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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2세대 폭스바겐 티구안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2-03-17 07:48:46

본문

폭스바겐의 컴팩트 SUV 티구안의 2세대 모델을 살펴보자. 2세대 티구안의 국내 시판 모델은 길이 4,510mm, 폭 1,840mm, 높이 1,635mm, 휠베이스 2,680mm이다. 이 크기는 국산 준중형급 SUV 투싼이나 스포티지의 차체 길이 4,630~4,660mm보다 150mm 가량 짧은 것이지만, 소형급 SUV 기아 셀토스의 4,375mm보다는 140mm 정도 큰 크기이다.  단지 크기로 본다면 소형급에 가까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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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티구안의 측면 이미지를 살펴보면 우선 눈에 들어오는 건 의외로 휠 아치와 휠의 이미지를 건장한 느낌으로 강조했다는 점이다. 휠 아치의 안쪽에 검은색 프로텍터를 댔고 다시 차체에 둥글게 돌린 플랜지로 인해 전반적으로 차체에서 휠 아치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렇게 강조한 휠 아치로 인해 앞 펜더에서 휠과 휠 아치의 존재감이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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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08년에 나왔던 1세대 티구안은 오히려 휠 아치의 비중을 강조하지는 않았다. 물론 휠 아치 자체의 형태는 둥근 4각형 디자인으로, 승용차보다는 SUV 같은 인상을 주려고 한 것 같지만, 측면 뷰 전체의 이미지에서는 휠 아치가 그다지 강조되지 않은 데다가 전체적으로는 단정한 인상을 준다. 그야말로 도시의 크로스오버 소형 SUV의 인상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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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새로운 2세대 티구안은 전면에서 수평의 조형을 강조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사각형의 LED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의 형태로 인해 디지털 시대를 암시하는 모습이지만, 1세대 티구안은 둥근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었다. 1세대 모델의 라디에이터 그릴도 마치 알파벳 U의 형태를 범퍼와 그릴에서 반복해서 강조했고, 헤드램프도 라운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이 디자인은 이 시기에 폭스바겐이 비틀의 둥근 이미지를 아이덴티티 요소로 공유하려는 시도를 여러 차종에서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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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에서도 2세대 티구안은 테일 램프 디자인이 헤드램프와 동일한 느낌의 각이 선 사각형 이미지이지만, 1세대 모델은 타원형 렌즈로 둥근 이미지를 가진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1세대 티구안도 페이스 리프트 모델에서는 수평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각진 그래픽의 헤드 램프와 테일 램프를 가지는 것으로 변경됐었다.

그런데 어쨌든 이런 조형 요소들로 인해 1세대 티구안은 사각형 이미지의 휠 아치의 디자인이면서도 오히려 아담한 도시형 소형 크로스오버 차량의 이미지가 보이지만, 2세대 새로운 티구안은 둥근 휠 아치 디자인임에도 건장한 차량의 인상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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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의 면 처리에서도 이러한 차이가 보이는데, 1세대 모델이 둥근 곡면에 모서리 역시 라운드 처리로 엣지를 강조하되 샤프한 느낌으로 처리하지는 않은 방식이었지만, 2세대 모델은 곡면을 쓰면서도 팽팽하게 잡아당긴 인상의 면을 주로 썼고, 그와 동시에 모서리를 샤프하게 강조하는 기법으로 차체를 만든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조형 역시 디지털 기술의 인상을 강조하는 기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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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감각의 변화는 실내 디자인에서도 볼 수 있다. 2세대 티구안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직선 기조의 조형이면서 일견 폭스바겐 차량의 전형적인 레이아웃을 가진 모습인데, 형태 자체보다는 기능성을 강조한 콘셉트 라고 할 수 있다. 얼핏 골프 승용차의 인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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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구안은 1세대 모델이 폭스바겐의 파사트 승용차의 앞 바퀴 굴림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된 것이기에, 부품이나 레이아웃에서 공유되는 요소는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오히려 1세대 티구안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디자인이 더 개성적이었던 걸로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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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수직 방향으로 배치된 두 개의 원형 벤트 그릴은 독특한 이미지다. 원의 조형 요소는 센터 페시아 아래쪽의 히터 컨트롤 패널에서도 반복적으로 쓰였고, 인스트루먼트 패널에서 운전석의 왼쪽 끝에 있는 환기구 역시 두 개의 원형이 수직으로 배치된 형태가 특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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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하면 새로운 2세대 티구안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디자인은 오히려 조금 무덤덤한 인상이다. 물론 1세대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센터 페시아 아래쪽의 공조 다이얼이 원형인 것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특별한 아이덴티티 요소라고 볼 수 있는 건 아니긴 하다. 많은 차량이 원형 노브를 쓰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1세대 티구안의 것을 자세히 보면 노브의 원형 다이얼을 강조하기 위해 다이얼 패널을 검은색으로 하지 않고 내장색으로 설정한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새로운 2세대 티구안은 터치 스크린을 써서 오늘날의 기술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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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의 뒤 좌석은 3인용 등받이에 모두 헤드 레스트를 설치해 놓았고, 3분할로 돼 있어서 탑승 인원과 용도에 따라 세세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해 놓았다. 게다가 2열 좌석을 완전히 접으면 완전히 평평한 공간으로 변환돼서 활용도가 좋을 뿐 아니라, 캠핑 등에서 차박이 가능할 걸로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최근의 SUV는 캠핑 등의 활용이 실용성 여부의 기준이 된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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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열 좌석을 접지 않은 상태에서도 기본적으로 티구안의 트렁크 공간이 꽤 크다. 우리나라의 차량 사용 환경에서는 뒷좌석의 거주성과 트렁크 용량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마도 뒷좌석의 거주성을 위한 레그룸을 더 확보하는 것이 소비자의 입장에서나 차량 개발의 입장에서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이지만, 서구에서는 반드시 그런 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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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부분은 옳고 그름의 문제이기보다는 그 차가 사용되는 사회나 교통 환경에서의 선택의 문제이다. 그 차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추구하는 개발 활동의 결과일 것이다. 즉 소형 SUV는 가족이 생기기 이전의 젊은 소비자 개인의 활동에 비중을 두는 서구 시장에서 실용 개념의 설계가 티구안의 넓은 트렁크 공간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 공간이면서도 차체 외형은 짧은 뒤 오버행으로 인해 트렁크를 열었을 때 큰 공간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컴팩트한 차량의 이미지를 지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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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SUV로서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차체이면서 기본 화물 공간은 상당히 큰, 그러나 뒷좌석 레그룸은 넓지는 않다는 건 흥미로운 점이다. 가족용으로서보다는 젊은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특징이 아닐까? 실제로 폭스바겐에서는 티구안 주변의 모델 라인업으로는 배기량은 같지만 다른 크기 차체의 티록과 타이고가 있고, 대형 모델은 투아렉이 있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이 같은 세분화 전략이 호응을 크게 받을지는 미지수이기도 하다. 비슷한 가격대의 차량을 산다면 좀 더 넓은 공간의 차를 선호하는 것이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성향이고, 게다가 활용의 잠재력이 높은 차를 사고 싶어하는 것 역시 우리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만약 크기에 대한 요구를 상쇄시킬 만한 감성적 가치나 개성이 있다면 선택은 달라질지 모른다. 그런 감성의 하나로 2세대 티구안이 건장한 비례를 선택한 걸지 모른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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