽의 작은 부분에 모두 터치 버튼 인터페이스를 구성해서 모두 OLED 패널을 채택했다. 그야말로 자동차가 바퀴 달린 전자제품이라는 게 요즈음의 추세라면, 신형 에스컬레이드는 인스트루먼트 패널에서 그런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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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SUV 이므로 실내 좌석은 3열로 구성돼 있는데, 2열 의 뒷좌석도 독립형 좌석으로 구성돼 있어서 2열에서 3열로 실내에서 바로 갈수 있다. 게다가 2열은 물론이고 3열 좌석의 무릎 공간도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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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드의 오디오 시스템은 실내에 모두 36개의 스피커로 구성돼 있다고 하는데, 물론 이건 개별 고음 스피커 등의 작은 스피커들을 모두 포함한 것이리라. 음향 시스템에서 눈에 띄는 점이 앞 좌석 헤드레스트에 달려 있는 두 개의 스피커이다. 이 스피커는 앞 좌석에 앉은 승객에게 보다 입체적인 음향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기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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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차량의 실내는 엄밀한 의미에서 음악을 감상하기에는 여러 가지 소음이 존재하는 악조건들로 둘러 쌓여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기준의 음악 감상용 오디오와는 다른 기준으로 설계된다. 즉 절대적인 음질을 높이려는 것이 최고급 오디오 시스템이 추구하는 것이고, 그런 맥락에서 음색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반도체 앰프 대신에 진공관 앰프를 쓰는 등의 설계를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자동차의 실내는 노면 소음이나 엔진 소음, 차량 자체의 진동 등 다양한 소음 발생에 의해 의외로 많은 잡음이 존재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실제로 승객의 귀에 얼마나 음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느냐가 소리 자체의 퀄리티보다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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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맥락에서 헤드레스트에 장착된 개별 스피커는 좌석에 앉은 승객이 직접 느끼는 음질과 스테레오 효과를 통한 임장감-실제의 연주 현장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의미하는 용어-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다.

차체 크기가 크다는 것이 에스컬레이드의 두드러지는 특징이지만, 그에 따라 실내 공간도 광활하다. 3열 좌석을 모두 펼쳐도 트렁크 공간이 상당하고, 2열과 3열 좌석을 모두 접는다면 그야말로 넓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차체 크기에 의한 특징은 실질적인 활용성을 중시하는 미국 SUV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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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요즘 국산 승용차들도 20인치 휠이 장착되는 등 전반적으로 휠이 커졌다고 해도 22인치라는 휠 크기는 그야말로 거대하다. 그러나 워낙 차체 크기가 커서인지 에스컬레이드의 22인치 휠은 그런 크기로 보이지 않기도 한다.

미국의 차들은 우리 기준으로 보면 전반적으로 크기가 큰 것은 사실이다. 차체는 물론이고 엔진 배기량도 그러하다. 하지만 그렇게 큰 차들도 미국이라는 환경에서 본다면 그다지 큰 차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협소한 주차 공간으로 인해 접히는 리어 뷰 미러를 쓰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놀랍게도 미국 소비자들은 그런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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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주차 공간 크기를 거의 우리나라 1.5배 정도의 폭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땅이 넓다는 특징이 반영된 것이고, 그런 특징은 차량의 크기뿐 아니라, 차체 디자인에서도 간결하고 널찍널찍한 면으로 구성된 형태에서도 나타난다.

자동차가 생활을 반영한 도구라는 관점으로 본다면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미국의 환경과 문화를 반영한 크기와 엔진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에스컬레이드는 미국이라는 환경만을 위한 차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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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어떤 차의 특징이 우리의 환경과 맞느냐 여부는 맞고 틀리고의 관점이기보다는 선택의 문제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넓고 큰 캠핑 카가 필요하다거나, 혹은 압도적인 차체의 존재감이 좋아서 등 선택의 이유는 다양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각자의 필요에 맞는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선택되는 것이 큰 차체와 엔진을 가진 미국식 대형 SUV 에스컬레이드일 것이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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